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나 님의 인터뷰
네 번째로 만날 인터뷰이는 내면의 열정을 취미로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소개받았다. 이제까지 만난 분들과는 다르게 내성적이라는 귀띔을 듣고 한껏 긴장한 채로 앉아있는데, 엥? 너무 경쾌하게 들어오시잖아?
Q. 한나 님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트리플 라이프를 살고 있는 조한나입니다. 취미로 폴댄스를 시작했지만, 주객전도 되어서 취미가 제 인생의 주가 된 삶을 살고 있어요.
내성적이라 할 말도 잘 못하는 성격이라고 들어서, 긴장했는데 전혀 아니신 것 같아요. ‘친구의 친구’ 인터뷰를 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긴장하면 말을 더 많이 하는 타입이에요(ㅎㅎ) 원래는 엄청 쫄보에다가 소심해서 말도 잘못해요. 며칠 전에 은샘이(세 번째 인터뷰이)가 ‘친구의 친구’를 설명해주면서 인터뷰를 권유했어요. 인스타그램, 브런치, 유튜브를 통해 전 인터뷰들을 다 봤는데 정말 재밌어 보이는 거예요. 제가 낯도 많이 가리고 제 이야기를 잘 안 하는 성격인데, 2020년이 다가오니까 새로운걸 좀 더 많이 해보자는 마음에 용기를 내서 하겠다고 했어요. 저로써는 도전인 거죠.
Q. ‘친구의 친구’를 통해 도전을 하다니 영광이에요. ‘트리플 라이프’는 무엇을 의미하나요?
스파이들이 보통 더블라이프를 산다고 하잖아요. 이중생활이요. 그런 면에서 저는 트리플 라이프를 사는 것 같아요. 삼중 생활?! 첫째는 개인 조한나예요.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드러나는 개인적인 제 모습이죠. 둘째는 사회인으로서의 조한나예요. 회사에서의 생활이겠죠.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폴댄서로서의 조한나예요. 취미라고 하기에는 제 삶에서 폴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져버렸어요. 개인과 사회인으로서의 조한나는 자기표현을 잘 안 하지만, 폴댄서로서의 조한나는 과감하고 자기표현을 잘해요. 제 안의 또 다른 자아가 나오는 느낌이랄까? 저의 세 가지 모습이 분리되어있지만 모두 조한나예요. 그런 의미에서 트리플 라이프를 살고 있죠.
‘트리플 라이프’라니, 한나 님을 잘 표현하는 단어네요. 독특해요. 각 라이프를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우선 개인 조한나는, 내 사람들에게는 모든 걸 퍼주는 사람이에요. 그렇지만 정말 개인적인 사람이죠. 감정을 잘 안 드러 내고, 어려워해서 친구들이 서운해할 때가 많아요. ‘왜 너는 그런 일이 있었는데 말을 안 했어?’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사회인으로서의 조한나는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초보 사회인이지만 나름대로의 입지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고군분투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폴댄서 조한나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저의 모습이에요. 폴댄스를 시작한 지 2년 정도 되었는데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한 거니까 배움 그 자체로 만족했지만, 실력이 늘면서 욕심이 나더라고요. 공연도 하고 싶고, 안무도 직접 창작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죠. 그래서 사실 요즘은 취미에서 더 나아가 무언가를 하고 싶긴 한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이렇듯 폴댄서 조한나는 제 삶의 에너지예요. 힘들거나 우울할 때는, 제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면서 ‘아 내가 이랬었지. 이게 바로 나야. 내일은 더 잘할 수 있어.’라는 생각을 하죠. 폴댄스는 내일의 나를 기대하게 만들어요.
한나 님의 인스타 계정을 봤어요. 폴댄스에 대한 기록을 엄청나게 해 두셨더라고요.
