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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Oct 03. 2021

007 노 타임 투 다이, 무난한 마무리

fresh review

2006년에 시작된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시리즈가 대단원의 마지막을 맞이했다. 어떤 일이든 끝이 좋아야 다 좋다고 했던가,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그럭저럭 좋은 마무리를 위해 최고는 아니더라도 최선의 선택지를 고른 느낌이다.


15년 전 파괴적이고 신선한 제임스 본드로 등장한 다니엘 크레이그는 자신의 마지막 007 작품에서도 여전히 본인다움을 잃지 않았다. 다양한 무기와 도구를 활용한 액션을 선보이며 화면을 종횡무진 누비는 제임스 본드는 기본적으로 '007'이라는 넘버링을 단 영화에서 관객들이 기대하는 바를 충분히 충족시킨다. 또한 액션 시퀀스에 영화가 잡아먹히지 않고 오랫동안 이어져온 이야기와 인물관계를 나름 무난하게 정리해낸 것도 칭찬할만한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15년간 5편의 영화에서 한 명의 인물을 연기한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가 적어도 생뚱맞은 결말을 맞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다행이라 느낀다.

다니엘 크레이그


하지만 관객들이 한 편의 영화를 보기 위해 내야 하는 돈이 시리즈물이라고 해서 적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운 점도 많다. 첫 번째로 너무 많은 인물들이 시리즈 내에서 독립성을 가지지 못하다 보니 전 편들을 충분히 숙지하고 보지 않는다면 <007 노 타임 투 다이>를 100%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 두 번째로 앞선 항목이 시리즈물의 어쩔 수 없는 특성이라고는 하더라도 새롭게 등장한 인물, 그중에서도 007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야 할 악당의 모든 결정과 감정과 행동이 이해되지 않은 채 시리즈의 결말을 위해 소모된다는 점은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없는 지점이다. 마지막으로 액션의 총량과 퀄리티의 절대치는 충족되었지만 현실성 없는 총질이 이어지는 장면들은 <람보>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긴장감을 떨어트렸다.

악당


결론적으로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15년을 마무리하고 결말짓기 위해 만들어진 액션영화로서 그 역할은 충실히 수행했지만 한 편의 장편영화로서 누군가에게 추천하긴 어려울 것 같다. 그럼에도 여전히 에너지 넘치고 인간적인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제임스 본드를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이 영화가, 그리고 영화의 결말이 여러모로 나쁜 선택지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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