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창립 1주년이다.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시작했던 창업이 이제는 너무 커졌다. 함께 일하는 직원이 10명을 넘어섰다. 왜 창업을 했는가? 라는 질문을 하면, 그 대답은 ‘이 세상에 의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어서’ 였다. 그러나 지금 왜 열심히 일해요? 라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책임감’ 때문이다. 회사가 커지다보니 애아빠 분들이 많이 오셨다. 내가 하는 일은 이제 그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일이다. 그 아이가 커가는 삶에 내 역할이 있다. 이제는 멈출 수 없다. 내가 팀원분들의 가족까지 먹여살려야한다.
마케팅 중심 기업 vs 세일즈 중심 기업, 두 비교가 재밌다.
마케팅 중심으로 풀어야하는 기업은 이 세상에서 수요를 창출해야하는, Demand Creation을 해야하는 기업이다. 그러나 이미 수요가 충분한 영역에서는 세일즈가 중요하다. 예시로, 두들린은 채용의 문제를 풀고있는 기업이고 이미 시장은 포화이다. 이 영역에서 두들린이 선택한 영역은 세일즈 조직의 성장이다. 우리는 이처럼 세일즈로 시장을 진입해야하는 기업에 깊은 수요를 만들어낼테다.
재미있게도 우리 기업은 마케팅 중심으로 시장을 풀어야한다. 아직 시장에서 확장되지않은 Lead Generation에 대한 인식, 그리고 이를 체계화하는 프로세스에 많은 기업이 도입에 대해서 어려움을 겪는다. 우리가 세일즈 과정에서 가장 큰 허들은 기업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작업이다. 이를 효율화하기 위해서 아직은 마케팅에 집중해야한다.
허진호 VC가 했던 말이 인상깊다.
골드러쉬 기간 때 금광을 캐려는 사람에게 곡갱이를 만들어 파는 사람이 돈번다고 한다. 이는 B2B SaaS 시대에서 기업이 성장하는 방식이다. 체계화된 프로세스를 제공하고, 이를 따르면 기업이 이에 맞는 결과물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AI 시대에서는 다르다. 좋은 곡갱이를 만드는 것이 너무 쉬워졌기에, 오히려 금광을 직접 캐서 이를 전달하는 기업이 시장을 이끈다고 한다.
우리 역시 위와같은 방식으로 성장하였다. AI 시대에서 단순히 영업메시지를 잘 쓰는 도구를 만든 것이 아닌, 잘 쓰여진 영업메시지를 통해서 영업기회를 만들어서 이를 공급해드린다. 그러니 우리는 초기 데스벨리를 빠르게 넘어올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다. 영업기회를 만드는 과정은 기업마다 너무 다양하고 이를 체계화하는 과정이 쉽지않다. 초기 그로스를 만드는데 성공적이지만, 그 다음 확장을 고민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자꾸 곡갱이를 만들어 파는 일에 눈이 돌아가는 이유이다.
그렇다고 곡갱이, 즉 Self Serve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 이와같이 제품을 만드는 것 자체가 어렵지는 않다. 다만, 이와 같은 제품을 만들더라도 기업들이 스스로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앞으로 우리에게 유의미한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이다. 사실 이 문제는 시장의 문화를 바꾸는 일이다. 문화를 바꾸는 일은 우리가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그러니 일단 우리가 잘하는 영역에서 답을 찾아야하지않을까.
결국 사업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알토스벤처스 영택님의 말씀이 와닿는다. 결국, 고객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만들어서 회사가 돈 버는 일이 본질이다. 회사가 있어보이는 방식은 여러가지지만, 결국 돈 버는 일에서 멀어지면 안된다.
우리가 하는 일이 확장불가능한 일이다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확장불가능한 방식으로 우리가 꿈꾸는 목표가 무엇인가라는 대답이다. 우리는 데이터를 쌓고있다. B2B 영업에서 타겟고객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발송하여서, 어떻게 성공시켰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갖고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기업의 영업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데이터를 공급할 것이다.
위 생각이 허황되는가. 어짜피 스타트업은 불가능한 목표를 달성하는 조직이다. 비록 시작은 미약하지만 우리는 계속 혁신의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목표는 정해져있으니, 우리는 어떻게든 도전을 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