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정치, 학교 민주주의의 시작

정치, 민주주의, 공론화 그리고 민주적인 학교 헌법

by ESSAM


우리는 지난 시간까지 '무엇이 나를 만들어 가는가?'라는 주제를 살펴봤습니다. 내안의 내가 나를 만들어 간다는 전제하에 사회가, 사회 속의 문화가 나를 만들어 간다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리의 가정, 친구관계, 학교, 미디어 콘텐츠 등이 어떻게 나를 만들어 가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분명, 우리의 사회는 나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사회는 누가 만들어 가는 것일까요? 사회는 내가 만들어지는데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나 역시 사회를 만드는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모든 사회는 개별 구성원들이 작게든, 크게든 생각과 행동을 합하여 만들어 가는 것이 분명합니다. 물론, 개별 구성원들의 영향력이 미미한 소수의 나라들도 있지만요.


나, 사회 그리고 정치

우리는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회를 잘 가꿔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사회를 만들고, 사회를 가꾸는 것을 '정치'라고 공부했습니다. 정치는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利害關係를 조정하는 것이라고 배웠지만, 실제로는 나의 사회를 만들고, 가꾸고, 바꾸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사회가 나를 만드는데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우리는 굳이 사회를 만들고, 가꾸고, 바꾸는 행위를 할 필요가 없겠지요. 그래서 우리가 정치를 알고, 참여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입니다. 운명을 회피할 수도 있지만 그로 인한 손해는 회피할 수 없으니까요.


사람들마다 꿈꾸고, 실현하고자 하는 바가 다릅니다. 사람들마다 다양성을 존중받으면서 그러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구성원들에게 일종의 룰rule과 환경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정치방식 혹은 정치체제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정치방식은 어떤 것일까요? 저마다 다른 생각, 요구, 이익 등을 실현하기 위해서 현재, 우리는 어떤 정치방식을 취하고 있나요? 여러분은 어떤 정치방식을 선호하나요?



민주주의 가꾸기

아무튼, 우리는 독재는 싫고, 민주를 좋아합니다. 지금의 우리는 '민주'를 지킨 덕을 톡톡히 누리고 있습니다. 전 세대 혹은 현세대의 우리가 스스로 민주주의를 지킨 덕에 이전 시대보다는 조금 더 괜찮은 '나'를 만들어 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우리의 할아버지,할머니 세대와 부모님의 세대의 사고방식 혹은 행동방식이 나의 그것과 다른 이유는 정치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될 수도 있습니다. 국가의 정치방식이 일상의 정치방식에도 영향을 주게 되고, 그것이 다시 알게 모르게 자신의 사회화에 영향을 주었을 테니까요.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보면, 우리가 민주주의를 선택할 이유는 분명합니다. 우리는 어느 정도 민주화가 이뤄진 사회에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민주주의를 잘 알고, 가꾸고,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그것이 결국 내가 원하는 나를 만들어 가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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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나무위키(좌), YTN(우)



민주주의 학습하기

우선, 학생들은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무엇을 추구하는지,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원리는 무엇인지 등을 학습해갔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를 살펴본 것입니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떨 때 그 사람이 온전해지는지 등을 아는 것이죠. 그러나 책으로 보는 민주주의는 감흥이 덜합니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아직 우리 사회가 잘 보이지 않고,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이 하루 중 3분의 1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학교는 얼마나 민주적인가? 우리가 배운 민주주의가 학교에는 얼마나 실현되고 있는가? 국가에만 민주주의의 기준을 들이댈 것이 아니라 우리의 학급 혹은 학교에 그 기준을 적용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살펴봤던 민주주의의 의미, 이념, 원리들을 기준삼아 학교의 민주성을 평가했습니다. 확실히 책으로 공부한 민주주의보다는 재미를 느낀 듯 합니다. 역시 연애를 책으로 공부할 수 없듯이, 학습도 실제성이 결여되면 때로는 허망하기도 합니다.



학교민주주의 평가하기

아이들은 학습내용과 관련하여 학교의 민주성을 평가했습니다. 평가기준은 학생들이 세웠습니다. 그리고 학교의 몇 가지 규정들을 찾아보고 민주주의 원리를 반영하고 있는지 따져봤습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삶을 구속하는 용의복장 규정이외에 본적 없던 규정들을 살펴봤을 것입니다. 물론, 자신이 학교에서 경험한 것들도 학교민주주의를 평가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한 학기 휴직으로 2019년 1학기 공백이 있었던 필자는 조금 놀랬습니다. 지금까지 아이들은 학교 민주주의를 대부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규정에 민주적인 제도가 포함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규정이 실현되는 인상적인 장면이 그들에게 떠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올해 학교에서 진행된 용의복장 규정 공론화는 학생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나 봅니다. 공론화를 통해 실제 규정이 개정되는 과정을 관찰한 아이들은 이것이 학생주권이자 학생자치의 실현이라고 말했습니다.



