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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입사원 Jan 04. 2017

"트렌드하면, 망한 거야"

트렌드냐 브랜드냐

트렌드하면, 망한 거야

잡화를 사고파는, 아는 형이 그랬다.

내가 보기엔, 형은 꽤나 성공한 사업가다. 돈도 돈이지만 홍대 바닥에서 알만한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그 브랜드를 만들어 낸 장본인이다.

"트렌드 하지 말고, 브랜드 해"

'트렌드 하지 말고, 브랜드 해'라니. 오...

언어유희 같지만 라임도 쩔고, 짧은 문장에 딱딱 떨어지는 의미가, 멋져 보였다.

2014년 첫 언론사 재직 시 취재 차 찾아가 들었던 말이다.


트렌드한 산업군으로 이직을 하고 해가 바뀌었다. 어딜 가나 '모바일 모바일'하는 세상에서 스마트폰이 없다면 1원도 벌지 못하는 수익구조. 게다가 오픈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곳. 네트워크와 브랜디드 콘텐츠, 네이티브 광고...

그야말로 '핫'한 필드에서 일한 지 9개월 차에 해가 바뀌었다.


그사이 알게 된 것은 업계 용어 몇 개와 잘 나가는 회사 몇 군 데, 경쟁사 서너 군 데, 광고주 몇 곳, 마케터와 PR담당님들, 각 사 대표님들과 기자님들. 업계에 돌고도는 이런저런 이야기들과...

소위 '키워드'와 '트렌드'로 꽉 찬 보고서를 퍼블리싱하는 기관들과 그 자료들이다.

눈알이 휙휙 돌아가고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던 연말 즈음이었다.

각종 트렌드 책과 자료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으니 디지털마케팅포럼에서 낸 '2017년 디지털마케팅 트렌드 전망 및 키워드'라는 PDF 파일.

 때문에 눈에 띄었냐면 이런 질문이 있었다.


국내 산업계(광고 포함)에 있어 디지털마케팅 활용을 더 빠르게 추진하기 위한 우선사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답변이 더 재밌다.

디지털마케팅포럼의 '2017년 디지털마케팅 트렌드 전망 및 키워드' 중.

작년에 비해서 우선시되어야 할 항목 중 가장 크게 오른 게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마케팅 환경과 기술 파악'으로 21%P 올랐다. 그다음은 예산 확보가 15%P 올랐다. 임원진 및 의사결정권자들의 인식과 이해도 제고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작년에 비해 줄었다.

종합해보면, 이전까지는 '디지털마케팅이 당최 뭐임?' 하는 임원급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피가 튀겼다면

올해는 디지털마케팅 '트렌드'를 잘 파악해서 '예산' 좀 ㅆㅂ 늘려달라는 것이다.

결국 머니 플러스 트렌드.

그럼, 그 예산 어디로 흘러갈까?


다음을 보면,

디지털마케팅포럼의 '2017년 디지털마케팅 트렌드 전망 및 키워드' 중.

결국 돈은 브랜디드 콘텐츠, 동영상, 네이티브광고, 네트워크 광고, 프로그래매틱 광고 등으로 쏠린다.

아니, 실무진에 의해 짜여진 다양한 인벤토리가 보고서로 올라간다. 실제 결정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

여하튼 이런 트렌드가 현실에 존잘 반영된다면 현재 내가 일하는 곳의 미래는 장밋빛. 나의 미래는 캐야근.


트렌드하지 않고 브랜드하고 싶지

돈이 몰려오는 이상 트렌드 것도 나쁘지 않아..보..이지만..

조만간 형아를 찾아가 다시 한번 물어봐야겠다.


"형, 돈을 버는데, 트렌드야 브랜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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