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 식민주의, 인종차별을 묵인한 기독교 교회
교회의 나태는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라, 역사적 죄악이었다. 신학적으로 나태(acedia)는 고전적 의미에서 단순한 무기력이나 미온적 태도를 의미하지 않는다. 중세 영성 전통에서 acedia는 단순한 게으름이나 무기력이 아니라, 신이 요구하시는 선(善)을 향해 나아가야 할 의무의 적극적 포기를 의미하는 중대한 죄로 이해되었다. 특히 수도원 전통에서는 acedia를 사랑(agape)과 덕성의 성장을 방해하는 근본 악으로 간주했다.
중세 스콜라 신학에서는 이 죄를 명확하게 빠뜨림의 죄 또는 (하야 할 것을) 하지 않음의 죄(peccatum omissionis)라고 정의했다. 아퀴나스는 Summa Theologiae II-II, q.79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Peccatum omissionis est relinquere id quod aliquis tenetur facere.”(빠뜨림의 죄란, 사람이 해야 할 것을 방치하는 것이다.)
이 표현은 acedia가 단순히 '소극적 태만'이 아니라, 신이 명령한 선행을 의도적으로 회피함으로써 발생하는 적극적 죄임을 강조한다.
또한 아퀴나스는 Summa Theologiae II-II q.35, a.1에서 아케디아(acedia)를 다음과 같이 신학적으로 규정했다.
“Acedia est tristitia de bono divino.”(아케디아란 하나님의 선(善)에 대한 무감각 혹은 냉담이다.)
곧 신학적으로 acedia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선함, 곧 정의, 자비, 연대, 사랑을 향해 나아가야 할 영적, 윤리적 의무를 거부하는 상태라는 말이다.
아퀴나스 이전에 4세기 수도승 에바그리우스(Evagrius Ponticus, 345~399)는 그의 저작 <Πρακτικός> 에서 수도 생활자의 주요 유혹과 죄를 “ὀκτώ γενικώτατοι λογισμοί”(여덟 가지의 일반적 유혹)으로 분류했고, 그 가운데 여섯째로 아케디아(ἀκηδία), 곧 나태를 들었다.
그는 아케디아가 단순한 나태한 감정 상태가 아니라, 수도승이 일정한 영적 노동, 곧 기도, 경건 생활, 공동체 규율을 수행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는 “영적 유혹”으로 간주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케디아는 ‘수도승이 마땅히 해야 할 선한 노동을 포기하도록 몰아간다.’(Acedia impellit monachum laborem bonum deserere.)고 말했다. 이는 아케디아가 단순한 정서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실천해야 할 선을 버리는 죄스러운 행위임을 의미한다.
카시아누스(Johannes Cassianus, 360~435)는 그의 저서 <수도 규범서>(De institutis coenobiorum), 10권 전체를 아케디아에 할애하며, 이를 수도승의 영적 삶을 파괴하는 가장 치명적인 악 가운데 하나로 규정했다. 카시아누스는 아케디아를 단순한 권태나 감정적 무기력으로 보지 않고, 수도승을 본래의 선한 목적(propositum boni)에서 이탈시키는 죄, 곧 영적 방기(omissio)의 악으로 이해한다.
그의 논지는 다음의 원문에서 잘 드러난다.
“Acedia ... mentem fatigat, ut monachum a proposito suo avertat.”(아케디아는 ... 마음을 지치게 하여 수도승을 그의 목적에서 돌아서게 한다.) - Institutes X.1
후세 학자들이 인용할 때 이 진술은 흔히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Vitia quae monachum a proposito boni avocant.”(수도승을 선한 목적에서 이탈시키는 악.)
카시아누스에게 아케디아는 해야 할 선행을 시작하거나 지속하는 것을 중단하게 만드는 죄이며, 기도, 독서, 노동과 같은 수도사의 일상적 영적 노동 전체를 마비시키는 병리이다. 따라서 아케디아는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니라, 중세 영성 전통에서 대표적인 ‘해야 하는 것을 하지 않는 죄’의 전형이며, 영적 게으름이 아니라 선의 포기라는 적극적 악으로 규정된다.
중세에서 나태, 곧 ‘해야 할 것을 하지 않는 죄’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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