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예수, 그 이름의 신비

성탄대축일 밤미사

아기가 태어나면 우리는 그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줍니다. 이름은 그 아이가 누구인지 알려주고, 어떻게 될지도 미리 짐작하게 합니다. ‘누가 함부로 이름을 짓는가’라는 말이 아니더라도 이름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 가운데 태어난 한 아기에게도 이름이 있습니다. 그것도 한개가 아니라 여러개입니다. 루카 복음에서 가브리엘 대천사는 선포합니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Jesus)라 하여라"(루카 1,31).


'예수'라는 이름은 ‘하느님께서 구원해 주신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신 이유는 하느님 구원을 우리 눈높이에서 실현하기 위해서 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얼굴을 보여주며, 우리는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이 어떤 분인지 알게 됩니다. 무엇보다 예수님은 마지막 때에 자신의 살과 피를 우리를 위해 내어주어 참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주십니다.


베네딕도 교황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찔린 옆구리를 바라볼 때...바로 거기에서부터 사랑에 대한 우리의 정의는 시작되어야 합니다"(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12항).


"사실 사람들에게 주어진 이름 가운데에서 우리가 구원받는데에 필요한 이름은 하늘 아래 이 이름, 곧 예수밖에 없습니다"(사도 4,12).


하지만 구원받는데에 필요한 오직 하나의 이름인 예수에게서 멈추지 말고, 그분의 다른 이름을 살펴보면 그분을 이해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태오 복음은 말합니다.


곧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Immanuel)이라고 하리라."하신 말씀이다. 임마누엘은 번역하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마태 1,23).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하느님은 지금도 우리와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로서 끝까지 함께 하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죄인이라해도 우리는 하느님 마음에 가장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임마누엘 예수님에게는 또 다른 이름도 있습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말합니다.


"우리에게 한 아기가 태어났고, 우리에게 한 아들이 주어졌습니다. 왕권이 그의 어깨에 놓이고, 그의 이름은 놀라운 경륜가(Wonder-Counselor), 용맹한 하느님(God-Hero), 영원한 아버지(Father-Forever), 평화의 군왕(Prince of Peace)이라 불리리이다"(이사 9,5).


예수님은 평화의 군왕 혹은 평화의 왕으로 Prince of Peace 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평화를 주기 위해 세상에 오셨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첫 말씀으로 우리는 그분이야말로 세상이 줄 수 없는 평화 그 자체이심을 압니다.


예수님은 영원한 아버지이기에 Father-Forever 라고 합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능력과 사랑을 보여주는 예수님은 하느님과 하나이기에 영원한 아버지이십니다.


예수님은 용맹한 하느님 혹은 용사이신 하느님으로 God-Hero 라고 합니다. 예수님은 용사이신 하느님이십니다. 누군가 용맹해야 한다면 그 이유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놀라운 혹은 탁월한 경륜가로 Wonder-Counselor 라고 합니다. 예수님은 신비를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십니다. 우리와 마주 앉아서 우리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고 우리 눈높이에 맞춰 신비(wonder)를 가르쳐 주는 상담가이자 신비가이십니다.


예수님의 다른 이름들


우리에게 오신 아기 예수님의 어떤 이름이 가장 마음에 듭니까? (저는 Wonder-Counselor를 가장 좋아합니다.) 예수, 임마누엘, 평화의 왕, 영원한 아버지, 용맹한 하느님, 그리고 놀라운 경륜가 중 어떤 이름이라도 좋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이름으로 우리 품에 안긴 사랑스런 아이를 불러봅시다.


그 이름을 마음에 담고 서로 인사합시다. 메리 크리스마스!

매거진의 이전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데 세상은 왜 이렇습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