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린더 인바이트를 보내라고?

달력 초대하라는 게 뭔 말이야?

by Fresh off the Bae

미국 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생긴 아주 사소한 에피소드 중 하나.


어느 날 미팅을 잡아야 하는데, 보스가 자꾸 참석자들에게 '캘린더 인바이트(Calendar Invite)'를 보내라고 하는 거다.


아니 달력 초대를 하라고? 도대체 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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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하나하나가 어려운 말은 없었다. 캘린더=달력, 인바이트=초대. 그랬기에 달력을 어떻게 초대하라는 걸까 하고 머리를 굴리다 굴리다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아서 결국은 동료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아, 그거! 아웃룩에서 미팅 참석자들 캘린더에 인바이트를 보내는 거야. 내가 어떻게 하는지 보여줄게!
Photo by Brett Jordan on Unsplash

그제야 알았다. 캘린더 인바이트를 보낸다는 건 미팅을 주최하는 사람이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아웃룩의 캘린더 기능을 통해 참석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것. 그러면 참석자들의 캘린더에 자동으로 일정이 잡히고, 미팅 전 리마인드도 뜨고, 서로의 스케줄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아웃룩에 줌 플러그인까지 연동해 주면 줌 링크도 자동으로 생성된다. 로그인도 필요 없다.


캘린더 인바이트를 받은 사람들은 Accept/Decline/Tentative 중 선택해 참석 여부를 컨펌할 수도 있고, 해당 시간 미팅이 어렵다면 Decline 한 뒤, 새로운 시간을 제안할 수도 있다.


내가 한국을 떠나온 지 10년이 넘은지라, 지금은 한국에서도 캘린더 인바이트가 자주 사용되는 말인지는 모르겠다. 당시에 나는 아웃룩을 쓰긴 했지만, 캘린더 기능은 사용하지 않았었다.


미국에 온 뒤로도 3개 한인 회사를 거쳐왔지만, 아웃룩을 쓰지 않고 자체 이메일 플랫폼을 사용했던 터라 '캘린더 인바이트'라는 말을 써본 적은 없었다.


생각해 보면 이 회사에 처음 잡 인터뷰를 볼 때부터 이미 나는 캘린더 인바이트를 받고 있었다. 인터뷰가 여러 개였으므로, 여러 개의 인바이트가 왔었고, 그때의 나는 너무 잘 보여야 했던 나머지, 메일이 오자마자 재빠르게 모두 ACCEPT!!를 선택한 기억이 난다.


이제는 안다. 캘린더 인바이트는 단순히 미팅에 초대한다는 의미 그 이상이다. 주최자 입장에서는 미리 상대방의 특정 시간대를 블락함으로써, 그 사람이 같은 시간 다른 미팅을 잡지 않도록 하고, 여러 명을 미팅에 초대한 경우, 누가 올지 안 올지 미리 가늠할 수 있다.


이제는 하도 많이 쓰다 보니, 내가 미팅 주선자가 되었을 때는 '아... response를 좀 보내주지...' 하는 생각이 들거나 반대로 내가 받는 입장이 되면 '아... 이거 괜히 response 해서 튀고 싶지 않다...' 하는 한국식 눈치가 슬금슬금 올라오기도 한다.


*커버 이미지: Photo by wd toro ��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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