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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AM Mar 05. 2022

맛있는 커피 내리기& 맛있는 수업 준비하기

좋은 수업을 준비하는 세 가지 자세


"어떻게 맛있는 커피를 만들 것인가?"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질문한다.

명확한 정답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커피 장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자신이 좋아하는 맛을 찾을 것

식어도 맛있는 커피로 내릴 것

커피를 내리는 것 자체를 즐길 것



1. 자신이 좋아하는 맛을 찾을 것

사람마다 '맛'의 기준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고, 처한 상황이 다르기에 '맛있음'을 단정짓기란 어렵다.

누군가에게 맛있는 커피는 누군가에게 너무 시거나 쓴 커피일 수 있고, 너무 가볍거나 무거운 커피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맛있는 커피 제조법을 찾기 전에 결국,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나는 어떤 커피를 원하는가?"



2. 식어도 맛있는 커피로 내릴 것

커피는 보통  처음부터 따뜻하게 혹은 차갑게 먹지만, 커피의 매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지는 맛을 느끼는 것이기도 하다. 달리 표현하자면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지는 매력적인 맛을 찾고, 즐기는 것이다. 처음엔 신맛이 강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단맛이 후각과 미각을 자극하기도 한다. 한 잔의 커피이지만 시간이 지나서도, 아니, 시간이 지나서야 그 매력을 더욱 잘 알게 되는 커피, 그 커피가 잘 내린 커피라는 것이다.



3. 커피를 내리는 것 자체를 즐길 것

앞에서 말한 커피를 내리는 것이 쉽지는 않다. 바쁜 일상 속에서 커피도구를 준비하고, 로스팅된 콩을 갈고 천천히 물을 붓고, 기다기를 반복하며 한 잔의 커피를 내리는 데에는 분명,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커피를 매우 좋아하는 지인이 늘 아쉬워했던 대목이기도 하다.


그 시간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늘 같은 맛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시간과 노력을 즐긴다면 결과로써 얻어지는 커피만이 아니라 커피가 내려지는 과정에서 이미 충분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장인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좋은 커피를 내리는 원칙을 접하며 나는 문득 수업준비하는 일과의 관련성을 생각해본다. 좋은 커피를 내리는 것과 좋은 수업을 준비하는 것이 크게 다를 것인가?


만약, 누군가가 좋은 수업을 하기 위한 방법을 묻는 다면, 사람(주체), 재료(내용,방법), 환경(시공간,구조 등)의 함수가 될 것이다.


1. 수업받는 이가 좋아하는 수업을 찾을 것

맛있는 커피를 내리기 위해서는 커피를 마시는 이가 좋아하는 맛을 찾아야 하듯, 좋은 수업을 위해서는

수업받는 이가 좋아하는 수업을 찾아야 한다. 일종의 학습자 분석과정이다. 물론, 이때의 좋아함이란 자극적인 재미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맛도, 커피재료와 도구, 상황 등의 물리적, 화학적결합 범위 안에서 얻어질 수 있듯, 좋은 수업도 수업하는 이의 철학과 수업이 이뤄지는 상황과 환경 등의 범위안에서 최대한 수업 받는 이가 좋아하는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다른 이가 경험한 좋은 수업을 나에게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같은 반응과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


2. 시간이 지나도 맛이 느껴지는 수업을 준비할 것

앞에서 말한대로 '좋아함'은 단순한 재미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극적인 재미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재미를 느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앎이 깊어지고, 연결되고, 활용되지 않는다면 좋은 배움이 일어났다고 하기엔 아쉬움이 있을 것이다. 수업시간이 지나더라도 학생들이 스스로 새로운 맛을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수업이라면 좀 더 좋은 수업이 아닐까?좋은 수업에는 이런 맛을 느끼기 위한 여백, 여운, 여유가 필요하다.


3. 수업하는 이가 수업준비 자체를 즐길 것

좋은 커피를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듯, 좋은 수업을 위해서도 준비하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커피를 내린다고 하더라도 늘 맛있는 커피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듯, 정성을 다한 수업도 늘 좋은 반응과 효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수업을 위한 열정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좋은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준비하는 과정이 같더라도 환경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 수업이기도 하다. 커피를 내리면서 머리속으로 커피의 향과 맛을 상상하듯, 수업을 받게 될 학생들을 생각하며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을 즐기는 일은 이미, 수업의 만족감을 스스로 챙기는 일이기도 하다.


그 과정을 즐기며, 오늘도 학생들을 위해 열심히 수업을 준비하는 우리의 선생님들을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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