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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AM Jul 30. 2019

디지털 학습환경을 디자인한다는 것은?(1)

학교교육에서의 테크놀로지 통합 학습환경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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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자들의 학습(배움)은 어떤 조건하에서 일어나는가? 학습자들의 배움을 미시적으로 관찰한 John Holt(2004)는 다음과 같은 배움의 조건을 밝힌 바 있다. ‘자신의 실제적인 삶과 연결될 때, 학교가 학생들이 배우길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게 하는 곳일 때, 흥미와 호기심이 있으며 스스로 정말 알아야 한다고 느낄 때, 학습에 대한 주도권을 가질 때, 스스로 또래를 가르칠 때, 도전적인 과제를 만날 때, 사회적 교류와 협동의 기회를 가질 때, 체험할 때,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얻을 때, 배운 것을 스스로 표현할 때, 긍정적이고 허용적인 관계가 될 때’ 등이 그것이다. 현재의 학교교육은 이러한 배움의 조건들을 얼마나 실현하고 있을까? 교실수업에서 학습의 주도권이 학습자에게 있는지, 동료와의 연결・삶과의 연결을 통해 지식을 구성해가고 있는지 등을 점검해보면 현재의 학교교육에서는 여러 측면의 불일치 혹은 분리의 코드가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지금의 학교교육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s)들을(Prensky, 2001) 대상으로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개인화된 디지털도구인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으며 기성세대가 면대면으로 처리하던 많은 일들을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들에게 디지털화된 일상생활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더욱이 디지털 네이티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디지털 환경은 Prensky가 명명했을 당시보다 계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Tapscott(2009)는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디지털 네이티브들의 특성으로 ‘자유와 선택, 개성(맞춤화), 협업, 강의가 아닌 대화, 철저한 조사, 성실성, 재미, 스피드, 혁신’을 중시한다고 설명하였다. 현재의 학습자들에게 이러한 특징이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는지는 논외로 하더라도 학교교육을 설계할 때 학습자 분석 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임에는 분명하다. 디지털 네이티브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존 홀트가 제시한 배움의 조건이 더욱 충족되어야 할 필요를 실감하게 된다. 그렇다면 학교교육은 디지털 네이티브의 특성들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가? 


최근,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학습 패러다임의 변화는 교실 혹은 학교 안팎의 환경(이하 학습환경)에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학교교육에 도입된 이후 초기에는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교사 중심으로 활용되었으나 최근에는 학습자 중심의 수업 혁신 수단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학습을 바라보는 관점 혹은 신념에 따라 필요한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종류와 교실 수업에서의 활용 양상은 달라질 것이다. 




디지털 학습환경 설계


디지털 학습환경과 학습을 논하기 전에 교실수업에서 디지털 학습환경을 교실 수업에 적용하는 것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디지털 학습환경 하에서 학습자들에게 나타나기를 기대하는 활동과 학습효과는 그러한 학습환경을 선택한 의도와 교사의 신념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학습과 학습환경의 변화에 대한 관점을 먼저 살펴본 후 디지털 학습환경을 설계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학습과 학습환경의 변화

학습이란 무엇인가? 학자에 따라, 시대에 따라, 특히 인식론에 따라 학습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객관주의적 관점에 따르면, 학습이란 외부의 독립된 지식을 학습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사는 미리 결정된 목표대로 지시하고 학습자는 수용하는 방식으로 학습이 이루어진다(Hannfin & Hill, 2007). 반면, 구성주의 관점에서 학습이란 더 이상 교수자의 머리 속에 있는 지식을 학습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가 구성하는 것이다(Jonassen & Land, 2012). 학습자들은 동료와의 대화 혹은 다양한 도구를 통해 지식을 구성해 간다. 교사들은 더 이상 지식의 전달자가 아닌 학습의 촉진자로서 수행하게 된다. 


현재, 우리의 교실수업은 객관주의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구성주의적 관점이 대안으로 시도되고 있다. 이는 학급당 학생수, 입시위주의 교육환경 등의 요인들이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러한 관점이 적용되는 학습환경에서는 학습경험을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못했다(Sawyer, 2006). 학습자들은 학습에 순응하고, 학습자가 구성하는 의미는 외부의 중재자(교사 혹은 평가)에 일치시키기 위한 방식으로 이뤄졌다(McCaslin & Good, 1992).  


