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스타트업 빌더 ‘뉴블랙’ 김정헌 대표와의 대담
뉴블랙은 비즈니스로 사회 변화를 만드는 창업가를 발굴해 함께 회사를 만들어가는 비전을 가진 임팩트 스타트업 빌더입니다. 2015년 설립 이후 컴퍼니 빌딩을 통해 총 12번의 직접 창업을 시도, 언더독스, 퇴사학교 등 6개 기업을 성공시킨 바 있습니다.
2019년 현재 그룹사(자회사)와 투자사를 포함한 8개의 스타트업이 뉴블랙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창업가와 팀을 발굴, 뉴블랙의 세계관과 창업에 필요한 관점을 공유하고 역량 있는 기업가로 성장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기업 설립 4년 만에 지주회사를 설립한 계기가 무엇일까
언더독스와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앞으로 기업이 하려고 하는 일은 무엇일까
뉴블랙을 만든 김정헌 대표에게 들어봤습니다.
창업할 때부터 지주회사는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야만 회사를 구조적으로 관리하고 반복적으로 컴퍼니 빌딩을 할 수 있다고 봤죠. 다만 당시엔 만든 회사의 성패 여부도 불확실했고 지주회사를 만들 만큼 자본도 넉넉하지 않았어요. 이에 언더독스의 몸집을 키우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러면서 언더독스가 지주회사가 되길 기대했어요. 다만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컴퍼니 빌더보단 교육사업의 역할이 커지더라고요. 내부에서 역할 충돌도 발생했어요. 뭐 하는 곳인지 혼란스러워 하는 구성원이 생기기 시작했죠.
그러다 작년에 결단을 내렸습니다. 지금이라도 지주회사를 만들기로 한 거죠. 컴퍼니 빌딩을 꾸준히 진행하기 위한 적절한 구조를 만드는 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법률사무소, 회계사와 머리를 맞대 고민했고 기존의 주주를 설득해 ‘뉴블랙’을 만들었습니다.
언더독스는 창업가 개인부터 시작합니다. 언더독스는 이들에게 아이템과 팀을 만들어줘서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한 뒤 다음의 보육기관으로 넘기는 역할입니다. 뉴블랙은 언더독스가 부스트업한 회사를 다른 보육기관과 투자기관에 연계해주는 기업 중 하나죠.
다시 말하면 뉴블랙은 언더독스에서 발굴한 팀, 별도로 발굴한 팀에 일부 자본금을 투자해 자회사를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언더독스 내에서 어느정도 구성한 초기 팀을 관리해 성과를 확실히 낼 수 있도록 매니징 하는 거죠.
참고로 뉴블랙의 운영 모델은 언더독스 내부의 프로그램이 있어 가능한 것입니다. 언더독스에선 창업교육을 제공하고 있거든요. 이 점이 기존의 다른 컴퍼니 빌더와의 차이점이기도 해요.
일례로 여타 컴퍼니 빌더는 창업가를 공모합니다. 언더독스에선 그와 달리 짧게는 8주, 길게는 14주 교육기간 동안 사람을 지켜봅니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우리와 핏이 맞는 사람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렇게 선발하면 일반 인큐베이터보다 훨씬 더 초기에 좋은 가치로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마이크로하우스 서비스 중인 ‘저스트리브’ 사례를 예시로 들게요. 만약 사업아이템을 이끌 사람의 기능적 면만 본다고 가정합시다. 그러면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있거나 주거 관련 사업 경험이 있는 사람을 선별하는 게 좋을 겁니다.
뉴블랙에선 사람을 그렇게 선정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내부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먼저 따집니다. 이는 창업 경험 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성별, 경력, 학력을 따지지 않습니다. 그보단 ‘납기’, ‘몰입’ 등 2개의 가치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인지 봅니다. 사실 고유의 인간성은 우리가 다룰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에요. 이를 개조하는 데 시간이 걸려 정작 우리의 가설을 검증할 수 없는 게 기업에선 더 큰 부담이 아닐까 싶어요.
확실한 건 뉴블랙을 포함한 전체 그룹사 구성원이 비슷한 인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좋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서, 기업도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믿어요.
