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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필드 이후 무려 8년 만에 돌아온 클로버필드 10번지는 사실상 1편과 전혀 이어지는 내용이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떤 면에서는 1편이 더 났다. 영화를 볼 때 개개인의 취향을 매우 존중하려는 입장이긴 하지만 클로버필드 10번지에 과연 칭찬할 만한 요소가 많은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 많은 관객들이(댓글을 기준으로 할 때) 긴장감과 몰입감을 얘기하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SF스릴러물에서 느낄 수 있는 매우 적당한 수준 그 이상은 없었다. 특히 클로버필드 10번지가 1편인 클로버필드보다 못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의문점들을 해소해 가는 과정, 그리고 던지는 떡밥의 깊이. 1편 클로버필드가 이것저것 크고 작은 떡밥들을 다 주워 모아서 마지막에 크게 터뜨리는 느낌이었다면 클로버필드 10번지는 아주 차근차근 하나하나씩 스몰 사이즈 떡밥을 던져주고 몇 분 만에 해결하고 또 던지고 몇 분 만에 해결한다. 여기서 개인적으로는 임팩트가 전혀 없었다. 1편은 그나마 마지막에 시원한 한방이라도 있는 느낌이었다면 클로버필드 10번지는 적당히 예상 가능한 결말까지 뭐 하나 확 와 닿는 부분이 없는 영화였다.
밀실이라는 제한된 공간의 3명의 적은 인물로 얘기를 끌어가는 클로버필드 10번지는 다행히 애매한 배우들이 산통을 깨는 일은 없었다. 우리 모두 존 굿맨이 잔뼈가 굵은 연기자인 것은 잘 안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의 경우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낮지만 신입금 취급을 당할 배우는 결코 아니다. 존 갤러거 주니어 역시 나름의 몫을 다 해주며 인물 간의 긴장감 만은 잘 유지한다. 인물 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클로버필드 10번지는 그다지 새로운 면은 보여주지 못한다. 그나마 유려한 부분이라면 단 3명의 인물로 기승전결을 뚜렷하게 표현한다는 것 정도?
결론적으로 클로버필드 10번지는 집에서 주말에 심심할 때 틀어볼 수 있을 정도는 되지만 굳이 영화관에 찾아가서 만원을 주고 자리를 잡고 볼만한 영화는 아닌 것 같다. 대단한 스펙타클도 물론 없거니와 그렇다고 짜릿한 스릴러의 쾌감이나 SF만의 독창성도 그다지 찾을 수 없다. 솔직히 말해서 존 굿맨이나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를 보러 가는 사람은 없을 테고, 클로버필드 10번지는 어쨌거나 별 3점, 그 이상의 영화는 아닌 것 같다.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다. 차라리 한쪽으로 치우쳤다면, 그것도 그것대로 나쁘지 않았을 듯 싶다. 클로버필드 10번지는 마치 모든 성적이 중간인 모범생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