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만 받고 끝나는 공부를 경계하자
혼자서 SaaS 비즈니스를 해오고 있는 분의 글을 읽고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 있어서 공유합니다.
Read a few books, and start building
그는 실수를 안 하려고 창업 초기부터 수십 권의 비즈니스 책을 읽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 보기 전엔 절대 알 수 없는 시행착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저 같은 보통의 직장인도 이 교훈을 취업, 이직, 투자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지나고 보면 준비했던 건 10% 이하고 대부분은 실행하면서 배운다는 것이 창업에만 해당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예전보다 나에게 도움을 준다는 책도 훨씬 많아졌고, 같이 공부할 수 있는 모임, 커뮤니티도 넘쳐납니다. 그런 도구를 활용하면서 기본기를 다지는 공부를 할 수는 있으나, 결국 세상에서 부딪히는 현실은 '나'라는 개체가 가진 특성에 따라 많이 좌우됩니다.
취업 공부를 하면서 하드스킬 공부에만 집중하는 경우도 많은데 몇 번 탈락을 경험하다 보면, 신입 및 주니어는 거기에 어울리는 소프트스킬을 더 중요시하는 회사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지금 내가 가진 기술을 취업 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결국 그 조직에 맞는 실무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테크트리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직을 할 때는 합격 승인이 난 후에, 기존 직장을 정리하는 게 맞지만 시도는 많이 해 볼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커리어 관리와 개인의 역량 향상에 이직 준비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이력서를 업데이트하고 이직 생각이 없어도 다양한 회사의 면접을 보다 보면, 현재 나의 위치와 부족한 점을 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건 업무시간 외에 책을 읽거나 공부하기보다는 많은 인터뷰 시도, 실행 후에 얻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투자는 어떨까요.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는 생각에 이론 공부만 계속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시장의 사이클에 맞춘 타이밍도 중요하지만 어떤 때는 추세 즉, 시장 흐름과 함께 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가장 큰 적은 나의 감정(탐욕, 공포, 자만)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들은 독서나 커뮤니티에서 하는 스터디로 아무리 많은 간접경험을 해 봐도, 직접 해보지 않는 이상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반대로 실전에서 실패도 하고 성공을 한 경험이 쌓이면, 내가 읽었던 책에서 왜 그렇게 얘기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희망을 품고 책을 읽고 같이 공부를 하는 것은 재밌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편해서 위안도 됩니다. 왜냐면 나를 모르는 조직으로부터 평가를 받는 것, 내가 어렵게 모은 돈을 투자하는 것은 두렵고 고통스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공과 행복은 고통이 따를 수 있는 실행 없이는 이루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아내는 소액으로 매일 애플, 테슬라 주식을 모으고 있지만 전 소액으로 하는 주식투자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코인은 사이클 상 최소 5배 수익을 거의 확신했기 때문에 저점 구간에서 소액으로 모았지만요. 그런데 3~5년 뒤 자산 리밸런싱을 위해 가만히 공부만 하고 있지 말자고 결심했습니다. 인플레이션으로 현금은 녹아내릴 텐데 단 돈 만원이라도 더 늘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비상장주식에서 받은 배당금을 평소처럼 파킹통장에 넣지 않고 테슬라, 구글 주식을 매수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 시장이 안 좋을 수도 있고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만 지난주 4월 21~22일, 이 정도면 내가 평가한 회사를 소액으로 계속 담아주는 건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10년 후까지 팔지 않고, 기다림의 미학을 가진 투자자인지 실행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다음 달,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받은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기간이 오면 처음으로 리밸런싱을 해 보려고 합니다. $200에서 $20까지 떨어진 회사 주식이 언젠간 오르겠지라고 기도메타하는 것은 오히려 마음이 편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지금까지 제가 공부한 이론과 마인드를 바탕으로 조금씩 다른 곳으로 포지션을 옮겨보려고 합니다. 무형자산을 가진 회사고 저는 앞으로 미국 금리는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보기에, 회사 주가는 지금 보다는 오를 수 있다고 봅니다. 개잡주라고 놀림받지만, 저는 더 이상 떨어지기는 힘든 바닥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가격을 인정하고, 더 좋은 기회가 있다면 고통스러워도 무언가를 실행해야겠습니다. 왜냐면 시장과 싸우기보다는 시장의 흐름과 심리에 순응하는 게 장기적으로 좋은 전략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