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 자아들의 소셜미디어 낯설게 보기

수업시간에 만난 미디어 리터러시

by ESSAM



사회의 무엇이 나를 만드는가?

앞의 글에서 필자는 나는 어떻게 '내가' 되는가? 에 대해 살펴봤다. (https://brunch.co.kr/@freshlife1029/52) 내가 만드는 '나'가 있다면 '사회'가 만드는 '내'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회를 알아야 하고, 사회를 가꿔야 한다. 그렇다면 정확하게 사회의 무엇이 '나'를 만들어 가는가? 무엇이 내 안에 들어와서 비로소 '내'가 되는가?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과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사람은 무엇이 들어왔기에 서로 다른 '나'로서 살아가는가? (물론, 비슷한 생각, 비슷한 행동도 많다)


그 '무엇'이 무엇이냐를 묻는다면 여러 가지 용어로 표현이 가능하지만, 학생들과 나는 '문화'라는 용어로 대화를 나눠보았다. '사회가 나를 만들고 있다'에 동의한다면 '사회 속 문화들이 나를 만들고 있다'에도 대체로 동의할 것이다. 그렇다면 문화란 무엇이고, 우리는 문화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그리고 문화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우리는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고,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들은 학생들이 주로 학습한 내용이다. 그리고 학생들이 자신의 삶, 사회를 잘 이해하고, 행동하는데 필요한 질문들이기도 하다.


문화는 한 사회의 공통된 생활양식이라고 정의할 때, 우리의 생각과 행동은 문화를 이루는 요소이기도 하고, 문화가 만든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감히 인간은 문화적 자아를 형성하며 성장한다고 말한다. 한 사회의 문화가 인간의 자아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앞의 글에서, 학생들이 지적했던 외모지상주의, 남자다움, 여자다움, 학생다움 등의 생각들도, 숟가락으로 밥먹기, 어른에게 인사하기, 교복입고 등교하기 등의 행동들도 모두 문화이다. 물론, 대중가요, 스포츠, 공연예술, 언어 등도 모두 문화적 현상이자 도구이다.



우리 모두는 문화덩어리

어떤 시인은 '한 사람이 오는 것은 그 사람의 일생이 오는 것'이라고 표현했는데, 나는 '한 사람이 오는 것은 그의 수많은 문화가 나에게 오는 것'이라고 표현해본다. 학생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본다. 이제는 외모의 차이만 보이지 않는다. 친구의 문화를 찾는다. "나는 내 친구와 성격이 맞지 않아.", "왜 저래?" 라고 생각했던 자신으로부터 잠시 떨어져서 친구의 문화를 바라본다. 내 친구는 어떤 문화 속에서 '그'가 되었을까?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없이도 친구들과 잘 지내왔다면 학생들은 이미 그 문화를 수용하고 존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무조건 '나'는 맞고, '너'는 틀렸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면 나의 문화는 맞고, 너의 문화는 틀렸다고 말하는 것과 유사하다. 간혹, 자신보다는 친구의 말과 행동만 추종하려는 학생이 있다면, '너'의 문화는 맞고, '나'의 문화는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 두 경우 모두, 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기 어렵다. 물론, 무조건 친구의 문화를 인정하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잠재된 갈등을 축적하는 상황이 된다. 즉, 문화를 공부한다는 것은 먼 나라, 이웃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때에 사용하기 위함은 아니다. 문화는 곧 나의 삶이고, 나의 일상이다. 나의 생각과 행동이 곧 문화의 원인이자 결과이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와 학생들의 문화

학생들은 자신을 만들고 있는 문화적 현상들로 한 걸음 더 들어가봤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지난 시간 살펴봤을 때, 많이 나온 것 중 하나가 페이스북, 유튜브 등이기도 했다. 즉, 어린 시절부터 이미 익숙해져버린, 이미 삶의 도구이자, 동반자가 되어버린 소셜미디어는 학생 자신을 만들고, 학생들의 문화를 만드는데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너무 익숙해져버린 나머지, 학생들은 그것이 자신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묻지 않는다. 마치, 우리의 일상의 문화들이 나를 만든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10대 청소년인 학생들은 아미 성인들 못지 않게 혹은 성인들보다 소셜미디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세대별 SNS 활동 현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청소년들은 성인에 비해 개방형 소셜미디어(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SNS 평균 이용시간은 전 연령 평균을 상회했다. 그중 유튜브 이용시간은 월등히 많았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자신의 소셜미디어가 어떻게 자신을 만들고 있는지도 생각하고 있을까?


