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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신영 Dec 26. 2023

첫 키스


눈이 많이, 정말 많이 수북이도 쌓인 밤

급히 신고 나온 운동화의 뒤축사이로

눈가루가 들어와

발뒤꿈치를 차갑게 얼리고


저어기

골목길 오르막에 서있는 가로등

노란 그 외등아래

두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서있는

그 사람


바로 출발할 열차처럼

흰 김이 한 움큼씩 나오는

그의 입


걷듯 뛰듯 달려가

주머니 속에

내 손을 폭


따뜻한 손을 꼭 잡아주는

차가운 손

따뜻한 입술에 올려진

차가운 입술


머릿속이 눈밭 됐다


내 첫 키스는

하얀 눈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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