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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심사위원이 아닌 이상 모든 영화를 개연성과 작품성만 가지고 볼 수는 없다. <그레이트 월>은 오락성에 집중한 팝콘 영화로서 충분히 가치 있는 영화다.
<그레이트 월>은 만리장성이라는 희대의 건축물을 기반으로 상상력이 가미된 판타지 액션 영화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덕분에 영화에 나오는 괴물들은 물론이고 이야기의 전개 또한 그다지 개연성이 훌륭하진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소가 나오는 장면들이 가득한 것은 아니다. 장이머우 감독은 명성에 걸맞게 톤 앤 매너와 이야기에 걸맞은 개연성을 마련한다. 물론 굳이 서양인이 등장한 점이나 감정 선의 변화가 충분히 이해되지는 않지만 액션을 감상하고 스케일에 매료되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무엇보다 서사가 결말에 도달할 때까지 늘어지거나 끊기는 구간 없이 매끄럽게 흘러가는 부분은 <그레이트 월>이 액션 영화로서 가지는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이 영화를 선택하는 대부분의 관객들은 화려한 액션과 웅장한 스케일을 기대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 또한 그랬고 결과적으로 기대치는 90% 이상 충족된 것 같다. <영웅>과 <연인>을 연출했던 장이머우 감독답게 <그레이트 월>의 스케일은 웅장함 그 자체다. 만리장성의 규모를 기본 바탕으로 가져가는 영화는 대규모 전투씬부터 다양한 액션 장면까지 최근 개봉한 액션 영화 중에서 단연 최고의 스케일을 선보인다. 또한 괴물과의 대결을 기반으로 하는 다채로운 전투 장면은 생각 외로 스릴과 화려함을 두루 선사하며 시각적 쾌감 또한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감독의 전작들에서도 많이 보였던 색을 통해 전달되는 서사적 메시지는 <그레이트 월>에서 강하진 않지만 일종의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도구로서는 여전히 그 역량을 발휘한다. 서사의 흐름도 그렇지만 액션 장면 또한 전혀 지체되는 느낌 없이 시원시원하게 진행되어 영화를 관람하는 내내 지루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영화의 특성상 등장인물들의 연기력이 빛을 발하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맷 데이먼을 필두로 윌렘 대포, 유덕화, 경첨 등 수많은 배우들을 동시에 만나는 재미는 나쁘지 않다. 특히 경첨은 극 중 유일한 여배우이자 주연급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치며 시종일관 눈길을 사로잡는다. 부분적으로 조금씩 어색한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역시나 문제 될 정도는 아니었다는 생각. 결론적으로 <그레이트 월>은 스케일과 액션을 강점으로 특별한 고민 없이 데이트, 팝콘 무비를 선택하기 원하는 관객들에게 충분히 어필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