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필요 없어지는 회사

주니어에게도 기회가 있다

by 프라이데이

AI 시대 이전에도 회사를 다니면서 이런 생각을 자주 했다.

"쟤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거야?"

"나만 일하나?"

"저 팀 사람 줄이고 우리 팀에 인원 좀 보충해주면 좋겠는데."


아주 소규모 스타트업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회사는 팀 단위로 움직인다. 사일로든, MSA 팀이든 뭐라고 부르든 말이다. 팀의 성과나 보상이 팀원 수에 정비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능한 한 정원을 늘려 좋은 인재를 뽑고 싶어 한다. 핵심 멤버들이 너무 바쁘면, 반복적인 일상 업무를 맡아줄 사람도 꼭 필요했다.


큰 회사에 다닐 때, 순수하게 개발에만 몰두하고 있었던 시절에는 다른 팀들이 많은 인원으로 뭘 하고 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렇게 많은 인원이 왜 필요하지?" 그러다 스타트업 시장에 뛰어들면서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게 되었고, 나무보다는 숲을 보는 시야가 생겼다. 팀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최적의 성과를 내기 위해, 마치 내가 창업자인 것처럼 매일 고민했다.


그리고 갑자기 AI 혁명이 시작됐다. 이제는 전통적인 '조직도'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조직 구조, 인력 운용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10년 전에 다니던 회사를 다시 방문했는데, 직원 수는 60명 이상으로 늘었지만, 업무 방식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내가 보기엔 절반 이상은 인원을 줄여도 충분해 보였다. 그래서 매출은 늘어나지만, 순수익은 거의 나지 않는 패턴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 회사는 프로덕트에는 AI를 도입했지만, 회사 내부 시스템은 여전히 과거 방식을 고수하고 있었다.


지금 나는 글로벌 기업에 다니고 있는데, 영어를 잘 못해서 그냥저냥 넘어가다가 요즘 들어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게 됐다. AI에이전트가 더 활성화되면 현재 인원의 30%만 있어도 충분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이 시각에는 '일당백'이 익숙한 한국적인 기준이 반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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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인간-AI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는 프런티어 기업이 등장했고, 이런 흐름은 빠르게 다른 회사들로 퍼져나갈 것이다. 지금은 인간-AI 어시스턴트 협업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곧 인간-AI 에이전트 협업 시대로, 더 나아가 인간이 주도하고 AI 에이전트가 업무를 운영하는 시대로 넘어갈 것이다. 그 시대가 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주니어에게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본다.


경험을 통해 장애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시니어는 계속 필요하겠지만, 그 외 대부분의 업무는 AI 활용에 익숙하고 디지털 도구를 잘 다루는 사람, 복합적이고 주체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주니어가 어설픈 시니어보다 훨씬 낫다. 신입 때부터 AI 에이전트를 운영하는 매니저 역할을 맡게 될 것이고, 예상하지 못한 장애나 문제는 소수의 시니어에게 배우며 풀어갈 수 있다.


과거에 "인터넷 한다", "스마트폰 사용한다"는 말을 했던 것처럼, 지금은 "AI"라는 표현을 쓰지만, 몇 년 뒤에는 AI가 일상에 완전히 스며들어 그런 표현조차 사라질 것이다. 너무 당연한 일이 되기 때문이다.


나 같은 '고인물'은 이제 많은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운영하는 사람이 되거나, 그걸 못하면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기술, 예를 들면 직접 고객을 만나서 사업을 키워나가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 둘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면, 자신만의 장점과 특기를 하루빨리 찾고, 지금부터 새로운 형태의 삶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참고)

https://news.microsoft.com/ko-kr/2025/04/28/2025-the-year-the-frontier-firm-is-born/

https://www.microsoft.com/en-us/worklab/work-trend-index/2025-the-year-the-frontier-firm-is-b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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