그렇다면 디지털 네이티브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에서 적용되어야 할 관점은 무엇인가? 자유와 선택, 개별화, 강의가 아닌 대화, 협력과 즉각적인 피드백을 중시하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학습에서도 주체로서 위치하고자 할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인식론들이 시대적 필요를 반영하였다고 할 때, 현재 우리가 만나고 있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게는 학습자를 학습의 주체로 바라보는 구성주의적 관점에 관심이 모아진다. 


즉, 구성주의적 관점은 학습자 중심 학습환경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학습자 중심 학습환경에서는 더 이상 교사가 지식과 경험의 소유자 혹은 전달자로서 군림하지 않고 학습자들의 학습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학습자들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지식 베이스에 접근한다. 학습자 중심 학습환경은 결국, 학습자들에게 열린 학습환경이자 협동적 학습환경을 제공하며 교수학습과정의 다양화를 가져온다(백영균 외, 2012). 



그동안 디지털 도구를 포함하는 테크놀로지는 학습자 중심 학습환경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김현진, 2015). 정책적으로도 학교교육에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도입하면서 기대했던 효과 중 하나는 교수 중심의 수업보다는 학습자 중심의 수업 혁신이었다(김현진, 임진호, 2007). 디지털 학습환경을 설계한다는 것은 학습자 중심 수업을 시도하고자 교사의 신념과 연결되어 있다.


디지털 학습환경 설계

     

학교 단위 디지털 학습환경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는 디지털 학습환경을 단계적으로 구축하였다. 하드웨어적으로는 무선인터넷과 테블릿PC를 학교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교사들은 수업의 필요에 따라 테크센터에서 테블릿PC를 대여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적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Office365 체제를 통해 온라인 학습 및 업무환경을 마련하였다. 학습자들은 개별적으로 부여된 계정(e-mail)으로 Office365에 접속하여 언제, 어디서나 교사, 동료학생, 학습자원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Office365는 메일작성, 각종 문서 작성, 일정공유, 자료공유, 팀활동 등을 지원하는 도구이다. 


특히, 최근에는 Teams라는 기능을 활용하여 학습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Teams에서는 교사가 과제를 부여하고, 학습자들이 수행결과를 제출하며 학습자들에게 개별적으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교사는 학습자들의 모든 학습과정 및 결과를 확인할 수 있고 학습자들은 Teams를 사용하는 모든 교과의 과제, 자료, 성적, 피드백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다.  


Teams 플랫폼



이러한 학습환경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교사들에게는 학년 초 연수를 실시한다. 또한, 학습자들에게는 입학 직후 ‘정보활용교육’과 ‘정보윤리교육’이라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자유학기제를 변형한 것이다. 정보활용교육에서는 이메일 활용, O365활용, 파워포인트 작성 등의 기초적인 디지털 도구 활용 방법을 익히게 된다. 학습자들에게는 일종의 디지털 리터리시를 갖추는 과정이다. 교과수업에서 주로 사용되는 디지털 도구를 입학 직후에 익힘에 따라 학습활동의 수행수준과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편, 정보윤리교육에서는 사이버 폭력과 저작권 침해 등과 같이 디지털 환경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역기능들을 예방하기 위한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초소양함양 및 적응 중심 프로그램 내용


