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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하 Jun 03. 2022

내 집 마련과 인테리어를 하다

다시 한다해도 이건 잊지 않으리


이사한 지 석 달쯤 지나 쓰는 느린 일기 몇 자.


유치원 때부터 쭈욱 서울의 은평구에서 자란 내가 경기도 남양주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했다. 이름만 들어도 어색하고 낯설기만 한 이 동네에 정착한 지도 어느새 석 달이 흘렀다. 첫 집이고 한동안 이사 없이 오래도록 머물 집이라 여기저기 손을 보고 이것저것 꾸미고픈 마음에 리모델링도 싹 하면서 애정을 듬뿍 담았다. 그동안 전세 살며 못해봤던 인테리어 로망들을 하나씩 실현해둔 터라 바라만 봐도 뿌듯한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이사비용이 가장 비싸다  정도로 이사 극성수기인  학기 시작  2월의 이사. 구정 연휴와 세입자 이삿날 조율 등으로 인해 빠듯한 공사 일정이라 많이 욕심부릴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전체를 뜯어 새로 만든 부엌과 욕실, 바닥 시공, 도배, 붙박이, 중문  어디 하나 손대지 않은 곳이 없는 우리 . 돌아보니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욕심도  많이 내었다 싶다. 선택의 선택의 선택의 연속이었던 각종 부자재 고르기에도 스트레스 하나 없이 즐겁게 즐겼던  우리의 집이 생긴다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찼기 때문이었다. 투룸에서 쓰리룸, 작은  하나가  생기는  하나로 그토록 설렜던 나날들. 아마 서재방도 게스트룸도 아닌 아이방을 만들어줄  있다는 사실이 가장 기뻤던  같다. 좁은 아기침대 대신 아기가 뒹굴뒹굴하며 편하게 잠들 슈퍼싱글 침대부터 아담한 옷장과 알록달록 보드북을 잔뜩 꽂아둘 책장  장난감 수납함, 그리고 귀여운 아기 소파가 자리 잡을 . 아기자기하게 꾸며질 공간을 생각하면서 엄마미소가 절로 났던 시간들. 아이방 분리 수면을 시도할 생각에 걱정  기대 반으로 아기와 우리 부부 양쪽 모두에게 이로울 수면과 삶의  향상을 꿈꿨더랬지. (이렇게 자주 새벽에 우는 아기에게 소환당할 줄은 꿈에도 모르고..)


그렇게 꿈에 그리던 인테리어 후 세 달쯤 살아보니 정말 잘한 것과 아쉬운 점은 명확히 나뉘었다.


1. 화이트 인테리어는 사진이 가장 예쁘다 (얼룩과 때에 정말 취약하기에, 다음 이사 땐 우드톤을 최대한 써보고 싶다)

2. 바닥은 5T 장판으로 올 시공하길 잘했다 (아기가 넘어져도 덜 아플 것 같은 폭신함, 텐더 그레이는 마냥 사랑스럽기만 한 모양과 색감을 지녔으므로)

3. 욕실 타일은 아주 짙지 않은 다크 그레이가 물 때 감추기에 정말 효과적이다. (화장실 청소 횟수가 줄어도 괜찮다, 줄눈은 다크 그레이 무광이면 금상첨화)

4. 싱크대는 넓을수록 좋다 (사각 싱크대 강추!)

5. 4000K 주백색은 진리이며 간접등은 덜 촘촘히, 그리고 작은 사이즈로 하는 것이 은은하다

6. 숲세권 집이라면 미세방충망 설치는 필수, 물구멍 스티커도 꼭꼭!

7. 무조건 중문은 필수라는 말은 진실이었다. (겨울과 여름 냉난방 모두 적용됨)

8. 욕실 샤워부스는 문을 꼭 달아서 나머지 공간을 건식으로 쓰자 (샤워할 때 사방으로 튀는 물때 걱정 무!)



자잘하게도 더 많지만 일단 크게 대략적으로는 이 정도이다.

언젠가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서 다시 인테리어를 한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모양의 집으로 꾸밀 것이지만 위의 사항들은 꼭 기억하고 적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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