"학교생활규정 제5조(학교 구성원의 책무) 1항에 의하면 학교장, 교직원 및 학생의 보호자 등은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고 학생의 인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라는 조항이 있다. 이처럼 우리 학교는 학생의 인권 자체를 존중하며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인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하고 있는것 같기 때문이다."
- 2019년 1학년, 박OO 학생
우리 학교는 교복 공론화를 진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공청회를 실시하였다. 이는 교복 규정에 대해 그저 단순히 설문조사만 하는 것이 아닌 직접 학생들의 의견을 묻고 답해 그 내용이 반영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학생들의 반영 비율을 높였으며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게 하였다. 학생들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하여 직접 민주 정치(?)를 실현하였다.
-2019년 1학년, 지OO 학생



학교헌법 만들기

학교에는 여러 규정들이 있습니다. 학교, 교육, 학생들과 관련된 규정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민주주의와 관련된 규정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딱히 말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그러한 규정이 딱히 존재해야 하냐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틀린 얘기라고 반박하긴 어렵지만, 그런 논리라면 우리나라 헌법은 딱히 필요있을까요? 추상적인 내용, 본질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헌법은 딱히 필요없어보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들을 반드는 뿌리역할을 합니다.


학생들은 딱히 필요는 없지만 학교 민주주의를 실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헌법을 마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기가 다니고 있는 학교의 민주성을 평가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가 본 것입니다. 아직 헌법에 대해서 잘 모르는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헌법에 대해서는 좀더 깊이있는 학습이 필요하지만 일단, 학생들에게는 민주주의의 근본적인 이념과 원리들을 담고 있는 것이 헌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거의 모든 국가가 헌법과 같은 근본적인 법을 지니고 있듯이, 학교가 민주주의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서 헌법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였습니다.


민주주의를 평가하는 것이 과거와 현재를 위한 것이었다면 헌법을 만드는 것은 미래와 관련된 것입니다. 아이들이 현재는 학교민주주의가 잘 보장되고 있다고 평가했으나 그렇지 못할 미래를 위해 헌법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핵심적으로 담을 8개의 조항으로 제한을 했더니 아이들은 무엇을 그 안에 담을지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교과서도 찾아보고, 학교 규정들도 찾아보고, 우리나라 헌법도 열심히 찾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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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제출한 학교 헌법 사례(2019년, 1학년 김OO, 이OO, 전OO, 정OO, 최OO)



선생님은 아이들이 민주주의를 책으로 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배우기를 원했습니다. 나를 만드는데 영향을 미치는 사회, 사회를 만드는데 영향을 미치는 정치, 결국 나를 만드는데 영향을 미치는 정치의 관계를 알고, 참여하기를 원했습니다. 학생들은 민주주의가 멀리있는 것이 아니라 일단 우리학교에서 실현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학교자치, 학생자치의 중요성을 어느 때보다 자세히 학습하고, 분석했을 것입니다. 지금은 잘 작동하고 있는 학교 민주주의가 후퇴하거나 아이들이 그렇지 않는 학교와 사회를 만났을 때, 오늘 학습한 민주주의 그리고 제안한 학교 헌법이 아이들을 참여하는 시민으로 행동하게 하는데 밑거름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학생들의 활동 성찰]

자치활동, 민주주의 등의 의미에 대해 더 알고, 그런 정보를 이용해 우리학교의 헌법을 만들어 보는 등의 활동. 단어만 들어보고 자세한 뜻을 알지 못했는데, 뜻을 알고 그것을 적용활동에 이용하는 것이 내가 이 활동을 통해 정치와 관련된 정보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학급헌법을 만들어보면서 민주적인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을 해보며 민주주의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민주적이다의 조건과 민주주의의 이념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며 학교에서 민주주의와 올바른 정치가 이루어지기위해서는 어떤 법이 필요할지 만들어보는게 민주주의에 대해 더 읽어보고 찾아보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덕분에 우리학교가 민주적인지에 관해 왜 그런것인지, 우리학교가 민주적이기 위해 무엇을 실행하고 있는지에 관해 잘알수 있었고, 다른 모둠에 가서 설명을 듣는거에서는 ㄷ른모둠은 어떻게 썼고에 대해 알아두며 더 깊이 알수있게 되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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