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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Aug 14. 2019

우리집, 공간을 넘어선 관계

fresh review

Intro

대한민국 국민만큼 '우리'라는 단어를 즐겨 쓰는 민족도 없을 것 같다. '우리집 놀러와'의 우리집을 영어로 번역하면 Our house가 아닌 My house라고 써야 의미가 맞다. 그만큼 한국인들에게 '우리'라는 단어는 의미하는 바가 특별하다.


<우리들>로 작지만 큰 울림을 선사했던 윤가은 감독의 신작, <우리집>은 윤가은 감독의 특기가 여전히 잘 드러나는 영화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을 통한 묵직한 스토리텔링부터 다양한 소품들을 활용한 의미 전달이 특히 그렇다. 주연인 김나연은 윤가은 영화의 주연들이 으레 그렇듯 필모그래피가 전무한 신인임에도 서사의 대부분을 장악하며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을 보여준다. 한편 <미쓰백>에서 한차례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김시아는 오히려 표현력에 있어 다소 어색한 모습이 있었지만 자신만의 색깔을 잘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극 중 비중은 가장 작지만 임팩트만은 가장 컸던 주예림의 경우 가공할만한 귀여움으로 매 장면 씬스틸러의 역할은 출중히 수행했지만 서사에 있어서는 충분히 녹아들거나 맡겨진 부분이 크지 않아 아쉬웠다.

배우들


하나와 유미, 유진의 두 집을 오가는 영화는 제목에 걸맞게 공간 요소를 최대한 활용한다. 두 집에서 일어나는 일과 아이들이 함께 모여 벌이는 일을 집이라는 공간과 엮어 표현해내는 영화는 디테일한 묘사와 감정선의 변화를 서두르지 않고 따라가며 따뜻한 결을 만들어낸다. 전반적으로 보듬는 듯한 느낌을 주는 카메라 무빙과 함께 화면에 잘 어울리는 OST는 <우리집>이 <우리들>에서 고스란히 물려받은 강점들이라 할 수 있겠으나, 우연에 의한 전개나 다소 부자연스러운 주인공들의 선택은 <우리들>이 아이들의 얘기임에도 빈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러운 서사적 완성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을 기억하는 나 같은 관객에게는 다소 당황스러운 부분이기도 했다.

서사


결론적으로 <우리집>은 아이들의 눈높이로 가족과 회복에 대한 얘기를 전달하는 따뜻한 작품이다.  물론 서사에 다소 빈틈이 있고 소품 플레이도 전작인 <우리들>에 비하면 아쉬운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집>이 전하는 메시지, 결국 집이라는 공간을 넘어 우리들이 모여 우리집을 My house가 아닌 Our house로 바꿔가는 아이들의 여정은 가치 있고 뭉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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