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테이블, 조용하고 잔잔하게

2016 BIFF 특집 (03)

by 정세현

Intro

최근 김종관 감독의 최악의 하루가 괜찮은 평가를 받으면서 이번 BIFF 상영작인 더 테이블 또한 주목을 받았다. 더군다나 더 테이블은 정유미, 임수정 등 다양성 영화 치고는 만나기 쉽지 않은 얼굴들을 여럿 볼 수 있다는 메리트 또한 가지고 있다.


더 테이블은 하나의 카페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로 다른 네 커플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옴니버스식 영화다. 하나의 공간에서 대화 만으로 모든 이야기를 풀어가는 더 테이블은 필연적으로 정적인 구조를 가진다. 하지만 그 구조 안에서 흘러가는 인물 사이 감정의 폯은 결코 정적이지 않게 흐른다. 김종관 감독은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격하게 인물들의 감정을 조절하며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서사를 완성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사용되는 타이트한 클로즈업과 동일한 공간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피로감을 유발하는 부분도 없지 않다. 마지막에 나오는 커플 중 한 명인 임수정은 상당히 떨어져 가는 관객들의 집중도를 다시 한번 부여잡는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


배우들의 경우 인지도가 있는 배우들과 없는 배우들이 섞여있는데, 관객들이 알아보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연기력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가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역시 정유미, 한예리, 임수정의 존재감은 연기력의 유무를 떠나 그들의 존재만으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한편 영화 자체가 배우들의 대화만으로 흘러가다 보니 배우들의 호흡 또한 매우 중요했는데 대부분의 에피소드에서 배우들이 좋은 호흡을 보여준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

존재감,


결론적으로 더 테이블은 김종관 감독의 스타일이 잘 묻어나는 영화이면서 동시에 잔잔한 울림도 가지고 있는 영화였다는 기억이 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잔잔함 그 이상은 없었다는 기억 또한 동시에 드는 점이 이 영화의 단점이라면 단점이지 않을까 싶다. 배우들의 무난한 연기, 그리고 정적인 분위기 속에 곱씹어 볼 만한 대사들도 여럿 있었지만 영화관에서 다른 영화들과 동일한 가치를 부여하고 이 영화를 봐야 한다면 개인적으로 누군가에게 추천해주기엔 조금 부족함이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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