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가진 채로, 내가 어떤 삶을 살 것인지 결정하는 것 #260315
이번에는 조금 더 정면으로, 불안 그 자체를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불안한가. 그리고 이 불안은 정말 없애야 할 감정인가.
우리 사회는 비교를 기준으로 움직입니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사업에서도 늘 상대가 있습니다. 누가 더 빠른지, 누가 더 많이 벌었는지, 누가 더 크게 키웠는지. 사업을 하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자 규모, 매출, 팀원 수. 비교는 거의 기본값처럼 작동합니다.
저는 남과 비교하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합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인스타그램을 볼 때마다 “나는 왜 이런 삶을 살고 있지?”라는 자책이 먼저 올라왔습니다. 누군가의 결과를 보는 순간, 축하보다 불안이 앞섰습니다.
영상(불안은 타고난다? 우리의 불안은 어디서 왔을까)에서 말한 것이 계속 마음에 남습니다. 불안은 나약함이 아니라는 것. 불안은 유전적 소인, 어린 시절의 경험, 그리고 완벽주의적인 사회 구조 속에서 만들어진 현재의 상태일 수 있다는 것.
중요한 문장은 이것이었습니다. 불안할 수 있다. 다만, 그것은 과거의 영향이 반영된 현재의 상태일 뿐이라는 것. 그래서 우리는 다음에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우리는 각자 다른 소인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어떤 사람은 더 예민하고, 어떤 사람은 위협을 더 빠르게 감지합니다. 여기에 어린 시절의 경험과 사회의 기준이 더해집니다. “잘해야 한다”, “민폐를 끼치면 안 된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규범 속에서 우리는 자라왔습니다. 그 결과 지금의 불안이 만들어졌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상에서 말한 핵심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유전 때문인지, 양육 환경 때문인지, 사회 구조 때문인지 구분하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둘 다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이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상태를 기반으로 앞으로 어떤 태도로 살아갈지를 결정하는 것.
저는 여전히 불안합니다. 회사가 느린 것은 아닌지, 내가 더 밀어붙여야 하는 것은 아닌지, 지금의 선택이 맞는지. 그러나 이제는 묻는 방식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이 불안이 나를 어디로 끌고 가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이 감정을 어떤 태도로 대할 것인가.
그래서 회사에 대해서도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저는 남과 비교해서 인정받는 회사를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유니콘이 되는 것, 상징적인 기업이 되는 것. 한때는 막연히 그런 그림을 떠올렸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제가 그리고 있는 회사는 연매출 50억에서 100억 사이, 직원 수 20명에서 30명, 순이익이 나고 직원들에게 적절한 연봉과 성과급을 줄 수 있는 회사입니다. 겉으로 화려하지 않아도, 안으로 단단한 회사. 비교의 언어가 아니라 지속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회사.
이 선택이 두려움 때문인지 스스로에게 묻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것은 도망이 아니라 방향입니다. 불안을 없애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불안을 인정한 상태에서 내가 오래 갈 수 있는 길을 택한 것입니다.
개인적인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혼자가 편하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런데 영상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타인의 인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욕망을 외면하는 경우가 있다고.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을 숨기고 있을 수 있다고. 그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혹시 저는 사랑받지 못할까 봐, 실패할까 봐, 무가치하다는 감정을 다시 느낄까 봐 관계를 피한 것은 아닐까. “연애 안 해도 된다”는 말이 진짜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두려움을 합리화한 것인지 이제는 구분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인정받고 사랑받고자 하는 기본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욕망을 부정하는 대신, 인정하는 것이 더 솔직한 태도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새로운 관계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준비가 되었는지, 옳은 선택인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예전보다 많이 웃고있습니다.
불안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회사에 대해서도, 관계에 대해서도. 그러나 이제는 분명해졌습니다. 불안을 뿌리 뽑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그 상태를 인정하고 그 위에서 어떤 태도를 선택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
불안은 과거의 영향을 받은 현재의 상태입니다. 하지만 태도는 지금 내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비교하지 않겠다는 선택, 지속 가능한 회사를 만들겠다는 선택,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을 인정하겠다는 선택.
어쩌면 불안을 이기는 방법은 따로 있지 않은지도 모릅니다. 불안을 가진 채로, 내가 어떤 삶을 살 것인지 결정하는 것. 지금의 저에게는 그것이 가장 현실적인 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