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떨어지면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다르다
이 글은 부동산과 투자를 공부하며 직간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개인 의견이다. 예측보다 대응이 먼저고, 어떤 상황에서도 시장을 떠나지 않고 꾸준히 관심을 갖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믿는다.
나는 마켓 사이클 파동을 기본으로 과거 역사를 공부하고, 현재 데이터와 현장 트렌드를 함께 보면서 투자 관점을 세운다. 그래도 실제 투자에선 상승장·하락장·횡보장 세 가지 시나리오를 모두 가정하고 전략을 짠다.
현재 내 견해는 이렇다. 지금 아파트 시장은 하락장 사이클 안에서의 반등장이다. 정권 교체 이후 반등 폭이 예상보다 크게 나온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추세 전환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본다. 거품이 큰 아파트일수록 하락장에서 더 많이 빠진다. 이 견해는 지금도 유지 중이다. 물론 이 견해가 완전히 틀려도 상관없다. 내 부동산 포트폴리오가 비어있는 게 아니니까.
나는 직장인 투자자다. 내 돈을 직접 넣은 경험을 공유할 뿐이다. 공유하는 이유는 다 공개해도 내가 손해볼게 없기 때문이다. 엣지 있는 정보를 가졌다면 공개하지 않는다. 그런 걸 공개하는 사람은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
유튜버나 블로거 중에서 조심해야 할 유형이 있다.
- 공부 없이 자신의 과거 경험에만 의존하는 사람. 자기가 전에 맞힌 방식이 앞으로도 통한다고 굳게 믿는다.
- 데이터만 보고 현장 분위기를 모르는 사람. 숫자는 후행한다.
- 2023년 초 잠실·강동 등 낙폭 큰 서울 아파트 매수를 추천하지 못한 사람. 그때는 실거주 목적이라면 아주 좋은 매수 타이밍이었다. 심지어 부동산 투자 초보였던 나도 어머니께 권유해서 둔촌주공 소형 무순위에 당첨됐다. 현재 10억 이상 올랐다. 그때 매수 콜을 못 한 사람이라면 조언자로서 실격이라고 생각한다.
- 강의가 주 수입원이거나 빌라 쪼개기로 돈 버는 게 목적인 사람. 이해관계가 명확하다. 무조건 거르는 걸 추천한다.
- 투자 기간과 리스크 언급 없이 상승 또는 하락만 외치는 사람. 맥락 없는 방향 예측은 점쟁이와 다를 게 없다.
하락장이 오면 매수할 기회라는 걸 머리로는 안다. 그런데 실제로는 대부분 못 산다. 왜 그럴까.
- 언론이 공포를 판다.
정부와 언론은 앞으로 "집 사면 망한다", "하우스 푸어", "부동산은 끝났다"는 기사를 쏟아낼 것이다. 경험 없는 사람은 그 분위기에 압도된다. 투자는커녕 실거주 집 마련할 용기도 안 생긴다.
- 불가능한 가격을 기다린다.
인플레이션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 기준에서 '합리적인 가격'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시장을 보는 게 아니라 자신의 당위성을 고집하는 것이다. 결국 그 가격은 오지 않는다.
- 바닥을 잡으려다 놓친다.
조금만 더 떨어지면 산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반등이 시작된다. 이전 가격이 머릿속에 남아 있어서 오른 가격에 사지 못한다. 기회는 그렇게 지나간다.
- 현금이 없다.
화폐 가치가 쓰레기라는 말을 자주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주식·코인·부동산 모든 자산이 하락하면 그때만큼은 현금이 왕이다. 사고 싶어도 살 돈이 없는 게 대부분의 현실이다.
- 하락이 영원할 거라 믿는다.
지금 슈퍼사이클을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최근 상승만 보고 앞으로도 오를 거라 확신한다. 하락장이 오면 반대로 된다. 영원히 떨어질 것처럼 행동한다. 어느 쪽이든 사이클을 무시한 결과는 같다.
과거 사이클과 다른 점을 반드시 짚어야 한다.
- 예전 같은 분양권·갭투자 시장은 오지 않을 수 있다. 다주택 규제는 정권과 상관없이 유지되는 분위기다. 일시적으로 풀어줄 수는 있어도 정권 교체 되면 결국 되돌아간다.
- 양극화는 더 심해진다. 내 소득도 오르고 아파트 가격도 오른다. 아파트 가격 격차는 금액이 아니라 비율로 벌어진다. 그래서 상급지와 비상급지의 격차는 점점 더 빠르게 벌어진다. 2035년에 강남권 34평 아파트는 100~120억이 기본이라고 생각하자.
- 포트폴리오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부동산 개수를 늘리는 방식은 점점 어려워진다. 가능한 가장 좋은 아파트 1채, 빌딩 1채. 이 구조가 앞으로의 환경에 더 맞다고 본다. 2017년 이후 정부 정책이 이미 그 방향으로 시장을 밀어왔다.
물론 시장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그때는 빠르게 대응하는 능력이 전략보다 중요하다.
하락장에서 매수할 수 있는 사람은 준비된 사람이다.
- 아파트를 사고팔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 공포 분위기 속에서도 판단을 유지할 수 있다.
- 현금 또는 환금성 높은 자산을 꾸준히 관리한 사람. 기회가 왔을 때 실행할 수 있다.
- 실거주 매수를 '투자'가 아닌 '삶의 질'로 접근하는 사람. 전세 만기나 아이 초등학교 입학 같은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욕심 없이 산다. 바닥을 잡겠다는 욕심 대신 내 상황에 맞는 타이밍을 쓴다.
- 전세보다 월세로 거주하면서 시장을 꾸준히 모니터링한 사람. 유동성을 확보한 채로 기회를 빠르게 잡을 수 있다.
사람은 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 싶어한다. 비슷하거나 나보다 잘사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욕구는 자연스럽다. 그 욕구를 억지로 막을 수도 없다.
문제는 앞으로 좋은 아파트에서 살려면 매년 상당한 세금을 감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계약 시점에 자산이 있어도, 매년 유지할 현금 흐름이 없으면 결국 떠나야 한다.
나는 그래서 어설픈 투자로 돈을 불리려는 욕심보다, 본업을 통한 안정적인 현금 파이프라인에 더 집중한다. 투자는 그 위에 얹는 것이다. 기반 없는 투자는 하락장에서 버티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