사실 그런 사람이 모이려면 창업가도 그런 사람이어야 합니다.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어떤 의사결정을 하는지가 중요하거든요. 잘못을 하고 실수를 인정을 했을 때, 혹은 변명할 때 등 의사 결정의 모든 과정이 가치관과 연관됩니다. 현재 모든 그룹사 대표들은 실수를 개선하고자 노력하는 좋은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좋은 사람이 성공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회사에서 빌딩하거나 투자할 때는, 좋은 사람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예요.
현재 뉴블랙 그룹사 직원은 총 50여 명이 넘습니다. 이들이 한 조직에 있으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내부에서 비효율적인 일이 벌어질 것 같다고 봤죠. 덩어리를 쪼개 10명씩 5개 조직을 만든다면 구성원간 서로 무슨 일을 하는지 파악하기 쉬워질 거고요. 그러면 커뮤니케이션, 조력이 한결 나아지고 현황 리소스 성과 파악이 쉬워지면 조직 내 신뢰가 형성되기 좋은 구조가 만들어지겠죠. 그래서 ‘아메바’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고자 합니다. 회사를 크게 키우기보다는 최적의 상황을 유지하기 위한 고민을 할 때라 이 방법론을 도입했습니다.
다들 사업 초기엔 매출 중심으로 운영하기에 성장하죠. 이 기조가 유지될 때는 사람이 들어와도, 비용 효율화가 이루어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문제는 일정한 단계를 이룬 뒤 성장이 둔화되는 경우인데요. 이 시점에서의 기업은 분명 비효율이 발생하거나 구조조정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폭발적인 성장 이후 안정적으로 운영될 때가 성장률이 둔화하는 시기예요. 우리는 성장률이 둔화하기 전 상황을 공유하고, 매출이 나지 않거나 성장하기 어려워지면, 다른 부분에서 비용을 줄인 채 매출이 올라가기 전을 대비하면 된다는 것을 적용시키고자 해요. 그래서 우리는 당장 눈앞의 일을 쳐내느라 바쁜 다른 그룹사원을 위해 기업 내부를 진단하고 다음 운영 방향을 위한 제안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기업의 성공은 창업자의 욕심이지, 같이 일하는 구성원은 몇백 억 단위 매출을 내는 것보단 월급이 중요합니다. 즉 ‘현재’를 사는 사람들인 거죠. 흔히 그렇듯 앞만 보면 멀리 내다보는 게 어려워집니다. 우리는 미래를 보고 현재를 사는 이들에게 내용을 전달하는 팀입니다.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고 현재 전사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여러 프로젝트의 필요성도 당장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이해는 돼요.
하지만 확실한 건 나중에 모든 구성원이 우리가 하는 일에 공감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장기적인 프로젝트 외에도 마케팅, 영업 등 당장 필요한 분야에도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를 다룬 뉴블랙 MGMT, 뉴블랙 매뉴얼 등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동안은 저희가 만든 성과가 별수롭지 않다고 판단해 홍보에 소극적이었어요. 다만 이제는 가진 자산이 꽤 되는데, 그동안 이를 신경쓰지 않아 덜 포장하고 알리지 못했던 것 같아요. 아쉬운 부분이죠. 그래서 올해는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합니다. 이때는 제가 나서서 말하는 게 아닌, 팀원 한사람이 알려주고, 알려지길 바라요
저희는 전체 포트폴리오 중 50%만 사회적 가치를 가져가도 그룹사 전체의 방향은 충분히 ‘사회적’인 의미로 향할 수 있다고 봐요. 비전을 위해 기업을 어떻게 경영하는 지가 중요하고, 사업 카테고리를 우선 순위로 두는 건 아닙니다.
4년 6개월 전부터 꿈꾼 사업을 이제야 시작해요. 그래서 즐겁고 한편으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요. 그 사이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졌거든요. 지금은 망하면 안 됩니다.(웃음) 저 또한 이 정도 단계를 경험한 적이 없어 리더의 역할, 리더십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하루에도 여러 번씩 생각이 바뀝니다. 그래도 정말 잘 해내보고 싶어요. 많은 응원 부탁합니다.
written by 뉴블랙 서혜인 PR디렉터
뉴블랙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