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국영의 노래를 듣다가....
사실 올해 초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뭐 다른것은 없었고 그냥 번역기한테 중국어를 배우다 보니까 읽어서 이해하는 것은 어느정도 되지만 정작 말은 한마디도 못한다는 것이 왠지 좀 그래서였다.
게다가 내가 번역기한테 배운 중국어가 맞는지도 확인하고 싶었다.
사실그렇게 큰 기대를 안하고 갔었는데 참 좋았다. 선생님이 가르치는 방식이 나와 잘 맞는지 중국어 하나도 못하는 내가 가서 들을만했다. 물론 지금도 어려운 발음은 제대로 못하고(읽는데 매번 이상하다) 사성도 엉망으로 읽긴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 시간에 하는 것중 하나가 중국어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동요도 했고 가요도 하는데 등려군 노래 두개를 배웠다. 하나는 첨밀밀이고 또하나는 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이다. 첨밀밀은 가사가 딱딱 끊어져서 그렇게 어렵다는 생각이 안들었는데 워량대표아적심은 가사가 길어서 그런지 노래가 좀 어려웠다. 그래서 집에서 유튜브를 보면서 따라부르고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등려군 노래를 들으면서 따라불렀는데 누가 자긴 장국영 노래로 처음 들어서 그 노래가 떠오른다는 말을 했다. 그래서 장국영 노래는 어떤가 찾아보았다.
내가 본 유튜브 영상은 장국영 라이브 콘서트 영상이었다. 처음 나오는 장국영의 모습은 내가 어린시절 알던 그 장국영의 모습이었다. 노래를 부르고 그냥 따라부르는 데 왠지 뭐랄까 마음이 이상했다.
등려군은 노래를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사실 그냥 잘 모르는 외국 가수일뿐이었다. 하지만 장국영은 나의 어린시절을 함께한 추억의 인물이었고 그의 젊은 모습을 보고, 더이상 그를 볼수 없다는 것이 왠지 모르게 가슴이 아파왔다.
1990년대 홍콩 영화들이 매우 인기였다. 그리고 나도 홍콩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었다. B급 감성의 주성치 영화를 엄청 좋아해서 주성치가 나온 영화나 감독한 영화를 다 봤었고, 양조위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양조위가 나오는 영화란 영화는 다 봤었다. 그리고 왕가위감독의 영화도 엄청좋아해서 다 봤었던적이 있다
이런시기 당연히 당대 최고의 홍콩 영화 배우중 한명이었던 장국영 역시 많이 봤었다. 물론 난 장국영 팬은 아니었지만 수많은 영화를 봤었고 당연히 나에게는 친숙한 배우중 한명이었다.
왠지 장국영의 젊은 모습에, 왠지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더이상 볼수 없는 장국영, 단지 이런 영상만으로 그를 볼수 밖에 없는 모습이 왠지 뭐랄까 울컥하면서 그의 노래를 들으며 나 젊을때 이랬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젊을때..라는 단어가 떠오르니까 진짜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더 울컥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나 아직 철없이 살고 싶은데 말이다.
(나이 먹는거랑 철없는거랑은 상관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