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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파리인생 Mar 04. 2020

좌충우돌 태국홈쇼핑3

자신의 옷 사이즈를 모르는 태국 고객들

태국 소비자들의 특성

이 얘기부터 해야겠다. 사실 TV를 통해서 상품을 판매하는 것 중에서 옷이라던가 신발 같은 패션의류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제일 어렵다. 그만큼 홈쇼핑이라는 시장이 성숙하고 고객들도 이해도가 높아야 성공할 수 있는 상품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패션의류 상품들은 디자인과 색상을 직접 보고, 손으로 재질을 만져보고,  입어보거나 신어보고 결정하는 속성의 상품들이다. 이것을 보지도 만지지도 못한 상태에서 사이즈나 핏(입었을때의 모양새)이 어떤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상품을 사고 판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일단은 판매자인 TV홈쇼핑 회사와 구매자인 고객들이 어느 정도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한다. 사이즈와 색상, 디자인, 모양새 등에 대해 TV화면에서 이 정도이면, 쇼호스트가 이정도로 설명했으면 이 정도일 것이다 라는 생각이 공유되어 있지 않으면, 사업이 잘되기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또 하나 만약에 디자인, 색상, 사이즈, FIT이 문제가 생긴다면 교환/반품이 빠른시간 내에 즉시 해주어야 한다는 믿음도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다.

  이런 패션 의류 상품을 홈쇼핑 초기 시장인 동남아에서 활성화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여기에 도전했던 것은 결국 TV홈쇼핑 시장이 커가려면 이 아이템이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TV홈쇼핑에 대해서 아주 압축적으로 말하자면 패션의류 상품을 통해서 시청율과 고객을 끌어모아서 주방용품과 화장품/이미용품 그리고 건강식품을 통해 매출과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다. 우리는 이 상품카테고리를 반드시 해야만 했다.

  그런데 사이즈가 있는 상품을 판매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초기 시장인 점을 감안하고 어려움이 있을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것보다도 더 심했다. 처음에 우리가 우려한 것은 반품 교환이 예상보다 너무 크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는데, 문제는 아예 주문 전화가 없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직접 입어보거나 신어보고 사요'

  왜일까? 답은 여기에 있었다. 고객들이 자기 사이즈를 모르고 있었다. 옷 사이즈라던가 여성 언더웨어 사이즈, 그리고 신발 사이즈를 정확히 모르고 있던 것이다. 여지껏 태국 고객들은 시장이나 마트에 가서 직접 입어보고 사이즈가 맞는 상품을 골라서 샀기 때문에 특별히 자기 사이즈를 외우고 있을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오랫동안 직원들에게도 물어보고 고객한테도 물어봤었다. 하지만, 이 답을 찾는데는 생각보다 상당히 오래 걸렸다. 태국 사람들도 정확히 왜 주문 안하는지 진정한 이유를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은 사이즈가 있는 패션 상품은 대중소(S/M/L)로 사이즈 종류를 대폭 축소하고, 대부분 스판이 들어간 사이즈 FREE형태의 상품 중심으로 전환했다. 그러고 나서야 패션 상품의 매출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에도 고객들에게 사이즈 측정법을 알려주려고 여러가지 노력을 다양하게 전개했다. 특히 패션상품 판매 전후로 옷 사이즈 재는 법이나 언더웨어 사이즈 재는 법을 자료화면으로 만들어 자주 노출했었다. 하지만 몇몇 홈쇼핑 매니아 고객들을 제외하고는 일반화하는데 오랜동안 성공하지 못했다. 채널의 위치나 인지도가 아직 많이 낮은 탓이고, 약 4년이라는 시간동안 궁극적으로 홈쇼핑에 대한 신뢰도를 시장이 급격히 확장될 만큼 높이지도 못했던 탓이다.

찾아가는 고객 사은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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