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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Dec 28. 2017

원더, 교과서적 힐링

fresh review

Intro

베스트셀러 원작을 토대로 제작된 <원더>는 연말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따뜻한 영화다. 적당히 감동적인 내러티브와 준수한 연기를 선보이는 아역들, 거기까지는 나쁘지 않다.


태어나자마자 27번의 수술을 거치고 남들과는 조금 다른 외모를 가지게 된 어기의 첫 학교생활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원더>는 가족영화가 갖춰야 할 거의 모든 요소들로 중무장했다. 따뜻하고 완벽에 가까운 부모님, 이해심 넘치고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내는 누나, 그리고 뉴욕 근교 브루클린에 멋지고 넉넉한 집까지. 이런 요소들에 힘입어 전개되는 어기의 성장담은 좋게 말하면 자연스럽고, 나쁘게 말하면 진부하다. 덕분에 관객들은 심적으로나 육적으로 아무런 거리낌 없이 113분 동안 따뜻한 한 편의 동화를 보는 듯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어기와 등장인물들에게 닥쳐오는 위기는 항상 적당하고 온화하며 모든 상황을 풀어가는 과정들은 순조롭고 아름답기만 하다.

진부


기승전결의 고저가 완만한 내러티브에 비하면 <룸>에서 놀라운 연기를 선보였던 제이콥 트렘블레이의 연기는 확실히 높은 곳에 있는 듯 보인다. 영화의 전반적인 톤 앤 매너를 책임지는 어기를 연기하는 트렘블레이는 기쁨, 슬픔, 혼란, 외로움 등 11살이 펼치기엔 쉽지 않은 범위의 감정연기를 준수하게 해내며 앞으로의 작품들을 기대하게 만든다. 한편 어기의 친구 잭 윌을 연기하는 노아 주프의 연기력 또한 만만치 않은데 어떤 면에서는 디테일한 감정연기에서 트렘블레이보다 섬세했다고 생각될 만큼 멋진 연기를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줄리아 로버츠와 오웬 윌슨은 무게감 있는 조연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이런류의 가족영화에서 어떤 형태의 부모님이 존재해야 하는지를 몸소 선보였다.

준수


결론적으로 <원더>는 성장영화로서, 그리고 가족영화로서 특별히 아쉬운 부분은 없는 영화다. 그만큼 시나리오의 내러티브가 준수했고 아역과 조연들의 연기도 훌륭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카테고리를 때고 한 편의 영화로서는 높은 평가를 하기 힘들 것 같다. 클라이막스의 밋밋함, 전체적으로 샤방샤방하기만 한 전개, 무엇보다 한 치의 벗어남이나 특별함 없는 교과서적 힐링을 건네는 <원더>는 집에서 귤 까먹으며 보다가 일시정지하고 내일 보아도 특별히 잃어버릴 감동이 없는 영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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