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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Jun 20. 2019

칠드런 액트, 엠마 톰슨과 나머지

fresh review

Intro

자극적인 장면이나 내용 없이 차분하다. 반면 클라이막스도 이야기의 지향점도 모호하다 보니 다소 지루하다는 느낌도 함께 든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칠드런 액트>를 영화로 봐야 하는 이유를 하나만 꼽으라면 엠마 톰슨을 보기 위해서라고 말할 것 같다. 1959년생의 이 영국 배우는 결코 자랑하듯 연기하지 않음에도 스크린 어디에서나 눈길을 끌고, 절대 이쁜 척하지 않지만 때로는 그 나이답지 않게, 혹은 그 나이에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이번 영화에서 판사를 연기하는 엠마 톰슨은 영화 내내 원탑 주연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며 서사가 요구하는 다양한 감정들을 온전히 연기해낸다. 물론 남편 역의 스탠리 투치와 애덤을 연기한 핀 화이트헤드의 연기도 준수했지만 엠마 스톤의 중심 잡힌 연기는 <칠드런 액트>의 관람 포인트 그 자체였다.

엠마 톰슨


이처럼 온 힘을 다한 엠마 스톤의 연기가 있음에도 사실 영화는 그다지 재미있다고 말하긴 힘들다. 영화의 서사라면 자고로 작은 에피소드들을 계속해서 풀어내며 동력을 얻거나, 치밀하게 짜여진 기승전결 안에서 고무줄 당기듯 관객들을 전까지 몰아세우고 결에서 놔버리는 식의 크게 두 가지 방법을 많이 사용하는데, <칠드런 액트>는 작은 이야기들을 풀지는 않고 계속 묻어버리며 전진하고, 105분 전체를 봤을 때는 어느 부분에서 딱히 긴장감을 더하지도, 그렇다고 놔버리는 지점도 없어 좋게 말하면 건강한 맛, 나쁘게 말하면 아무 맛도 없는 서사적 구조를 보여준다. 

서사


결론적으로 <칠드런 액트>는 엠마 톰슨의 훌륭한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음에도, 영화적 완성도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선택'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극 중 인물들의 삶과 관계를 엮어내려 한 시도는 좋았으나 장면과 장면 사이의 긴장감이나 큰 흐름 속에서의 재미는 부족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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