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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GDI 잉디 Mar 13. 2021

09. P&C 왕초보의 미션 수행기 #1

노션 채용 페이지 만들기 편

올해 초에 이번 분기 OKR을 잡으면서 의욕 넘치게 3가지 분야의 도전을 시도했는데, 그 중 첫 분야가 People & Culture 분야였다.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고,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 중 하나도 스타트업 조직 문화에 매력을 느낀 터라 관련된 일을 해보면 좋겠다 생각이 들긴 했었다. 마침 준기님께서도 나를 보시고 P&C를 생각하신 모양이었다. 나의 성향을 직무화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이 들었고, 이번 분기에 일단 프로젝트성으로 도전해보기로 했다. 


말 그대로 사람과 문화를 다루는 일. 크게 현재의 내부 고객을 위한 일과 잠재 내부 고객을 위한 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자세히 들어가면 채용, 온보딩, 사내 문화 구축, 회사 브랜딩 등 다양한 세부 분야로 나누어졌다. 솔직히 말하면 P&C라는 용어 자체도 처음 들어본 내가, 회사의 첫 체계를 잡아가도 될까? 에 대한 생각이 앞섰다. 현재와 앞으로의 내부 고객들이 회사를 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를 다루게 될 분야라고 생각이 들었고, 초보자의 손길이 닿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일단 해보기로 했다. 누구나 처음은 있는 법이고, 관심이 있는 만큼 노력을 쏟아볼 수 있을 것 같았다.


P&C와 관련해서 필요한 일들을 리스트업 해보았는데, 우리 회사에 있었던 문제 중 하나가 채용과 관련해서 잠재 지원자들이 회사에 대해 알 수 있는 정보가 거의 없다는 점이었다. 페이히어를 검색하면 몇몇 기사 이외엔 정보가 별로 없어서, 지원자들이 우리가 어떤 회사인지 알기가 어려웠다. 여태까지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인력을 구성해왔기 때문에 이런 요소들이 굳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회사가 점점 성장할수록 새로운 인력이 계속해서 필요하고, 우리에게 맞는 사람이 잘 합류하려면 회사에 대한 정보를 잘 정리해서 알리는 일이 필요했다. 그래서 나에게 주어진 미션은: 노션을 이용해서 회사 채용 페이지를 만드는 것이었다. 노션을 이용해 회사 페이지를 만들어 놓은 스타트업들이 많았고, 회사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채용 공고까지 함께 기재함으로써 잠재 지원자들이 회사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좋은 도구였다.




이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나는,

1. 나만의 페이히어 X 노션 프로젝트 페이지를 만들었다. 

페이지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전에, 다른 회사들은 어떻게 만들었는지 열심히 구경해보았다. 잘 만든 회사들이 정말 많았다. 구경하면 구경할수록 자신감이 점점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물론 우리 회사보다 규모도 크고 잘 갖춰진 회사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더 멋있어 보였던 것도 있지만, 그 정도 퀄리티와 내용으로 내가 잘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이 자주 들었다. 그래도 좋은 참고 자료가 많음에 감사하고, 채용 페이지에 주로 담기는 항목들을 리스트업했다. 그리고 텍스트 배치, 디자인, 컨셉 등등 참고할 수 있는 사항들을 나름대로 정리했다.


2. 우리 회사를 표현하는 문장들을 고민하고, 듣고, 적었다.

다른 회사 페이지들을 보면서 느낀 점은 그 회사를 표현하는 텍스트들을 모아 놓았다는 점이었다. 회사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문장들의 총집합 같은 느낌이랄까. 그렇다면 우리 회사는? 

이미 만들어져 있었던 슬로건과 더불어 우리가 가고자 하는 지향점이 무엇인지, 우리는 어떤 점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지, 지금까지 봐온 회사의 모습은 어떤지 생각을 많이 해봤고, 내 나름대로 적어갔다. 이 과정에서 준기님께서 sync를 진행하시며 하셨던 좋은 워딩들, 다른 분들이 던져주신 좋은 워딩들을 기억해 두었다가 페이지에 녹이기 위해 노력했다.

생각나는대로, 들은대로 끄적여 본 문장들


3. 디자인 팀과 미팅을 진행했다.