네 맞아요. 폴댄스를 시작하고 나서, 영상과 사진으로 그 과정을 남기고 있어요. 취미활동을 기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노출이 있는 의상 때문에, 이상한 DM(인스타그램 메시지)들이 오고 안 좋은 댓글들이 달릴 때가 있어요. 그래서 SNS로 기록하는 것이 꺼려질 때도 있죠.
* 조한나 님의 인스타그램 계정 : @zohotna
Q. 조금 민감한 질문일 수 있는데, 폴댄스의 사회적 인식이 어떤가요?
저는 폴댄스가 예술의 일종이고 건강한 취미라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스트립클럽에서 옷을 벗는 춤이라고 보는 시선이 꽤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속상하죠. 심지어 친구여 도 댓글로 ‘왜 이렇게 야해?’라는 댓글을 달더라고요. 물론 폴댄스가 스트립클럽에서 시작된 역사가 있지만, 지금은 아니죠. 인식이 좀 좋아졌으면 좋겠어요.
안 좋은 댓글도 달리고, 기분 안 좋은 DM이 올 때도 있는데 공개 계정으로 활동하시는 이유가 특별히 있나요?
사실 원래는 비공개 계정이었어요. 그런데 재미가 없더라고요. 왜냐하면 폴댄스의 인스타 커뮤니티가 굉장히 커요. 전 세계적으로 폴댄서들이 많고 교류가 활발해서, 폴댄스 관련 해쉬태그를 달면 ‘너 동작 멋있다. 나 그 동작해봐도 돼?’ 등의 피드백을 서로 주고받아요. 이런 소통이 좋아서 공개 계정으로 전환하고 서로 태그 하면서 교류하고 있어요. 공개로 전환하면서 안 좋은 점도 있지만, 그건 그 사람들의 문제고 우리의 문제는 아니잖아요. 우리가 잘못한 건 없으니 숨을 필요 없어요. 당당하게 공개하는 거죠. 이제는 더 이상 나 혼자만 하는 취미가 아니라 나를 드러내고 대표하는 무언가가 되어버렸어요.
Q. 많고 많은 춤 중에 폴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이건 좀 웃긴 일화가 있어요(ㅎㅎ). 고등학교 때 영화를 소개하는 수업이 있었어요. 그런데 하루는 만우절날이었는데 친구들이 선생님을 놀려주려고 야한 동영상을 틀자고 하더라고요.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영화를 소개하는 척 영상을 틀었는데 야한 동영상이 나왔어요. 그런데 그 영상이 마침 어떤 여자가 굉장히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폴댄스를 추고 있는 장면이었던 거예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선생님의 반응이 저희의 예상과 달랐던 거예요. '얘들아 이것도 예술이란다. 정말 쉽지 않은 거야.'라고 하셨어요. 그때부터 폴댄스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 이후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베트남계 호주인의 폴댄스 영상을 접하게 되었는데, 정말 예쁘고 멋있었어요. 한눈에 반한 거죠. 충격이었어요.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건, 크게 아프고 나서에요. 취업을 준비하던 중 크게 아팠던 시기가 있는데 그때 생각했어요. '아, 내가 행복하려고 사는 건데 왜 내가 좋아하는 것도 못하고 있을까. 이러다가 당장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하고 싶은 건 하고 살아야겠다.' 그 후 어느 정도 회복하고, 당장 폴댄스 수업을 등록했죠. 폴댄스를 시작하니, 에너지가 나오고 자신감도 생겨서 취업도 하게 되었어요.
원래 춤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춤을 직접적으로 배운 적은 없어요. 처음 남 앞에서 춤을 추게 된 건 초등학교 오 학년 때였어요. 친구가 장기자랑 같이 나가자고 끌고 가서 베이비복스 노래에 춤을 추게 된 거예요. 그 이후로 춤에 재미를 붙여서 다음 해에는 이효리의 텐미닛으로 혼자 장기자랑에 나가기도 했어요.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서도 장기자랑 나가고 댄스부에도 들어갔죠. 다른 고등학교에 찬조공연 간 적도 있어요. 대학교 때는 응원단에서 활동하기도 하면서, 꾸준히 춤을 췄네요.
