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생각이 났어"
등교수업을 시작한 딸 그리고 학기 초를 맞이한 선생님
입학 후 원격수업을 끝낸 아이의 첫 등교 날,
엄마와 아이는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엄마: "오늘 첫 급식 어땠어?"
딸: "초등학교 때보다 맛있던데."
엄마: "다행이네"
딸: "근데..."
...
...
(글썽)
엄마: "엥? 너 왜 그래?"
남편을 부르며...
"오빠, 우리 딸 울어"
"딸~ 왜그래?"
딸: (훌쩍) "점.심.시.간에 말야..."
"선생님들이 엄청 바빠 보이더라구."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데..."
(훌쩍)
"그냥...엄마 생각이 났어."
샤워를 하러 들어가려던 차에,
그 얘기를 들은 나는,
엄마도 울음을 터뜨리겠구나 직감했다.
엄마: "아이구...우리 딸 많이 컸네."
"그래, 엄마도 오늘 엄청 바빴지."
"엄마를 생각해주는 딸이 있어서 행복하네..."
딸: (훌쩍) "응...응..."
엄마와 딸,
둘 만의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으나
둘 만의 시간을 기록으로 기억하고 싶었기에,
샤워하러 들어갈 차림으로 몰래..
렌즈의 줌을 당겨 사진 한 컷.
딸: "엄마, 근데.. 아빠 저러고 사진찍고 있어"(웃음)
엄마: "(웃음) 뭐하는 거?"
아이의 중학교, 첫 등교날.
엄마와 딸이 나눈 대화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될 것 같다.
첫 등교, 급식에 대한 기대감과 어색함이 공존했을 아이,
그 아이는 문득,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선생님들을 보았고,
선생님들을 바라 보다
그 시간, 유사한 풍경 속에 존재할 엄마를 생각했다.
어쩌면 감사함과 더불어 측은함에 머물렀을 수도 있을 것이다.
샤워를 하는 내내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마음이 든 것은 왜 였을까?
아이의 대견함 탓일까?
아이가 느낀 감정에 이입된 탓일까?
엄마와 딸의 훈훈함 탓일까?
아이가 바라보았던 선생님과 엄마의 모습 탓일까?
설마, 아빠를 떠올리지 않은 아이에 대한 아쉬움은 아니었겠지.
첫 출발을 한 아이의 3월,
아이들의 첫 출발을 준비하고, 오늘도 바삐 움직였을 엄마의 3월,
그리고 우리 곁의 선생님들의 3월을 모두 응원한다.
그들의 훈훈함이 빚어내는 따뜻한 계절이 곧 오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