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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의 희망

한국순교자대축일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나 아침미사에 참석하는 것은 매일 더 일찍 일어나 한시간씩 출근하는 직장인에 비할 것은 못되지만 같은 일의 반복인 것은 같습니다. 일도 먹는 것도 사람도 늘 똑같고, 기대없는 내일을 앞두고 잠자리에 드는 것도 똑같습니다.


모든 것이 변한다고 하지만 우리의 하루는 스펀지에 스며드는 물처럼 영혼을 눅눅하게 하고 처지게 만들 뿐입니다. 거기다가 날마다 더해지는 일과 사람사이의 복잡성은 걱정과 스트레스를 더해줄 뿐입니다.


어떻게 하루를 살아야 할까요?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 9,23).


날마다, 매일 자신의 십자가를 지는 일이 바로 우리의 일상이며, 그것만이 주님을 따르는 길이라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사실 모든 것은 변합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는데 우리는 그 변화를 모르거나 모른채 하며 반복되는 일상을 견디어 낸다고 생각합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더위가 가고 가을이 왔습니다. 시간 앞에서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그 때문에 모든 것이 소중하고 아름답습니다. 


모든 것이 상대적인 불확실성의 시대에 한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면 우리의 흔들리는 마음도 뿌리 내릴 곳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의 고백이 깊이 와 닿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로마 8,38-39).


한국 순교 성인들은 죽기까지 놓지 않았던 그 확신으로 불사의 희망을 사셨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매일 매순간이 진리를 깨닫고 주님과 함께 사랑 속에 사는 하루가 된다면 우리의 불사의 희망도 날마다 자라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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