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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이데이 Jun 09. 2024

아파트 투자의 한계와 희망

비관론과 낙관론 사이에서

내가 사는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까 봐 초조한 사람들은

호갱노노 게시판에 아파트 살면서 불편한 점이나 작은 비판글이라도 나오면

당신 집주인 맞냐, 꼭 이런 글 쓰는 사람은 세입자라면서 무논리 반박을 한다.

오히려 상급지 아파트로 가면 이런 분위기는 줄어들지만...

이들은 왜 이렇게 불안해하고 흥분할까?


문제는 내가 살고 있는 집값이 올라도 팔기 전까진 가상의 돈일 뿐이라는 것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 내 아파트뿐 아니라 주변 지역 아파트도 다 같이 오른다.

즉, 집값이 오른 게 아니라 화폐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진 것이다.

내 자산 가격이 올랐다고 좋아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 방어를 한 수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뭐가 됐든 기분은 좋다. 그런데 그 돈으로 내가 원하는 상급지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급지 아파트 가격도 올랐기 때문에 평수를 대폭 줄이거나 추가 대출을 많이 받아야 한다.


호갱노노에서 화내면서 게시판 모니터링할 시간에 투자 공부를 하면 어떨까?

주거용 부동산을 철저히 투자자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실거주 마인드를 버리는 것이다.

내가 사는 집에 많은 자금을 깔고 있다면 다른 투자로 수익률을 최대화하기 어렵다.

내 집을 갈아타면서 일시적 2주택 전략으로 계속 자산을 불리는 방법이 있지만,

아파트는 상승장이 오면 규제가 많아져서 타이밍 맞추기도 힘들뿐더러,

이 전략도 제대로 하려면 실거주는 어느 정도 포기하고 투자자 관점에서

몸테크까지 해야 할 수도 있다.


주거용 부동산을 투자자 관점에서 바라보면 투자 종류와 전략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분양권, 갭투자, 재개발 재건축 입주권, 비아파트 상품.

투자의 기본은 싸게 사서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주식투자와 마찬가지로 공부할 게 아주 많다.

모든 아파트의 내재가치평가, 상대가치평가를 해야 하는데 

지역을 나누고 그 안에서 또 급지, 입지 특성을 나누고,

단지 내에서도 로열층 동 호수를 파악해야 한다.

거기에 거시경제 흐름도 알고 있어야 하고, 한국 부동산의 사이클과 과거 흐름도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최대한 자주 현장을 방문해야 한다.

최소한 이 정도 노력은 해야 급매를 잡을 수 있고, 가능한 싸게 사서 비싸게 팔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 큰돈을 벌 수 있을까?

분양권을 몇 개 투자해야 할까.

갭투자 시기가 오면 아파트 몇 개를 사야 전세금 오르는 거 받으면서,

추가 투자를 하거나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까.

입주권 투자할 돈은 어디서 마련할까.


물론 아파트는 방향이 정해지면 그 흐름이 길게 이어지기에

투자 타이밍만 잘 맞추면 몇 년 동안의 집중 투자로

그 이후 10년을 웃으면서 지낼 수 있다.

하지만 투자 타이밍이 안 좋았다면 오랫동안 마음 고생 하거나

돈을 잃을 위험도 있다.


그런데 투자자 마인드로 공부하고 실행한다 해도 결국 최종 상승장엔

무수히 많은 규제가 나오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매매를 할 수 없을지 모른다.

아파트 같은 주거용 부동산 투자는

세금 문제와 정부 정책을 항상 고려해야 하고

그것으로 인한 한계가 명확하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들이 분양권 투자를 좋아하지만,

그것도 집중적으로 할 수 있는 시기는 부동산 규제가 사라진 후

특정 시기로 정해져 있고 그다지 길지도 않다.

그리고 아주 많이 해야 그나마 만족할만한 보상을 받게 된다.


결국, 아파트 투자로 부자가 되고 싶다면

위에서 언급한 분양권, 입주권 투자, 갭투자등 모든 투자 방법을 동원하거나

그나마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아파트 3채를 마련해야 한다.


뭐가 됐든 계속해서 돈을 찍어내는 지금 시대에서

자산을 가지지 못한 다른 사람보단 조금 나을 수 있겠지만,

뭔가 쾌적한 부자라는 생각은 안들 수 있다.


아파트 100억 자산가인 자칭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이

왜 그렇게 강의와 상담에 매달리면서 살까?

100억 중에 전세금 뺀 순 자산은 얼마일까.

부동산 자산가 중에 현금흐름 좋은 사람을 찾기 힘든 이유다.


그래도 각자 목적과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아파트 투자 만으로 내 기준에서 만족할 수 있는 

노후를 준비할 수는 있다.

그리고 당연히 현금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가난해지지 않는다는 건

명목화폐 세상에서 부정할 수 없는 진리다.


그러니 한계가 명확한 아파트 투자에서도

희망은 늘 존재하고 안 하는 것보단 훨씬 낫다.

내가 이렇게 추가 투자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도

아파트라는 자산을 매수했고 투자했기 때문이었다.


무지성 상승론과 낙관론을 얘기하자는 게 아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한 대한민국 소멸론 영상에 빠져있기보다는,

지금 놓치면 20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는,

앞으로 올 기회를 잘 포착하자는 것이다.


'멀티플', '피크아웃' 같은 용어를 써가며 20~40년 뒤 미래가 정해진 것처럼

대한민국 자체에 하락 베팅 하는 게

내 인생에 무슨 도움이 될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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