Q. 폴댄스를 처음 시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도 주위에서 그 질문을 많이 받아요. 제가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학원을 찾는 것이에요. 본인과 잘 맞는 학원을 찾는 게 중요해요. 그래서 일단은 일일 체험, 원데이 클래스 같은걸 먼저 해보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생각보다 폴댄스학원이 동네에 한두 개 정도 있을 정도로 많아요. 이벤트로 무료체험을 제공하는 학원도 있어요. 아니라면 보통 1-2만 원대로 원데이 클래스가 가능해요. 그렇게 먼저 경험을 하고, 학원을 등록할 때에는 이것만 명심하시면 될 것 같아요. 전문가반을 들으라고 강요하는 학원에 가지 않기! 전문가반을 수강하면 단기간에 강사 수준의 실력을 갖출 수 있다고 유혹하지만, 쉽지 않거든요. 비용도 굉장히 비싸고요. 은근히 유혹당해서 돈을 낭비하고 상처 받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아, 그리고 이건 꿀팁인데 1인 1폴이 가능한 학원을 가야 해요. 한 사람당 한 폴을 잡을 수 있는 곳에 가야 시간 대비 많은 양의 연습을 할 수 있고 폴을 차지하기 위한 감정싸움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꼼꼼히 봐주시는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중요해요. 인스타 업로드용 보여주기 식 수업을 하는 곳 말고 개인의 조건에 맞추어서 수업해주시는 선생님을 만난다면 잘할 수 있을 거예요.
운동신경이 없어도 할 수 있나요?
무조건 할 수 있어요. 저는 운동 자체를 엄청 싫어하거든요. 등산하는 사람들한테 '어차피 다시 내려올 건데 산에 왜 올라가?'라고 말할 정도예요. 그런데 폴댄스를 하고 나서 지구력, 근력이 많이 생겼어요. 처음 도전하시는 분들은 춤도 못 추고, 힘도 없어서 못하겠다고 하시는데 괜찮아요. 어떻게 처음부터 잘하겠어요. 유독 폴댄스가 힘이 들 것 같은 취미라는 건 저도 알아요. 그렇지만, 기초 능력이 없어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저도 진짜 근력이 없었거든요. 하다 보면 성취감도 생기고 욕심이 생겨서 괜히 집에 가서 윗몸일으키기 하면서 더 잘하려고 하고 그랬어요. 운동능력이 정말 1도 없어서 다른 사람들보다는 힘들었지만 제가 했으니 다들 할 수 있어요.
처음 폴댄스를 시작하면 어떤 것을 하나요?
처음에는 일단 폴 주위를 걷는 것부터 시작해요. 힘이 전혀 들지 않는 동작들이죠. 그러다가 매달리기 시작해요. 밧줄을 타고 올라가는 것처럼 발과 무릎, 팔을 이용해서 매달리는 거예요. 간단한 것부터 시작해서 점점 발전하면 되니까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학원에도 처음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와요. 그리고 폴댄스를 하면, 의도하지 않았지만 군살도 빠지고 근육이 생겨서 몸매가 예뻐져요. 생각지도 못한 부가적인 혜택이랄까?
Q. 폴댄스에서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동작이 있나요?
저는 팔다리를 길게 뻗는 동작을 좋아해요. 그리고 해마 자세라고 하는 뒤로 도는 동작도 좋아하고요. 폴댄스를 하다 보면 살도 쓸리고 멍도 들고 피가 나기도 하는데 동작을 성공했을 때 느껴지는 희열이 있어요.
허공을 걷는 듯한 동작을 본 적이 있어요. 정말 멋있던데.