교과 단위 디지털 학습환경

교과 단위의 디지털 학습환경은 교과 혹은 활동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본인의 수업에서 학습자들이 수행해야 하는 주요 활동은 ‘이해’와 ‘적용’을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학습자들의 모든 활동은 Teams에 접속함으로써 시작된다. 학습자들은 Teams에 접속한 후 각 차시에 해당하는 활동을 진행한다. 교과내용을 학습하는 이해활동은 교사가 사전에 제작한 온라인 워크시트를 통해 이뤄진다. 학습자들이 온라인 워크시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교사는 Teams 게시판에 접속 링크를 안내한다. 학습자들이 온라인 워크시트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온라인 질문방에 접속하여 자유롭게 질문을 작성할 수도 있다. 그러면 교사는 학습자들이 올리는 질문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온라인 워크시트를 모두 작성한 후 제출하면 학습자와 교사에게 각각 전송된다. 교사용 클라우드 상에는 모든 학습자들이 제출한 워크시트가 저장되어 있다. 교사는 전체 학습자들의 활동 내용을 항목(문항)별로 비교, 분석할 수 있다. 또한, 학습자 개개인의 활동결과를 확인한 후 개별피드백을 작성하고 다시 학습자들에게 전송한다. 학습자들은 교사가 제공한 피드백을 확인한 후 활동내용을 수정하여 재전송할 수 있다. 


실생활문제를 해결하는 적용활동에서는 Teams의 과제 기능을 활용한다. 교사는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양식에 과제에 대한 설명을 작성하고, 평가 루브릭을 제시한다. Teams에 접속한 학습자들은 과제를 확인하고 활동을 수행한다. 이때, Teams가 제공하는 온라인 협업도구들을 활용하면 공동 작업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활동을 완료하고 제출하면 교사계정에 학생들의 활동결과(산출물)가 저장된다. 교사는 개별 학습자들의 활동결과를 확인하고 피드백을 제공하게 된다. 학습자들은 자신의 계정으로 Teams에 접속하면 언제, 어디서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학습환경을 요약하면 아래 그림과 같다.


디지털 학습환경의 구조



차시 단위 디지털 학습환경

앞에서 살펴본 교과 단위 디지털 학습환경 중 온라인 워크시트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그림 5]와 같다. 온라인 워크시트는 학습자들이 주어진 문제상황에 속에 포함된 기본적인 학습 질문들을 해결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교사와 학습자들은 활동 초기에 문제상황에 대해 간단히 대화를 나누고, 학습과 관련한 맥락을 살펴본다. 실생활 맥락의 문제들은 내용학습의 맥락, 상황으로서 기능할 뿐만 아니라 수행과제(적용활동)와 연결되어 있다. 


전반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나면 학습자들은 해결해야 할 기본 질문에 대해 알고 있는 사전 지식과 자신만의 목표를 작성한다. 목표의 내용은 학습자들마다 다르다. 학습자들은 기본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작성하기도 하고, 사회현상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작성하기도 한다. 


사전지식 확인과 목표작성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기본 질문을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한다. 온라인 워크시트에는 학습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학습자원들이 제공되어 있다. 관련 교과서 페이지, 학습영상, 그림 자료, 뉴스 및 신문기사 등이 학습자원에 해당한다. 학습자들은 자신의 수준에 따라 학습자원을 선택할 수 있다. 기본질문에 대한 학습과정에서 학습자들은 온라인 질문방(Padlet)에 접속하여 질문하거나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모든 학습이 마무리 되면 학습자들은 자신의 학습정도를 스스로 체크해보고, 학습과정을 성찰한다. 


디지털 학습환경 중 온라인 워크시트 안에는 다양한 스캐폴딩이 포함되어 있다. Hannafin 등(1999)의 구분을 기준으로 할 때, 문제와 관련된 개념을 안내하는 개념관련 지원, 스스로 계획하고 성찰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메타인지 관련 지원, 환경의 특성을 활용하고 계속 활동을 진행하도록 하는 절차 관련 지원 등은 주요한 스캐폴딩이 되고 있다. 


또한, 학습자들이 활동을 완료하고 제출하면 다른 학습자들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앞서서 활동한 학습자들의 학습결과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동료학습자로부터 모델링(modeling)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 작성한 내용들은 교사 계정에도 동시에 저장된다. 교사는 학습자들의 학습결과를 확인하고 개별적으로 피드백을 제공한다. 보통, 수업 후 다음날 제시되며 학습자들은 교사의 피드백을 확인한 후 자신의 활동내용을 수정하고 재전송할 수 있다.  (다음 글에서 계속)


차시 단위 수업활동 구조
교사 & 학생 계정에 저장된 활동결과



*참고: 이 글은 2019 한국교육네트워크 학술대회의 발표문을 편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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