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 키즈, 시대를 담아낸 웃음

column review

by 정세현

Intro

<과속 스캔들>과 <써니>를 만들어낸 강형철 감독의 장점은 코미디 영화를 세련되게 만들어내는 데 있다. <스윙 키즈>역시 다양한 웃음을 담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코미디 영화는 아니다. 강형철 감독의 코미디는 장르의 한계를 넘어 진화하고 있다.


가벼운 웃음

<스윙 키즈>의 초반부는 인물들의 대사와 행동에서 터지는 웃음이 주를 이룬다. 상당한 숫자의 캐릭터에 설득력은 물론 개성까지 빠른 시간 안에 부여하는 강형철 감독 특유의 장점이 잘 드러나는 초반은 반면 전작들에 비해 일상적이거나 향수를 불러일으킬만한 요소들은 확연히 줄어든 탓인지 웃음의 빈도는 잦으나 그 크기가 이전만큼 충분히 크진 않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웃음은 전반부뿐 아니라 중반부까지도 곳곳에 흩어져 있어 영화의 템포가 적당히 튀어 오르도록 돕는 한 편 관객들이 인물들을 편안하게 이해하도록 돕는 윤활제의 역할도 수행해낸다.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듯 관객들의 충분한 '공감'이 들어가지 못한 몇몇 웃음은 다소 공허하게 느껴지기도 해 아쉬움이 남는다.

1.jpg 가벼운


흐뭇한 웃음

가벼운 웃음이 영화 전반에 걸쳐 간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면 흐뭇한 웃음은 <스윙 키즈>전체를 아우르는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영화의 중심인물들이 탭 댄스를 배워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에피소드들은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관객들의 흐뭇한 미소를 자아낼만했다. 두 번째로 강형철 감독의 과감하고 독창적인 연출기법과 편집 방식은 댄스와 음악이 어우러지는 영화와 강렬한 케미를 발산하며 2019년 한국 영화에서는 느끼기 힘들었던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133분이라는 대단히 긴 러닝타임이 우려와는 달리 준수한 서사로 꽉 차게 느껴지는 한편 결말까지 군더더기 없어 관객들의 미소를 만들어내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2.jpg 흐뭇한


씁쓸한 웃음

이처럼 <스윙 키즈>가 선사하는 다양한 웃음에는 씁쓸한 웃음도 들어있다. <써니>때부터 마냥 웃고 즐기는 톤 앤 매너가 아닌 어느 지점에서는 놀랄 만큼 무겁고 어두운 장면을 첨가하는 강형철 감독의 스타일은 이번 <스윙 키즈>에서 그 강도가 더욱 짙어졌다. '포로수용소'라는 공간에서부터 어쩌면 예고되었던 강도 높은 비극성과 참담함은 분명한 주제의식을 전달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한편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는 다소 뜬금없이 튀어나와 메시지적으로나 흐름에 있어서나 관객들의 씁쓸한 웃음을 만들어낸다. 또한 중반이 넘어가며 급격하게 소모되는 조연들, 춤과 노래가 서사의 중심을 차지하며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하는 장면 장면들은 <스윙 키즈>의 영화 장르적 특성을 감안한다고 해도 아쉬운 부분인 것은 사실이다.

3.jpg 씁쓸한


시대를 담아낸 웃음

결론적으로 <스윙 키즈>는 다채로운 웃음과 탭 댄스라는 도전적인 소재의 융합을 통해 비극적이었던 시대를 담아낸다. 누군가 <스윙 키즈>의 발랄한 포스터와 마케팅 카피를 보고 마냥 가벼운 웃음을 기대했다면 그 뒤편에 있는 어두운 그림자에 사뭇 놀랄 수도 있다. 하지만 상업영화라는 명확한 DNA를 가지고 태어났음에도 적당한 웃음과 감동만을 노리지 않고 명확한 메시지와 함께 훌륭한 연출까지 보여준 강형철 감독의 강단과 실력은 <스윙 키즈>를 그저 그런 영화가 아닌 확실한 색깔을 가진 작품으로 남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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