아 그 동작은 '에어워크'라는 거예요. 폴댄스 영상을 보면 빈번하게 보이는 동작인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그래서 초보자들이 폴댄스를 시작하고 에어워크를 연습해서 SNS에 영상을 올리면 반응이 '우와!'라고 나오죠. 가성비가 좋은 동작! 가인도 예전에 뮤직비디오에서 에어워크를 선보인 적이 있어요. 그 후로 사람들이 많이 시도하는 동작이에요.
Q. 폴댄서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있나요?
저는 폴댄스 중에서도 이그조틱 폴댄스를 좋아해요. 이그조틱 폴댄스는 공연처럼 안무를 하는 폴댄스의 한 갈래예요. 저는 춤을 추는 것도 좋아하지만 직접 안무를 짜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 공연 음악을 고르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한 폴댄스 공연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어요.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요. 국내에는 아직 폴댄스 공연이 많지 않고, 초창기다 보니까 규정이 확립이 안되어 있어서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준비를 차근차근해나갈 거예요. 그러다 보면 좋은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까요?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가 온다잖아요. 항상 응원할게요. 폴댄스는 평생 취미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이 때 별로 폴댄스 부문이 따로 있어요. 60세 이상도 있고요. 유명한 폴댄서 중에 나이가 꽤 있는 사람도 있어요. 제 소원은 '90대 할머니 폴댄서'로 기네스북에 오르는 거예요(ㅎㅎ). 장수 폴댄서죠. 최고로 잘하지는 못해도 오래 꾸준히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한나 님에게 폴댄스란 한마디로 뭘까요?
음. 더 발전된 조한나를 기대할 수 있게 하는 것. 내일의 나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 삶의 낙, 원동력이에요.
Q. 폴댄스가 한나 님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아요.
네 맞아요. 저는 원래 모르는 사람한테 말을 절대 못 거는데, 폴댄스라는 공통 취미로 모인 사람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면서 사람들이랑 두루두루 좋게 지내는 법을 배우기도 했어요. 그리고 폴댄스를 하면 약간 자기 수련(?)을 하는 것 같기도 해요.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죠. 폴댄스를 하면서 나빴던 건 없어요. 제 인생을 좋게 만들었으면 좋게 만들었지 안 좋았던 건 없어요.
폴댄스를 사람들이랑 함께 하기도 하나요?
더블 폴, 트리플 폴 등의 종류가 있어요. 함께 한 폴을 사용하면서 모양을 만들기도 하고 춤도 추죠. 함께했을 때 아름다운 동작이 많아요. 이런 면에서 저는 폴댄스를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어렵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해내는 그런. 함께할 때 더욱 매력적인 게 폴댄스예요. 소울 메이트보다 더한 건 '폴 메이트'라는 말이 있어요. 함께하다 보면 유대감도 생기고 서로 도움을 주면서 발전해나가죠. 어려운 동작을 할 때는 옆에서 알려주기도 하고, 거꾸로 매달려 있으면 방향 감각을 잃기가 쉬운데 이때 방향을 알려주기도 하고요. 영상도 서로 찍어주고, 떨어지면 받아주기도 하면서 더욱 친해지는 것 같아요. 저희 원장님이랑은 사제관계를 넘어서 거의 가족 같은 사이가 되었어요(ㅎㅎ).
Q. 모르는 사람한테 말 잘 거실 것 같은데, 본인을 과소평가하시는 것 아니에요?
아(ㅎㅎ) 지금 이 인터뷰는 제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주제여서 그런 것 같아요. 원래는 진짜 말을 잘 못하거든요. 어릴 때 미국에서 살았어서 한국말도 잘 못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의 이야기를 듣기만 듣고 말을 잘 안 하게 되더라고요. 그게 습관이 되었는지 내성적인 성격이 되었어요. 모르는 사람이랑은 더더욱 대화를 못이어 나가죠. 친구 사귀는 게 어렸을 때부터 저한테는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래서 인간관계가 대체적으로 좁고 깊어요. 친구가 많지는 않지만 관계가 깊은 친구들이 대부분이에요.
