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성과 원칙의 사이

무단 횡단 몇 번 해 보셨어요?

by 고양이날다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항상 시작해야지 하고 생각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영어 공부, 다이어트, 운동... 그 중에서 운동은 거의 모든 사람들의 새해 다짐이기도 하고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운동 좋아하는 사람들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싫어합니다. '바쁘니까, 어떤 운동이 맞는지 몰라서, 쑥스러워서' 심지어는 '아직 건강한데 안 해도 별 차이 없네' 이런 생각을 하다가 내일부터' 로 끝나곤 합니다.


운동 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 중 한 명인 저는 갑자기 하나의 계기가 생겨서 지금 운동 3일째 입니다.

얼마 전, 엄마가 갑자기 걷는 것이 불편하다고 하셔서 일주일 넘게 약을 처방받고 병원에 다니십니다.

나이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다리에 근육이 없어져서 허리가 조금만 힘들어지면 버틸 수가 없다고 합니다.

엄마와 체질적으로 닮은 부분이 많은 큰 딸로서 덜컥 겁이 났고 이번 주 월요일부터 주변 산까지 걸어가서 트랙을 하루에 2바퀴씩 더 돌고 오는 것으로 운동 계획을 잡았습니다.


3일째인 오늘, 집에 가는 길에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길은 큰 길도 아니고 차도 많은 편이 아니어서 많은 사람들이 찻길을 살펴보고 그냥 건너는 편입니다. 평소 무심코 보던 풍경인데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무단 횡단 위험한데' '차가 와도 그냥 천천히 건너가네.' ' 왜 다들 신호등을 못 기다릴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신호등 앞에는 저 혼자만 서 있었습니다.


무단 횡단의 사전적 의미는 '교통 신호를 지키지 않고 거리를 가로질러 감. 또는 횡단보도가 아닌 곳에서 도로를 가로질러 감' 입니다. .물론 어떤 경우 열 번에 한 번씩 정도는 횡단보도에서 무단 횡단을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신호등을 기다리는 편인 저는 머리가 '띵' 해 졌습니다. 무단 횡단은 무조건 나쁜 거니까 꼭 횡단보도에 서 있어야 되라는 식의 사고가 생각의 유연성을 방해 했던 건 아닌지, 또 내가 기다리고 있는 동안 위험하지 않게 횡단보도를 건넜던 사람들은 나보다 앞서가지 않았는지, 내가 살짝 내 가치관보다 목표를 더 중요시했다면 그 너머에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는지.


'이건 맞고 이건 틀려'라는 생각만 살짝 고치면 또 다른 것이 보이나 봅니다. 물론 누군가는 그래도 원칙은 고수해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원래 가지고 있던 그래서 항상 옳다고 생각하던 것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돌아보고 변화하는 사회에, 변화하는 인간 관계에, 그리고 변화할 나의 일들에 적용하고 수정해 나가는 작업을 해 볼 예정입니다.

운동 마치고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생각해 봅니다.


거리를 가로질러 가는 무단 횡단 말고 횡단 보도에서 안전할 때 하는 무단 횡단은 한 두번 해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