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에서 진동이 울린다. 광고 문자다.
고객님께만 드려요~
팝업을 보고 나는 속으로
"웃기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정말 부끄럽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속았었다.
진짜, 내게만 주는 소식인 줄 알고
열심히 참여했었다.
순진한 나를
순진하지 않은 나로
만든 것은 세상이었다.
내게만 주는 소식은 없었다.
내게만 주는 혜택은 택도 없는 것이었다.
세상이 내게만 친절할 일은 없는 것이었다.
인스타를 보면 많은 부업 광고가 있다.
하루에 이십만 원씩 벌어요~
(심지어 어떤 거는)
하루에 백만 원 벌어요~
돈 걱정에서 해방됐어요~
집에서 받아쓰기만으로 이만큼 벌어요~
혹하기도 하다.
그런데 바로 이어서 합리적 의심이 든다.
그렇게 돈을 버는데 왜 굳이 사람을 모으는가?
나만 벌면 더 좋을 걸 왜 굳이 널리 알리는가?
팔랑귀인 나는 굳이 클릭하거나
알아보지 않으려 했다.
그래도 궁금했다.
네이버에 인스타 부업을 검색해 봤다.
세상에,
인터넷을 활용한
일종의 보이스피싱이란다.
구체적인 피해 사례들이 공유되어 있었다.
물론 다 보이스피싱이겠냐만은
내가 본 광고가
어떤 이의 피해 사례로
떡하니 올라와 있었다.
기가 막혔다.
이렇게 대놓고 보이스피싱?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우와, 법이 무섭지 않은가?
각박한 세상이다.
물가는 치솟았고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은 혼돈이며
경제는 암흑이다.
월급은 제자리이고
지출은 갈수록 늘어난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민의, 약자의 틈을 노리는
보이스피싱이 성황이다.
미쳤다.
보이는 정보는 난무한데
믿을 수 있는 정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보고 싶지 않은 것,
볼 필요가 없는 것까지도
내 눈앞에
쏟아지는 세상이다.
그런데 그 안의 팔 할은 거짓인가 보다.
모든 게 쉬워진 세상인 것 같지만,
의외로 쉬워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여전히 성실한 노력만이
그래도 제값을 할 뿐이다.
비트 코인, 주식, 부동산 투자, 구매 대행...
으로 돈을 벌려면
그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덤볐다가
눈 뜬 채 코를 베일 것이다.
결국 나의 고지식함이 고개를 든다.
여전히 똑똑한 삶은 정직한 삶이다.
여전히 성공의 방법은 성실한 삶이다.
나의 고지식함이
사기로부터
나를
보호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