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가 적은 사람이 게임에서 승리한다
김경록 고문의 <<성장이 멈춘 시대의 투자법>>을 빠르게 읽어보았다.
작년에 읽었던 <<데모테크가 온다>>처럼 담백한 문체와 가독성이 맘에 든다.
(이번엔 수식도 꽤 나오지만 ValleyAI 회원이라면 이 정도는!)
가끔 유튜브에서 봐도 편안하고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느껴져서 꼭 투자 상담이 아니라,
인생의 선배로서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다만 최근엔 은퇴, 연금 연구를 중점으로 하셨기 때문에
그 점은 꼭 감안해서 내 전략 전술에 적용하려고 한다.
(위 책에 나온 내용에 내 생각을 덧붙였다)
투자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돈을 버는 법을 말한다.
- 버턴 말킬
돈을 버는 원리를 복리, 장기(투자기간), 변동성이라고 해보자.
그리고 투자는 덧셈이 아니라 곱셈 즉, 시계열 데이터에선 산술평균이 아니라 기하평균을 써야 한다.
그렇다면 변동성이 크면 투자수익률도 급격히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난 이렇게 무작위적인 시장에서, 사고팔고 하면서 기하평균수익률을 조금씩 올리는 것을 포기했다.
일시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봤지만 "끝"이 좋은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고, 무엇보다 내가 공부를 못한다.
그러면 이 랜덤한 세상에서 나 같은 패시브 투자자는 패턴에 투자해야 하는데 그 패턴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은 랜덤이지만 긴 시간 동안 전체적으로 보면 패턴이 보인다.
그리고 그 패턴에서 변동성이 적은 나의 수익률을 발견할 수 있다.
즉 분산, 장기투자다. 옵션까지 활용해도 좋다.
십수 년 전 적립식펀드가 유행일 때 돈을 넣고 가만히 있었더니 짭짤한 수익을 얻은 경험이 있다.
그냥 시장이 돈을 벌어다 준 것인데 마치 내가 잘한 것처럼 착각해서 그 후에 직접 투자했더니 수익률은 오히려 내려갔다. 결국 분산, 장기투자를 통해 랜덤이던 수익률을 일정 범위 안으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
시장은 부조리하지 않고 잘못은 나에게 있다.
- 찰스 엘리스 <<패자의 게임에서 승자가 되는 법>>
투자는 나를 아는 것에서 시작하라지만 수많은 인지편향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책에도 '투자의 심리학'이라는 제목으로 한 장을 구성했지만 지금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행동경제학, 심리학은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의 각주일 것이다.
자기 과신은 불치병이라고 쳐도 확률가장함수 문제는 더 심각하다.
2~3배 수익이라는 낮은 확률을 과대평가하고 30% 이하 수익률이라는 높은 가능성을 과소평가한다.
주관이 아닌 객관적인 확률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행동은 무엇일까?
찰스 엘리스는 시장을 마켓타이밍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하는 게 아니라 장기적인 자산배분의 관점으로 해석하라고 한다. 그래서 시장을 이기려면 다른 사람의 실수를 이용하면 된다고 보았다.
프로의 테니스 경기는 실수가 적은 사람이 게임에서 승리한다.
그러나 아마추어는 실수가 많음에도 실수를 줄이기보다 공격을 해서 점수를 따려는 행동이 앞선다.
공격에 치중하다 자꾸 실수를 하게 되어지는 게임을 반복하는 것이다.
찰스 엘리스는 투자시장에서의 패자를 비싸게 사서 싸게 팔거나 포트폴리오를 잘 분산하지 못하여
너무 안정적인 자산 혹은 너무 위험이 큰 자산으로 구성하는 사람들이라고 보았다.
결국 이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감정적인 능력이 중요하다. 나 자신을 잘 알고 마인드 컨트롤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시장 사이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추격매수 하는 게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실수일 것이다.
사이클, 차트의 보조지표 다 몰라도 자산 시장의 흐름이 상승이든 하락이든 언제나 한 방향으로 쭉 가는 게 아닌데, 뒤쳐졌다는 급한 마음에 수많은 인지 편향을 가진 채 추격 매수를 한다.
더 문제는 이들의 상당수는 가격이 하락하면 매도해 버린다는 것.
20억이던 마포 아파트가 15억 됐을 땐 더 떨어질 거라며 안 산다.
이건 기본적인 내재가치평가는 둘째치고 차트와 지지선도 보지 않은 것이고,
비합리적인 확률에 배팅했기 때문에 사지 못한 것이다. 욕심이 과하다.
그리고 그 아파트가 19억이 되자 10억을 대출받아서 매수하기 시작한다.
물론 여유가 있고 장기간 버틸 수 있으면 문제없지만, 영끌이라면
아마추어 같은 실수를 한 것이다. 경매로 넘어가지 않길 바랄 뿐이다.
아파트 거래량은 8월부터 줄어들었다.
그런데 급한 마음에 전고점까지 다다른 혹은 신고가 찍은 아파트를 선매수한다.
내 아파트도 오를 테니까 매도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있다.
하지만 시장은 관망분위기로 넘어갔고, 내 아파트를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없다.
선매수한 상급지 아파트는 연말에 잔금을 치러야 한다.
결국 잠을 설치며 고민하다 내 아파트를 급매로 내놓는다.
이렇게 무리한 공격으로 실수하는 사람이 있기에,
다른 사람은 그 기회를 잡아 부를 증식시킨다.
이번 달에는
한국 비상장주식, 미국 주식, 코인, 부동산 이렇게 구성된 내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고자,
그동안 무시했던 ISA, IRP, 연금저축을 공부할 계획을 짜놓았다.
화폐가치의 하락을 생각해서 매력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내 예상과 달리 아주 오래 살게 될 수도 있고..
자산 배분, 분산 장기 투자의 관점에서 제대로 분석해 보려고 한다.
패턴이 있는 곳에서 실수를 하지 않는 투자가 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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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어도 부를 쌓는" 시간 X 투자의 법칙 / 김경록 고문 (풀버전) https://www.youtube.com/watch?v=JkzkI8uovD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