출처: 각 이미지에 표기


우선, 관찰했다. 학생들은 자신의 페이스북, 유튜브 채널 등을 관찰하고 어떤 모습들이 나타나는지 살폈다. 학생들이 관찰하고 생각한 내용 중 상당수는 부정적인 측면이었지만 적지 않게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다. 내용 중에는 소셜미디어라는 도구가 만들고 있는 문화적 현상도 있었고, 소셜미디어가 만들어 내고 있는 콘텐츠의 영향도 있었다. 제법 학습한 교과 개념들을 활용해서 관찰된 현상을 표현한 학생들도 있었다.


과거에는 소수만 누리던 예술 문화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중도 쉽게 누릴 수 있게되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나치게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대중문화를 생산하기도 한다.
페이스북과 페이스북 메세지와 같은 경우, 페이스북을 하지 않으면 친구들과의 말도 통하지 않고, 서로 펨(페이스북 메세지)에서 말했던 일들이나 있었던 일들을 말하여서,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다. 또, 유튜브나 페이스북에서 유행하는 것들을 청소년들이 다들 따라하고, 다 비슷한 정보들을 주고 받으며, 사고방식등이 획일화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정치나 문제적인 상황을 나타낸 영상이나 글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면 항상 댓글에는 '헬조선', '외국처럼..' 이라는 말이 올라오는데, 그런 것들을 많이 보게 되면 우리는 자동적으로 외국 문화가 우리보다 뛰어나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어...(우리를 스스로 비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직 어려서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잘 판별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소셜미디어의 넘쳐나는 거짓 정보에 쉽게 속아서 그것을 그대로 믿을 수도 있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폭력적, 선정적, 자극적인 것들을 접하면서 소셜미디어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소셜미디어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은 소외될 가능성도 있다.


출처: 2019년 중학교 1학년 나OO, 성OO



낯선 것을 익숙하게 하는 것이 교육이지만 익숙했던 것을 낯설게 보는 것도 교육이다. 이번 학습은 후자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소셜미디어의 문화적 현상들은 익숙한 것이지만 낯설게 봤을 때, 보이는 것이 분명 있었던 것 같다.


어른에게나, 아이들에게나 가끔은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볼 필요가 있다.


학생들의 소셜미디어 활용법

학생들은 소셜미디어를 낯설게 보고, 자신과 친구들에게 묻고 답하고,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무엇이 필요할 지에 대해 얘기했다. 소셜미디어를 글로만 배우고, 상상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자신과 같은 청소년들에게 소셜미디어를 낯설게 보는 방법을 안내한 것이다. 학생들은 친구들과 함께 고민한 결과를 카드뉴스로 정리했다. '소셜미디어를 잘 사용하자'는 의례적이고 일반적인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학생들의 관찰로부터 얻어낸 이야기이기에 나름 의미있다.


어떤 학생들은 스스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학생들에게는 미디어를 잘 읽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선생님이 한번도 얘기한 적 없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학생들이 스스로 찾고, 대안으로 제안하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중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만나게 된 셈이다. 가짜뉴스가 횡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사용자체를 제한하거나 사용시간을 줄이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출처: 2019년 중학교 1학년 나OO, 김OO


교사로서 이번 시간의 의미는 학생들이 내놓은 대안에 있지 않았다. 학생들은 일상의 익숙한 동반자인 소셜미디어를 낯설게 관찰했고, 나와 우리를 만드는데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문제의 원인이 청소년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대안을 마련하는 것은 복잡한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것들을 생각해보고 나름의 수준과 상황에서 활용법을 제안하였다. 미디어 리터러시를 말과 글만이 아닌 행동을 통해 키운 셈이다. 학생들도 그러한 경험을 통해 나름 느낀 것들이 많았을 것이다.


학생들이 생산하고 창조한 소셜미디어 콘텐츠는
다른 사람들의 미디어 리터러시를 키우는데 활용될 것이다.

내가 가끔 사용하는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을 관찰했던 것 : 페이스북의 문제점이나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주의할 점을 토론하고 생각할 수 있어서 내가 다음에 페이스북을 사용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
소셜미디어의 문제점이 정말 무엇인지 알게되었고, 내가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를 참고하여 카드뉴스를 제작했는데, 세삼 앞으로 소셜미디어를 사용할 때 이런점을 조심해서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셜미디어는 정말 많은 문제점을 우리에게 주는데 단지 즐거움을 위해서 너무 장시간 사용하고 내가 너무 소셜미디어를 신뢰하고 있던 것 같다는 생각이들었다.
내가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를 처음으로 자세히 살펴 보면서 발견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발견하고, 사용법까지 만든것이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찾아내었고, 소셜미디어를 모두 올바르게 사용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탰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전하는 소셜미디어 활용법(카드뉴스)

https://tyle.io/explore/py8xfk0rjwi3a

https://tyle.io/explore/iy3no5k42bzas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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