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빙글뱅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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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의 이유가 단 한 가지인 경우는 없다고 하지 않던가? 내 경우도 그랬다. 연차는 쌓이고 이번 승진을 이후로 더 올라갈 곳은 없어 보이고, 내 인생에서 오늘이 제일 젊은데 이곳에서 더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졌달까. 말할 수 없는 고난과 끝없던 고민의 시간은 차치하더라도.
회사생활 자체에 대한 회의가 점점 심해졌고, 그러다 결국은 직장인의 89% 정도는 고민한다는 - 그럼 회사 말고 뭘로 돈 벌 수 있는데? - 를 내내 고민했다. 시간은 가고, 하지만 퇴근하면 피곤하고. 결국 해답은 찾지 못했다. 남들은 다 쉽게 쉽게 스마트 스토어도, 유튜브도 블로그도 하는 것 같은데 내가 시작하려면 주제부터 결정하지 못하는 끝없는 굴레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그러나 퇴사는 결정했다. 하나의 문을 닫아야 다른 문을 열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열고 있던 문이 평균은 됐기에 붙들고 있었고, 그래서 늘 새로운 문을 열지 못했다. 이 결정이 아니면 수많은 헤드헌터들이 경고했듯이 이 회사에서 정년퇴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아직도 이 결정이 좋은 결정이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적어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멀지 않은 미래에 이 결정이 잘 한 결정이 되도록 만들어야겠지!
그렇게 한량이 된 지 이제 곧 2달. 이렇게 백수가 되지 않았더라면 결코 알 수 없을 것들을 경험하게 됐다. 100% 공감이란 것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처럼 실제로 경험을 해 본 것과 간접 경험은 엄청난 차이가 있으니까.
- 사람 도리를 하면서 사는 일이 점점 어려워진다
- 가만히 있어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 집에 있는다고 해서 모두가 집안을 유튜버처럼 가꾸는 건 아니다
- 오히려 백수의 시계는 더 빠르게 흐른다
그런데 그중 제일은, 아직도 내가 뭘, 어떻게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점이다. 다른 회사를 찾아서 다시 일을 하고 싶은 걸까? 아니면 내가 끌어가는 무언가를 하고 싶은 걸까?
이렇게 혼돈과 혼란의 시기를 보내는 와중, 무직자인 내게 두 번째 아이가 찾아왔다.
내 인생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새로운 문, 있긴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