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을 마치고 우리는 갓 지은 밥을 떴다. 갓 지은 쌀들의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게 마치 숨 쉬는 것처럼 느껴진다. 잘 지어진 밥을 보니 괜히 뿌듯하다.
"구급출동. 심정지 환자 발생."
쏜살처럼 뛰어간다. 빨리 구급차에 탑승하고 목적지로 향한다. 현장 도착 시 해야 할 일들을 되뇌어본다. AED, CPR.. 거울로 비친 반장님들의 얼굴을 본다. 다들 굳은 표정이 역력해 보인다. 그래도 우리의 목적은 하나다. 환자를 응급 처치하고 병원에 무사히 이송하는 것.
신고자 한 분은 울고 있고, 다른 분은 다급하게 우리에게 손짓을 보낸다. AED를 들고 쓰러져 있는 환자에게 다가간다. 반장님은 심폐 소생술을 시작하고, 나는 AED를 켠다. "범석아 들 것!". 구급차로 달려간다. 구급차 뒷문을 연다. 노란 이동형 들 것을 들고 뛰어간다. 환자를 들고 구급차 안으로 데려간다. 그 순간에도 심폐 소생을 잊어서는 안 된다. 찰나의 압박이 환자를 살릴 수도 있기에.
병원에 재빨리 전화를 건다. "119 구급대입니다. 심정지 환자 이송하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박자에 맞추어 숫자를 세어준다. "하나, 둘, 셋" 너무 빨라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느려서는 안된다. 0.5초에서 0.6초에 한 번 압박을 할 수 있게. 1분에 100회 압박할 수 있게. 달리는 차 안은 계속 흔들리기만 한다. 양다리로 중심을 잡고, 정확한 지점에 일정한 속도로 압박을 가해 본다.
병원까지는 아직 조금 멀었나 보다. 교대한다. "하나, 둘". 찰나의 순간도 허용할 수 없기에 박자를 세어주며 교체한다. 소방 학교와 소방서에서 배웠던 대로 CPR을 해본다. AED 전기 충격을 가하기 전까지 압박해야 한다. 달리고 있는 구급차가 교통 정체로 잠시 정차한다. 다시 균형을 맞추어본다. 몇 분쯤 지났을까. 200~300회 정도 압박을 했을 때 차가 완전히 멈춘다.
환자가 탄 접이식 들 것을 쥐고, 얼른 응급실로 향한다. 물론 향하는 와중에도 압박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심정지 환자입니다." 큰소리로 병원에 알리고, 문을 연다. 응급실에는 간호사들과 의사 한 분이 굳은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다. "하나 둘" 박자에 맞추어 환자를 침상으로 옮긴다. "하나 둘" 의사 선생님께서 압박을 다시 시작한다. 다시 숨을 쉬게 하기 위해서.
소방서로 가는 동안에도 우리는 말이 없다. 병원으로 무사히 이송했지만 편하지는 않다. 최선을 다했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기 때문이다. 소방서에 도착해 다시 한번 밥을 떠본다. 따뜻했던 밥이 차갑게 식어있다. 괜히 마음이 이상하다.
"괜찮으실까요?"
"글쎄 잘 모르겠네"
반장님이 머뭇거리다 말을 꺼낸다.
"음 사실 예후가 좋을 때가 많지 않아. 심정지 골든타임은 약 4분이거든. 그 이내에 처치가 있어야 생존 가능성이 높아."
이미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늦었다는 이야기군요.
"아.."
"그래도 괜찮아. 우리의 순간이 기적을 만들기도 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