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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입사원 Sep 06. 2019

PM들에게 박수를

저는 깜냥이 안됩니다

짧지만, 나름 겪고 들으며 배운 것은 이렇다.


 리테일도, 이커머스도, 플랫폼 비즈도, 광고대행도, 기자도, 교육도, 창업도..프로젝트가 있고 프로젝트 리드나 매니저가 있다.

프로젝트를 리드하는 PM의 역할을 데드라인 준수 정도로 본다면, 운영매니저와 다를 게 없다. 좋은 퀄리티가 목표라서 “이거 이렇게, 저거 저렇게 수정해주세요” 10차 피드로 스스로 만족하는 결과물이 나왔다 하더라도, 운영매니저와 다를 게 없다.

과업에 대한 목표를 구체적으로 적어서 붙여 놓는 것. 최종 목표로 도달하기 위해 선결해야 할 트리거와 선행지표는 무엇인가 찾아내는 것. 인적 물적 정성적 정량적으로 이 프로젝트에 인볼브되어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변수와 편견을 찾아내는 것에 리소스를 쓰는 것. 찾아낸 트리거와 선행지표와 변수와 편견을 관리할 방법과 툴을 궁리하는 것. 판을 넓게 시야를 멀리, 역설적이게도 이루려면 여유와 비워냄이 먼저라는 걸 아는 것. 최종보고는 최종보고가 아닐 수 있다는 걸 ”뭐 먹으러 갈까" 처럼 당연한 것이라는 걸 인정하는 것. 화는 전화기가 아니라 술잔에 푸는 것.

내가 사랑해야하고 함께 목표 달성의 희열을 공유할 사람은 광고주나 원청이 아니라, 지금 옆에서 개발 씨발 욕하며 모니터랑 씨름하는 선배 후배 동료라는 것. 광고주는 바뀌지 않고 몇 해 계속 우리에게 돈을 줄 수 있지만, 동료는 바뀐다는 것. 마음이 돌아서면, 돌아선 사람 마음 돌리기 쉽지 않다는 걸 아는 것. 바뀌지 않는 광고주보다 바뀌는 사람 마음에 더 신경을 써야하는 게, 매니저와 리더의 차이라는 걸 아는 것.

PM은 사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임을 뼈져리게 아는 것. 겸손이 쌓이면 시장에서 먼저 알아보는 것. 그게 PM의 무게이려니 하니, 다시는 한다는 소리 못하게 되었다는 것. 나는 깜냥이 안 된다는 것. 그런 리더 만나기도 쉽지 않다는 것. 그런데 분명 있다는 것. 좋은 조직은 분명 있다는 것. PM의 자질과 성향이 공간의 공기와 분위기를 만든다는 것. 다 엮여 있다는 것.


세상 모든 PM들에게 진심으로 존경의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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