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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을 걱정하다

대림 3주일

우리는 걱정할 것들이 참 많습니다. 날이 추위지면 추위 걱정, 늘 자녀걱정, 건강 걱정, 돈 걱정, 직장과 일 걱정,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 내가 불편한 사람들과의 관계 걱정 등 모든 사람에게 걱정은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오늘은 걱정을 걱정해 봅니다. 우리는 걱정을 너무 많이 합니다. 누구라도 붙잡고 물어보십시오. ‘걱정했던 일들이 실제로 일어났는지.’ 그러면 대부분 대답할 것입니다. ‘걱정했던 일들이 걱정한대로 일어난 적은 거의 없었다.’


걱정하는 우리가 걱정스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좋은 관계에 있으면서도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우리, 온갖 좋은 것을 먹고 열심히 운동을 하면서도 병들까 걱정하는 우리, 직장을 가지고  하면서도 실업을 걱정하는 우리, 모든 일에서 실패를 걱정하는 우리, 12월이 되니 지난 해가 후회스럽다면서 다가올 해를 걱정하는 우리. 걱정, 걱정, 걱정!  걱정하는  모습을 보며 걱정하는 우리, 걱정하기 위해서 걱정하는 우리, 걱정이 없어서 걱정하는 우리, 정말 걱정이 나를 집어삼킬 때까지 걱정하는 우리는 걱정이 너무 많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목숨을 부지하려고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또 몸을 보호하려고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너희 가운데 누가 걱정한다고 해서 자기 수명을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느냐?...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마태 6,25-34).


걱정은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걱정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정말 걱정하려면 제대로 걱정하는 것이 낫습니다. 곧 걱정할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동안 열심히 걱정하는 것입니다. 대신 다른 시간에는 걱정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혼자 아무리 걱정해봐도 답이 없지 않습니까? 그럴때는 주님과 함께 걱정하십시오. 그러므로 정해진 시간에 주님과 함께 걱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매일의 기도’라고 해도 될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오늘 2독서에서 말하는 바오로 사도의 당부입니다.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떠한 경우에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필리 4,6).


바오로 사도의 말처럼, 기도를 한다면 먼저 걱정을 늘어놓지 말고 감사부터 해야 합니다. 우리 삶에 감사할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한해 아무 탈 없이 살았는 것, 부모님, 남편, 자녀가 아프지 않고 건강한 것,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 열심히 일할 직장, 좋은 이웃이 있다는 것 등 감사할 것은 참으로 많습니다.  


먼저 감사기도를 바쳐야 합니다. 그리고 미리 감사를 드려도 좋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청하는 것을 다 이루어주시니 믿고 미리 감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그제서야 여러분 마음 속에 있는 걱정을 예수님께 말씀드리고 여러분의 소원을 아뢰면 됩니다. 열심히 걱정할 시간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걱정과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고 기도한 후에는 정말 중요한 일이 남았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여러분의 너그러운 마음을 모든 사람이 알 수 있게 하십시오”(필리 4,4).


기쁨은 찾아내고 드러내는 것입니다. 기쁜 사람은 기쁘기로 결심하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모든 근심 걱정을 덜어주실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기뻐하는 사람만큼 매력적인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니 기뻐하십시오. 기쁨은 좋은 바이러스처럼 퍼지고 마음을 너그럽게 합니다. 그러면 그제서야 사도 바오로의 마지막 말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사람의 모든 이해를 뛰어넘는 하느님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지켜 줄 것입니다”(필리 4,7).


세상이 줄 수 없는 평화, 하느님의 평화, 곧 어둡고 차가운 밤에 우리에게 오시어 사람으로 태어나시는 예수님의 참 평화가 우리 안에 올 것입니다. 이제 걱정하지 말고 감사기도를 드리며 기뻐합시다.


참 평화가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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