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왜 교사가 되셨어요?"
"네.. 음"
교사가 된 이유에 대해 물어 볼 때마다 할 말이 없어진다. '어릴 때부터 아이들을 참 좋아했어요' 나 '어릴 때부터 꿈이었어요' 로 대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난 아이들을 좋아하기도 했고, 교사가 되고싶기도 했다. 하지만, 진짜 되고 싶었던 게 아니었던 거 같기도 하고.
패밀리가 떴다
10년이 넘은 프로그램인데도 아직도 가끔 생각난다. 그리고 아직도 TV에서 이천희를 보면 천데렐라가 생각나고, 황정민을 보면 카레라이스 송이 생각난다. 중학생 시절, 난 주말에 친구와 약속을 잡을 때 패떴 시간과 겹치는지 꼭 확인하곤 했다.
다시 회자되고 있는 '패밀리가 떴다'. 배우 이천희가 무를 비누로 씻은 사건. 출처 : SBS NOW 유튜브 채널 '패밀리가 떴다'(줄여서 패떴) 라는 프로그램인데, 출연진들이 시골 어르신 댁에 들어가 1박 2일 동안 요리하고, 게임하고 이야기하는 예능이었다. 그리고 '패떴'을 보며, 처음으로 TV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막연하게 '연예인들과 함께 일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면 행복할 거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시절의 나는 누군가 꿈을 물었을 때, '방송 PD' 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생 시절에는 한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나는 내 인생이 너무 답답한 거 같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마치고 또 다시 학교로 들어왔어. 가끔 내가 불쌍한 것 같기도하고.'
그리고 놀랍게 그 후부터, 학교에 계신 선생님들을 볼 때마다 연민의 감정이 생겨났다. 수 년간 교사 생활을 하고 있는 선생님을 볼 때면, '매일 같은 내용만 가르치면 무슨 재미있까?' 하고 생각했다.
혼자 다짐했다. "교사만은 되지 말자." 하고. 또 안정적인 일보다는 도전적인 일을 하고 싶은 야망 또한 있었다.
그런데 대학 원서일이 다가올수록 꿈보단 점수에 연연하게 되었다. 또 학창 시절 내내 그렇게 뭐가 되고 싶냐고 묻더니, 원서를 쓸 때는 누구도 꿈을 묻는 일이 없었다.
그리고 그때쯤, 아마 부모님이 교사가 잘 어울릴 거 같다고 말했다. 또 나도 생각해보니, 나쁘지 않을 거 같았다. 그래서, 원서 쓰는 1주일이라는 시간에서 내 진로가 정해지고 말았다.
그게 내가 교대(교육대학교)에 지원하게 된 진짜 계기다.
첫 교생실습, 내 인생의 전환점
대학 입학 후 시간이 흘러 2학년이 되었다. 처음으로 교생이 되어 학생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기대되기도 했지만, 걱정이 더 앞섰다. '나랑 맞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고. 그리고 또 알 수 없는 미궁 속으로 가야 된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하지만 그 감정은 꽤 오래가지 않았다.
음악 시간이었다. 반 아이들이 반주 소리에 맞추어 지난 시간에 공부했던 노래를 힘차게 불렀다. 처음 듣는 노래였지만, 마치 어디서가 들어본 적 있는 선율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을 살펴 봤다. 아이들은 박자를 놓치기도 했고, 맞지 않은 음정으로 노래를 불렀지만, 웃는 얼굴이었다. 노랫소리에 순수함이 있었다. 맑고 깨끗했다. 그리고 어딘가 뭉클했졌다. 이 기분은 마치 '위키드'의 오연준 학생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와 비슷한 감정이었던 것 같다.
그동안 치열하게 고민했던 것들이 이 순간만으로 치유되는 거 같았다. 그리고 결심했다. 이제 고민할 것도 없었다. 이 길이 내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출근해서 이렇게 순수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행운일거라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첫 교생실습 반 친구들과 찍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