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꽤 신난 꼬마가 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외출을 나왔나 봅니다. 깔끔한 옷에 반짝이는 목걸이를 보니 여기 아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조금 이상합니다. 계속 두리번거리는 걸 보니 무언가 기다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소중했던 걸 잃어버려서 열심히 찾는 것 같기도 하고요. 가만히 앉아 있다 소리가 들리면 뛰어가고, 실망하는 표정을 짓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씩씩해 보이는 게 다행입니다.
배가 슬슬 고프기 시작합니다. 오랫동안 걸으니 힘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가게로 향합니다.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다 주위만 계속 맴돕니다. 하필이면 누구도 꼬마를 환대해주지도 않네요. 괜히 시무룩해집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조금만 기다리면 올 테니까요. 약속했거든요. 이제는 조금 피곤해져서 쭈그려 앉아 있기로 합니다.
아 저기에 옵니다! 거 봐요 온다고 했잖아요. 기쁜 마음에 폴짝폴짝 뛰며 뛰어갑니다. 아 그런데 자세히 보니 아니네요. 주황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네요. 나에게 다가오더니 내 옷을 확인하고, 목걸이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안쓰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네요. 나보고 어딘가로 가자고 합니다. 가기 싫다고 했습니다. 여기 있어야 하거든요. 기다려야 오거든요. 그래도 가야 한다고 하네요. 결국 알 수 없는 곳에 도착하고야 말았습니다.
엄마, 아빠, 언니는 언제 오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대답이 없습니다. 다시 힘차게 물어봅니다. 그저 나에게 난로와 먹을 걸 가져다 줄 뿐입니다. 걱정됩니다. 여기에 있으면 나를 못 찾을 게 분명해서요.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후회가 됩니다. 다음날이 되었습니다. 어떤 트럭 한 대가 옵니다. 한 아저씨가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가자고 합니다. 싫다고 했습니다. 나를 기다리는 가족이 있다고 했어요. 그래도 가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또 새로운 곳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곳에 온 지도 두 달이 넘어갔다. '군' 안에서도 '면' 지역으로 발령받아 6개월 동안 이곳에 생활하게 되었다. 낮에는 가끔 닭 울음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 밤에는 곤충 소리가 들리기도 하는 그런 싱그러운 곳. 이곳에 와서 신기하기도 했던, 아니 놀리기도 했던 점은 특이하게도 유기견이 근처에 많았다. 길 고양이를 본 적은 많았어도 이렇게 개들이 길에서 살기도 하구나 하고 생각했다.
하루는 너무 궁금해서, 동네 주민께 여쭈어보았다. "아주머님, 여기는 떠돌이 개가 왜 이렇게 많아요?"."아휴~ 말도 마라. 저 먼 데서 차 타고 와가지고 냅두고 가버린다니까. 심지어는 내가 몇 번 봤다." "아 진짜요?" "참말이고 말고. 그 개들이 먹을 게 읎어가지고 농작물 묵고, 또 돌아다니다가 차에 치이기도 하고 그래. 어쩔 때는 새끼 낳고 살기도 하드라."
꽤 여러 번 있었던 개 구조 출동의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 배후에는 동물의 귀여움만을 사려는 이기적인 마음과, 키울 수 없으니 버리는 무책임한 마음이 있었음을 알아버렸다. 동물을 키운다는 건 가족 한 명이 더 생긴다는 것과 같다고 하던데. 당신의 무책임한 마음 덕에 애먼 우리들과 애완 동물들이 오롯이 감수하게 되었습니다.
소방서에서 임시 보호했던 강아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