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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이데이 Jun 10. 2024

아파트 매도 잘하는 법

욕심을 버리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나의 아파트 매도 원칙 v0.9

매도 후 계획이 없으면 절대 내놓지 않는다.

내 물건이 1번 매물이 되게 한다.

매도 금액은 내가 정해준다.

공동중개, 네이버 매물 등록 금지

전속 기한을 정해준다.

집자랑 하지 않는다.

집에 감정이입하지 않는다.

조용히 그리고 급하지 않게

욕심을 버린다.


올해 매도해야 하는 물건이 있는데, 내가 생각하는 매도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지 정리할 겸 적어본다. 이 원칙들은 당연히 입지, 상품, 상승하락 사이클에 따라 변경할 수 있다. 부동산 매수할 때 가장 중요한 게 환금성인 이유는 그만큼 파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요즘 거래량이 늘고 가격이 오른다고 하지만 좋은 입지, 신축에 해당되는 얘기고 나머지 지역은 여전히 거래가 잘 안 된다. 그래도 난 위 원칙대로 물건을 내놓았다.


1. 매도 후 계획이 없으면 절대 내놓지 않는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계획 없이 매도 결정을 한다. 이런 사람들은 누군가 사겠다고 하면, 고민하다가 가격을 더 올리겠다며 거절한다. 심지어 계약금까지 물어주면서 마음을 바꾼다. 이게 대세상승장에서는 그나마 이해할 수 있는 행동이지만, 그 외 상황에서는 중개업소에게도 안 좋은 이미지를 심어줘 이후 거래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 매도 후 나에게 온 현금으로 갈아타기 할 건지, 주식투자 할 건지, 잠시 쉬어갈 건지에 대한 계획이 확실히 있어야 한다. 이런 계획이 없다면 부동산 매도는 생각도 하지 말자.


2. 내 물건이 1번 매물이 되게 한다.

부동산 중개업소에 손님이 오면 어떤 물건을 먼저 보여줄까? 바로 1번 매물이다. 그래서 내 물건이 1번이면 먼저 팔 수 있다. 1번 매물은 가장 싼 매물을 말하는 게 아니다. 같은 단지 내, 바로 위 상급지, 바로 아래 하급지까지 포함하여 비슷한 상품에서 가장 매력적인 물건을 말한다. 그래서 관련 지역 아파트의 동과 층만 말해도 가격대를 말하면서 줄 세우기를 할 수 있도록 충분히 조사하고 공부해야 한다.


3. 매도 금액은 내가 정해준다.

소장님, 얼마에 내놓으면 될까요?라고 절대 물어보지 말자. 위에서 말한 1번 매물을 위해 공부를 하면 자연스럽게 매도 금액을 내가 결정할 수 있다. 정 불안하면 다른 중개업소에 전화 걸어 매수인 입장에서 매수 가능 금액대를 확인하면 된다.


4. 공동중개, 네이버 매물 등록 금지

내 물건이 이곳저곳에 널려있는걸 누가 좋아할까. 그래서 공동중개를 아닌, 내가 정한 중개업소에 전담시킨다. 보통 동네 한 곳, 주변 상급지 동네 두 곳 이렇게 3개 중개업소에 전속으로 맡긴다. 그리고 네이버 같은 온라인에 등록하지 않고 직접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영업을 통해 고객을 개발해 달라고 한다. 다만, 상황 및 상품특성에 따라 네이버에 올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5. 전속 기한을 정해준다.

내가 정한 매도 금액으로 중개업소에 전담으로 맡길 때 꼭 기한을 정한다. 2주, 한 달 이렇게 기한을 정하고 그때까지 거래가 안되면 금액을 낮춰서 더 많은 곳에 내놓는 등의 다음 계획을 바로 실행한다.


6. 집자랑 하지 않는다.

우리 집 장점 부각한다고 가격을 올려서 거래할 순 없다. 오히려 단점을 소장님께 다 말해줘야, 협상할 때 잘 방어할 수 있다. 


7. 집에 감정이입하지 않는다.

집을 팔고 더 좋은 집으로 가거나 다른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면 더 이상 이 집에 감정이입하지 말자. 나도 어렵게 마련한 첫 아파트 팔 때 눈물이 나올 뻔했고, 나오기 전에 방구석까지 다 사진으로 남겨놓았다. 지금도 그 집 생각하면 그리움이 몰려오지만, 이렇게 집에 지나치게 감정이입하고 스토리를 부여하면 팔지 못하고 더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있다.


8. 조용히 그리고 급하지 않게

내 집 판다고 동네방네 소문내지 말고 최대한 조용히 진행한다. 그리고 중개업소에 급한 모습을 절대 보이지 말자. 난 집 팔고 떠날 사람이기에, 중개업소는 나를 속이고 가격을 깎아서 협상할 수도 있다. 매수는 미리 충분히 공부한 상태에서 신속하게 결정하는 게 좋지만, 매도는 내가 급할수록 협상 테이블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


9. 욕심을 버린다.

1번 원칙과 함께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내 물건을 가장 비싼 가격에 팔고 싶겠지만, 잘 생각해 보면 고점에 거래가 되는 타이밍엔 나도 비싸게 갈아타기 하거나 다른 곳의 투자시기를 놓칠 수 있다. 매수할 때부터 매도 차익 실현에 대한 목표가 명확해야 하며, 이미 그 목표를 달성했다면 더 이상 욕심부리지 말고 내 물건이 1번 매물이 되게 해서 빨리 팔고 그다음 계획을 실행하자. 매수인 입장이 돼보면 쉽다. 매수인이 내 집을 사서 얼마큼의 이득을 볼 수 있을지 생각하면, 내가 버릴 욕심의 양이 보인다.


대부분의 사람은 비싸게 팔고 싸게 싶어 한다. 그리고 내가 판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배 아파하고, 내가 산 아파트 가격이 지지부진하면 초조해한다. 이런 욕심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 오랫동안 투자하면서 자산을 증식시킨다는 생각으로, 크게 보고 길게 보면서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거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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