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설렘은 사라지고 흥만 남은 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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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영상으로 된 원작이 있는 영화는 필연적으로 절대비교를 피할 수 없다. <알라딘>역시 원작 애니메이션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원작을 뛰어넘는 것은 실패했다고 생각된다.
일단 좋은 점부터 말하자면 원작에서 지니가 끼를 부리거나 마술을 이용해 흥겨운 상황들을 만들어내는 씬들은 이번 <알라딘>에서도 상당히 훌륭하게 재연되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던 윌 스미스와 지니의 케미는 생각보다 좋아 영화가 중반을 지날 즈음에는 꽤나 자연스럽게 보일 정도였다. 또한 극 중 배경이 배경인 만큼 인물들의 복장이나 건물, 소품 등에 미술팀의 공든 노력이 진하게 녹아있는 것 같아 영화를 보는 내내 아라비안나이트의 화려함이나 사막의 독특한 풍경에 빠져드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은 이 영화의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디즈니 영화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노래 또한 준수하게 살려냈는데, 알라딘 역을 맡은 메나 마수드의 노래는 다소 아쉬웠지만 자스민 역의 나오미 스콧이 부르는 노래들은 일부 구간에서 소름이 돋을 만큼 훌륭했다고 생각된다.
장점하지만 결정적으로 <알라딘>에는 원작에서 많은 관객들이 느꼈을 설렘은 없는 것 같다. 분명히 영화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뜯어보면 큰 문제는 없지만 인물들의 감정선이 다소 급격하게 바뀌는 점,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재현하다 보니 다소 뜬금없어 보이는 연출이나 큰 틀 안에서의 판타지적 개연성을 용인하더라도 너무 멀리까지 가버린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장면들이 존재한다. 또한 극 중 대단히 중요한 악역인 자파의 카리스마가 너무 부족한 점, 메나 마수드의 연기력이 아쉽다는 점도 <알라딘>이 원작을 넘어서지 못하게 하는 지점들이다.
단점결론적으로 <알라딘>은 화려한 CG와 미술 작업, 흥겨운 지니와 여전히 아름다운 노래들로 원작을 충실히 재연하려고 노력했지만 흥이 나는 것에 비해 원작에서 느꼈던 설렘은 사라진 영화다. 정확히 어디서 그 설렘이 사라지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한 것은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바꾸는 것은 역시나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