별별 사람들 43화
도서관 서가 사이에 쭈그려 앉아 책정리 중인 Y를 찾았다. (별별 사람들2 33화 보고 싶다 의 주인공)
나는 호러 덕후인 Y를 놀라게 해 줄 심산으로 살금살금 조심스레 다가갔다. 하지만 되려 깜짝 놀란 건 나였다.
Y는 내가 올 걸 미리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별안간 나를 올려다봤다. 그리고 싸늘하게 중얼거렸다.
"*같네."
"뭐?"
"진짜 세상 뭣 같다고!"
Y는 도서관에서 통용될만한 작은 소리로 분통을 터뜨렸다.
Y는 살면서 착한 사람을 만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았다.
착한 척하는 게 아니라 진짜 착한 사람
그런 사람은 가뭄에 콩 나듯 드물었다.
그런데 진짜가 나타났다.
그분은 도서관에 진심이었다.
일하는 게 너무 좋아서 남들보다 30분 일찍 출근하고
서가 사이사이 흐트러짐 없이 정리를 하고 책 하나하나 소중하게 다룬다.
이용자와 마주칠 때면 환하게 웃으며 눈인사를 건네고
작은 아이의 눈높이를 맞춰 몸을 낮추고 상냥한 존댓말을 하고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에게 먼저 다가가 돕는다.
늘 친절한 사람...
살면서 그런 사람이 되기 힘든 순간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분은 한결같았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배려하고
열심히 일하고
Y는 감동이란 말이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분이 재계약에 실패했다.
대신 빛 좋은 개살구 달변가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달변가는 말로는 뭐든 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말하기 좋아하고 행동하기는 힘들었다.
아무렇지 않게 일을 미루고
친분을 쌓고 인맥을 만들고 싶어 했다.
기회를 잡은 건 달변가였다.
"왜 진짜를 못 알아보냐고!"
Y가 다시 도서관에 어울리는 개미소리로 분통을 터뜨렸다.
나는 남의 일에 상관하는 법이 없는 Y의 모습이 낯설었다. 왜 이렇게 단단히 화가 난 걸까?
Y는 달변가가 왔다고 했다. 왜 하필 이런 날???
그 분이 떨어지고 자신은 붙었다는 걸 다른 사람들에게자랑하고 싶었던걸까?
달변가는 그 분과 친분이 있었다.
그런데도 자신을 뽐내러 행차하셨다.
"사람이 어떻게 그래?
Y는 달변가 같은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착한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세상이 야속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분께 그렇게 말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Y는 진심을 담아 그분을 응원했다.
"다시 도전하세요. 할 수 있어요! 선생님 같은 좋은 분이 안 될 리 없어요. 선생님의 진심을 알아주는 날이 꼭 올 거예요."
Y의 말에 그분은 참고 있던 눈물을 쏟아냈다고...
살면서 근면과 성실이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미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면 숙연해진다.
부디, 좋은 사람들이 잘 사는 세상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