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드!, 프랑켄슈타인 같은 만듦새

fresh review

by 정세현

여러 개의 요소를 합쳐야 할 때는 요소 각각의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이음새가 얼마나 매끄러운지도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요소들을 모았어도 얼기설기 엮이게 되면 개별 요소들의 훌륭함마저 묻히기 쉽다.


<브라이드!>를 구성하는 연기, 미술, 화면은 훌륭하다. 최근 들어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제시 버클리의 연기력은 말할 것도 없고 어떤 역할도 높은 수준으로 소화하는 크리스천 베일의 연기도 결코 부족하지 않다. 특히 메인 주연으로서 126분간 화면을 종횡무진하는 제시 버클리의 연기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관감료가 아깝지 않다. 프랑켄슈타인과 브라이드가 방문하는 미국의 도시와 다양한 공간들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소품과 분장의 디테일도 뛰어나다. <브라이드!>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하나씩 때어 놓고 봤을 때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점은 없었다. 오히려 모든 면면히 상당히 만족스러웠다고 할 수 있다.

브라이드2.jpeg 좋은 요소들


그런데도 한 편의 영화로서 <브라이드!>는 전혀 만족스럽지 않았다. 분명히 매력적인 소재인데 관객들에게 제공되는 맥락은 태부족하다. 감독이 하고 싶은 말도 알겠고 뒤로 갈수록 어느 정도 실마리가 풀리는 부분은 있으나 스토리가 흘러가는 내내 등장인물들의 결정과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 보니 누구에게도 이입이 되지 않는다. 한 장면씩 놓고 봤을 땐 때깔 좋은 화면이지만 리듬감 없는 편집점 때문에 100분이면 끝낼 수 있는 이야기를 늘려놓은 기분이다. 무엇보다 마케팅부터 영화의 컨셉까지 '미친'감성이 뿜어져 나와야 마땅할 것 같은데 정작 영화 속에서 느껴지는 광기는 제시 버클리가 연기하는 브라이드의 순간적인 광기가 전부였다.

브라이드3.jpeg 어설픈 이음새


결론적으로 <브라이드!>는 좋은 요소들을 모아서 프랑켄슈타인을 만들듯 어설프게 기워놓은 기분이 든다. 분명히 좋은 연기와 좋은 장면이 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4번 정도 하품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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