회사에 있으면서 다른 직군 분들과 정식 미팅을 내가 진행한 건 처음이었다. 몇몇 미팅에 들어간 적은 있었지만, 나는 단순히 듣기 포지션에 있었던 적이 많았다. 채용 페이지의 내용을 채워 넣는 건 어떻게든 하면 되는데, 들어갈 이미지를 만들거나 전체적인 레이아웃을 꾸미는 건 디자인적인 감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내가 이것저것 해봤는데 도저히 마음에 안 들어서 디자이너 분들의 도움이 절실했다. 나름대로 준비를 해서 미팅을 진행했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나 더 나은 방법에 대해 논의가 될 수 있었던 시간이라 좋았다. 그 전에는 디자인 없이 텍스트만 있어서 계속 허전한 느낌이 들었는데,  디자이너 분들이 작업을 시작해주시고 나니 페이지가 제 모습을 찾아가는 듯했다.

뭔가 허전한 전-알찬 느낌의 후


4. 동료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원자 입장에서, 어떤 사람들과 일하게 될까에 대한 부분은 항상 궁금한 요소다. 그런 맥락에서 회사 구성원들의 프로필을 넣어 놓은 회사, 몇몇 구성원의 인터뷰를 실은 회사, 단체 사진을 넣어 놓은 회사 등등 다양했다. 단체 사진을 찍거나 프로필 사진을 찍기엔 여러 가지로 좀 애매하기도 했고, 동료 분들을 인터뷰하고 싶었던 사심을 담아 몇몇 분들만 먼저 인터뷰를 진행해보기로 했다. 


경영지원 보경님을 시작으로 CTO 성현님, 마케터 경주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너무 재밌었던 시간이었다. 평소에 일하면서는 듣기 힘들었을 이야기들, 평소에 궁금했던 이야기들을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어 내내 즐거웠다. 소중한 동료가 열심히 걸어온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나 스스로 동기부여도 많이 되었고, 이렇게 멋진 동료와 함께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해지는 시간이었다. 각자의 위치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더 멋진 회사를 함께 만들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들에 한편으론 마음이 찡하기도 했다. 세 분 모두 인터뷰할 때 느낌이 달랐는데, 공통점이 있었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 동료들이 인터뷰 덕분에 본인의 생각을 오랜만에 정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말씀해주셔서, 협조해주신 동료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 뿌듯했다. 후다닥 진행했지만 진행하길 참 잘한 시간이었다. (워낙 말씀들을 잘해주셔서 정리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린 건 비밀ㅎㅎ)




내용 구성을 마치고, 열심히 쓰고, 워딩 수정을 하고, 디자인을 입히고, 최종 검토를 마쳐 약 한 달만에 채용 페이지가 완성되었다. 다른 몇몇 업무들을 처리하면서 만드느라 시간이 꽤 오래 걸렸는데, 드디어 결과물이 나와서 뿌듯하면서도 후련한 기분이었다. 회사 홈페이지에서 회사 소개 부분을 클릭하면 이제 내가 만든 페이지가 보인다는 생각에 알게 모르게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 회사에 관심을 가질 사람들이 이 페이지를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이제 1차적으로 오픈했으니 회사가 성장하면서 더 다양한 내용들을 계속 추가해가고 싶은 생각도 든다. 


채용 페이지를 만들고 나서 보니까 회사에 대해서 참 다양한 생각과 고민을 했더라. 기본 소개 워딩부터 시작해서 페이히어가 걸어온 길, 우리가 일하는 방식, 우리의 문화, 회사의 가치, 동료들의 이야기, 채용 프로세스 등 하나의 페이지 안에 많은 이야기가 녹아들어 갔다. 짧지만 몇 개월간 회사를 관찰하며 느낀 우리의 문화와 가치, 많은 분들이 오랜 시간 치열하게 고민하며 만들어지고 있는 우리의 프로덕트, 그리고 열심히 쌓아 올려지고 있는 페이히어라는 회사에 대해 내가 직접 적어 내려 갈 수 있음에 참 값졌던 미션이었다. 달기도 하고 쓰기도 한 피드백을 받으며 스스로에게 칭찬도 하면서 동시에 새롭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앞으로 수행할 다양한 미션들의 기반이 되어준 느낌이랄까. 백퍼센트 만족스러운 결과물은 아닐지라도, 이 일을 마무리한 나 자신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페이히어 채용 페이지 구경하기
https://www.payhere.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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