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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파카 Aug 16. 2021

문득문득 찾아오는 안온한 날들.

너 괜찮니?

둘째아이가 태어난지 5일째,

첫째 아이는 시골 할머니집에서 5일째.

대체공휴일인 오늘까지는 휴원이고, 내일부터는 어린이집에 갈 수 있기에 어제밤에

조리원에서 나와 집안을 정리하고 첫째아이를 데려올 준비를 했다.


빨래를 개고, 청소기를 돌리고, 설거지를 하고, 음식물쓰레기를 버리고, 어리이집 가방을 싸고, 낮잠이불을 준비하고, 아이 먹일 반찬이 있는지 확인하고, 조리원에 챙겨갈 빵을 사고, 수박도 담고.

하룻밤새 집안일 한루틴을 쭉 돌리고, 아침 느긋하게 동네에 새로생긴 피자가게에서 피자를 포장하고 조리원 면회실에 와 있다.


육아가 시작된이후부터는 정신없이 살아간다. 내 몸 하나 챙기는것으로 충분했던 일상이, 하나를 챙기고 둘을 챙기고 셋을 챙기게 되다보니. 멀티태스킹이 안되는 인간의 한계를 보인다. 자주 랙도 걸리고, 버그도 나타난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꾸역꾸역 하루하루를 살아내지만, 때로는 쌓여온 스트레스로 인해 엉뚱한 사람들에게 화살이 향하기도 한다.

일이 터지고 뒤돌아 볼때마다. 이게 맞나. 싶기도 하지만, 손미나 작가의 책을 읽고선, 나의 내면에 아이를 돌보지 못하고, 채찍질만 해오던 일상이 불러온 부작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가다간 영영 내안의 내면아이와 화해할 길이 없어보여,

매일매일 의도적으로 ‘너 괜찮니?, 오늘 어땠어?’ 묻는 시간을 갖고 글로 남겨보려한다.




가을이 되어가는지,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다보니, 어느덧 마음도 시원시원 해진다. 그러다 문득. 참 오늘 오전은 안온하다. 라는 느낌이 든다.

안온하다 라는 말의 뜻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지금 내 기분을 단어로 표현하기 위해 가장 알맞은 말인 것 같은 느낌은 든다.


와이프가 지난주 목요일에 아이를 출산하고 쉬는 날로는 오일째 되는 날이다보니. 일과 사람으로 받은 긴장이 어느정도 해소되어 마음이 평안한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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