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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파카 Sep 01. 2021

흥분한 상대방과 대화하는 방법

말싸움에도 평정심이 중요한 이유.

두 사람이 대화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각자의 입장을 이야기하며 의견을 주고 받는듯 해 보이다가 버럭버럭 소리를 내지르는 사람이 있는가? 열에 아홉은 그 사람이 잘못을 저지른 경우이다. 논리로는 상대를 압도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동물적인 방법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시도이다. 문제는 큰소리를 내면서 발생하는 부수 효과이다. 소리를 지르는 행위를 통해 아드레날린 분비와 교감신경이 점차 자극이되어 심장박동수가 빨라지고 호흡이 짧아진다.


사람이 흥분을 하면 호흡이 줄어들고 심장박동수가 높아지는데, 뇌에 공급되는 산소를 부족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 내 생각엔, 뇌에 공급되는 산소가 부족한 만큼 머리를 굴리지 못하고 소리만 지르게 되는 역효과를 불러온다. 이렇게 상대와 부딪히게 되면 결국 지는 쪽은 먼저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지게 된다. 반박할 논리가 떠오르지 못해 말문이 턱턱 막히게 될 터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JTBC의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가 뉴스를 진행하던 때, 게스트들을 스튜디오에 초대하거나 전화를 통해 인터뷰하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다. 상대의 도발적인 발언이나 모욕을 주는 언행에도 흔들리지 않고 인터뷰를 이끌어가는 모습에서 프로의 면모를 느꼈다. 갈등 상황에서 대화를 주고받을 때 효과적으로 말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낮은 목소리로 느릿하게 대답한다.

성격이 급한사람들은 생각도 빠르고 말도 빠르다. 자신이 생각한 상황의 통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만큼의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로 의사를 표현한다. 이 때 가장 실수가 많다. 안해도 될 말, 불붙은데 기름을 붓는 말을 필터하지 못하고 내뱉게 된다. 이미 엎질러진 물.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게 된다. 교감신경의 활성을 최대한 낮추는 방법으로 호흡을 크게 내쉬어야 한다고 하지만, 대화중에 호흡을 크게 내쉴만한 여유가 없다.

대화에 임하기 전에 취할 수 있는 차선으로 처음부터 낮은 목소리로 느릿느릿하게 대화를 시작하는 방법이 있다. 여러번 시도해보았는데 생각을 정리할 틈이 있다보니 의미있는 효과를 가져온 경우가 많다.



상대를 상대의 생각 안에 가두어라.

상대의 의견에 반박하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물론 효과가 있지만, 손석희의 대화 패턴에서 나오듯이, 상대가 제시한 의견을 되물어 가며 상대가 스스로 자신이 제시한 의견을 검증하도록 한다. 어찌보면 소크라테스의 대화법과 비슷한 맥락이다. 반박하는 의견을 우선 제시하는 방법보다 나은 이유는 상대와 반대의 대척점에서 대화를 시작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지혜로운 대화법은 서로의 면을 세워주며 대화하는 것인데, 반박하는 의견을 듣는 사람치고 상대에게 좋은 감정을 갖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흥분해 있는 상대에겐 스스로의 상태를 알도록 분명히 말하라.

언성을 높이는 사람에게 분명히 말하라. 목소리 크게 하지 않아도 다 들을 수 있다 목소리 높이지 말고 이야기 하라고. 상대는 자신도 모르게 움찔할 것이다. 대화중에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은 대부분 상대방을 자기보다 낮게 보거나 얕잡아 보기 때문에 큰소리를 친다. 분명하게 말해야한다. 나는 당신이 낮게 볼 사람이 아니라고. 대화는 어찌보면 기세 싸움이다. 분위기에 따라 해야할 말을 할 때도 있지만, 못하는 경우도 많다. 기세를 동등하게 맞춰놓아야 해야할 말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자신을 스스로 낮게 여기며, 상대의 무례한 태도를 당연시 하는 순간 게임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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