친구랑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잖아요. 한나 님만의 노하우가 있을까요?
저는 친구가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여요. 맛있는 초콜릿을 알게 되면 초콜릿을 좋아하는 친구한테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그리고 친구의 프사가 바뀌면 무슨 일 있냐고 먼저 물어주고요. 넓은 관계를 만들고 싶긴 한데, 제 성격이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Q. '친구의 친구'라는 관계는 어떠신가요?
유독 제 친구의 친구가 제 친구의 친구인 경우가 많아요. 어린 시절 미국에서의 소꿉친구가 현재 한국의 동네 친구랑 친구가 된 경험, 대학 동기가 중학교 친구랑 친구였던 경험이 있어요. 그럴 때 느끼죠. '진짜 착하게 살아야겠다. 세상 좁다' 친구의 친구는 내성적인 저에게도 어려운 존재는 아닌 것 같아요. 잠재적인 친구 느낌? 그렇지만 그냥 '친구'랑은 다르니까, 공통된 관심사나 연결고리가 있으면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오늘 '취미'를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것처럼요.
저희가 그리고 있는 이상적인 '친구의 친구' 커뮤니티의 미래(?)를 이렇게 직접 듣게 될 줄 몰랐어요. 감격스럽네요. 공감해주신다니.
'친구의 친구'들을 통해서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도 듣고, 함께 소통하는 게 정말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 응원해요. 다 모여서 여행가도 재밌을 것 같아요.
Q. 최근에 알게 된 새로운 관계 중에 영향을 받은 사람이 있나요?
그 어떤 경험보다, 제 주위 사람들로부터 받는 영향이 큰 것 같아요. 그 예로 최근에 다니고 있는 폴댄스 학원에서 파티를 했거든요. 학원에 같이 다니는 언니 중에 일 벌이는 거 좋아하는 언니가 있어요. 그 언니가 디제이 박스, 조명을 직접 구매해서 설치하고 안개 뿜는 기계(?)까지 세팅을 해서 파티를 주도하는 거예요. MC도 직접 하면서 게임도 진행하고요. 저라면 진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와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면서 엄청난 자극을 받았어요. 정말 세상에는 나랑 다른 다양한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나면서 시야를 넓히고 싶어요. 그러려면 밖에 좀 나가야겠죠. 사실 제가 집순이거든요.
Q. 마지막 질문이에요. 한나 님 나이는 정말 고민이 많은 시기일 것 같아요. 2019년 마무리를 앞두고 같은 시기의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그렇죠. 이제 2020년, 서른 살을 맞이하잖아요. 20대가 마냥 계속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훅 끝나버렸어요. 저는 제가 스물아홉이 될 줄 몰랐거든요. 2020년에는 다들 새로운 걸 많이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본인이 편하게 생각하는 바운더리 바깥에 있는 새로운 일을 무작정 시작해보세요. 저도 그럴 예정이에요. 겁먹지 말고 인생 짧으니까 한번 질러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하고 후회하느니, 안 하고 후회하는 게 더 후회스럽잖아요. 저희 나이는 아직 무언가를 도전해볼 기회도 많고, 실패해도 되잖아요. 남의 눈치보기에는 아까운 시간들이에요.
한나 님 말을 들으니까 용기가 생기는 것 같아요. 진-짜 마지막! 내일의 한나 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다섯 글자로 요약한다면?!
겁내지 마라. 저는 쫄보기 때문에 항상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에요 이게.
모르는 사람 앞에서는 말도 잘 못한다지만, 2020년에는 더욱 넓은 세상으로 '무작정' 나가보겠다고 한다. 그리고 한번 '질러'보겠다고 한다. 눈에서는 빛이 났고, 목소리는 뜨거웠다. 마치 훨훨 날 준비를 하는 나비의 모습처럼.
조한나 님의 내일을 함께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2019.12.27
vol.1 '조한나'님의 인터뷰
글/ 친구의 친구
사진/ 유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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