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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Jun 22. 2021

윤석열의 X파일이 미끼라고?

노름의 끝장을 보여주는 것이 정치판에서 이재명과 윤석열은 조심해야 한다

근대 독일제국을 완성시킨 비스마르크 수상은 지나가는 사람들이 평복을 입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자 탄식했다는 전설이 있다. 곧 사람들은 비스마르크의 인격이 아니라 그의 제복으로 상징되는 권력에 인사를 했다는 것이다. 윤석열도 검찰총장의 옷을 벗고 나니 사방에서 만만하게 보고 그를 물어뜯으려 덤빈다. 이번 X파일 사태도 그 연장선상에서 파악하면 본질이 보인다.    

  

사실 윤석열은 검찰 내에서 이단아적인 인물이었다. 늦은 나이에 고시를 패스하여 검찰에 들어와 출세에는 큰 관심이 없고 무소의 뿔처럼 자신의 소신을 관철한 것으로 유명했다. 그러한 소신으로 결국 박근혜의 탄핵에도 일조를 한 바가 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물론 조국도 그의 그러한 ‘강직함’을 믿고 검찰총장에 임명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 조국과 정면 대결을 하면서 그의 소신과 강직함은 물불을 안 가린다는 것이 확인되어 여권과는 대립하는 인물로 세간에 각인되었다.      


그런 그가 현재는 야권의 차기 대통령 후보로 회자되고 있다. 그런 ‘독불장군’인 윤석열을 둘러싼 소문이 없을 수가 없다. 그래서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이 언론의 제목을 장식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이른바 그 X파일이 전혀 새로운 것을 담고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이준석이 말하는 대로 그것이 ‘결정타’를 담고 있었다면 검찰총장에 오를 때 치명상을 입혔을 것이기 때문이다. 백번 양보해서 그 X파일에 그 결정타가 있다고 해도 현재 그의 대중적 인기로 얼마든지 피해 갈 수 있다고 보인다.     


문제는 그 X파일이 언론에서 소화되는 과정이다. 뜻밖에 야권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이 언론에 터뜨리고, 이준석은 여당에서 내용을 공개하라고 치고 나온다. 그리고 여당은 신중하게 관망만 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윤석열 진영에서는 이번 주말쯤에 대권 출정 선언을 하겠다고 공표했다. X파일을 둘러싼 정치권의 기류가 결국 윤석열을 각 정파의 이익에 맞게 길들여 보겠다는 심산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정치가는 국민의 인기로 살고 죽는다. 윤석열 진영도 이 진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X파일이 핵폭탄 급의 ‘사실’을 담고 있다고 해도 개의치 않는 것이다. 수구 언론들이 윤석열을 길들이고자 하지만 그리 쉬울 리가 없다. 그런 면에서 윤석열은 이회창이나 반기문과는 결이 다르다. 안철수와 닮은 모습이 보인다는 의견도 있지만 전혀 아니다. 윤석열은 그리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다. 만만히 보고 덤비다가 손을 델 수 있다.   

  

윤석열도 인간이기에 분명히 약점이 있을 것이다. 더구나 한국의 검찰에서 평생을 보낸 인물이니 먼지가 묻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근묵자흑이 아니던가! 그러나 한국 정치계에 때 묻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다 그 나물에 그 밥이다. 그럼에도 굳이 X파일을 여권이 아닌 야권에서 들고 나온 것은 윤석열의 독자행보에 위기감을 느낀 야권의 길들이기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힘은 물론 내로라하는 언론이 윤석열에게 짜증을 내도 그는 여전히 정중동의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그의 주변 인물들이 아마추어적으로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볼 때 현재의 윤석열의 행보는 최선의 길을 가고 있다.

    

X파일의 내용이 무엇이든 윤석열에게 결정적 타격을 입힐 수가 없다. 그 자신이든 아내나 장모든 이미 10여 년 전에 벌어진 일을 이제 와서 복기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더구나 여당이 아니라 정보력이 부족한 야권에서 모은 자료는 이미 인터넷에서 떠도는 것 이상의 내용을 담은 것일 수가 없다. 장성철이 언론에 발표한 내용을 보아도 새로운 것이 있다기보다는 소문을 ‘정리한’ 수준의 것일 가능성이 크다.     


사실 X파일은 정계만이 아니라 검찰과 언론에서 가장 많이 퍼져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과거에 보면 사실보다는 정략적 의도로 가공한 것이 더 많다. 그런 속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윤석열은 이에 대한 대응책은 충분히 마련했을 것이다. 현재 윤석열이 X파일에 어떤 대응을 하든지 그에 대한 의구심은 소멸되지 많을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만약 지금 윤석열이 물러난다면 사람들은 X파일이 진실이라고 믿게 될 것이다. 그런 결과를 윤석열이 예상하지 못할 리가 없다. 그리고 적극 부인한다고 해도 사람들의 이목이 그 자신이 아니라 X파일에 더 집중될 것이다. 이 또한 윤석열이 모를 리가 없다. 그러니 그의 최선책은 X파일이라는 미끼를 물지 않는 것이다. 무시하고 그냥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다. 사실 윤석열은 지금 대선에 출정을 하여 패배를 해도 잃을 것이 없다. 전직 검찰총장이라는 후광만으로도 그의 노후가 충분히 보장이 된다. 아쉬울 것이 전혀 없는 것이다.     


그런 윤석열이 대권을 노리고 있다. 전에 말한 대로 그의 대운이 자오충의 상황에 있다. 당연히 소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니 문제가 조용해지는 것은 그의 사주의 격국에 맞지 않는다. 오히려 그를 둘러싼 소란이 커질수록 그의 운대로 가는 것이니 윤석열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장성철의 말에 따르면 X파일의 내용이 윤석열의 신상이 담긴 문건 하나, 그와 처와 장모의 의혹이 담긴 문건 하나라면 더욱 떨 것이 없다. 그의 말을 그대로 옮겨본다.   

   

“인사청문회 때 한 번씩 걸러진 것도 있고, 지금껏 나온 의혹을 총정리한 것이다. 저는 대부분 알고 있으니 새로운 의혹은 아니고 ‘한 번쯤은 들어본 것 같다’고 평가한다.”   

  

그 스스로 새것이 없다고 자인한 것이다. 게다가 이준석에게 전달하려고 시도했으나 응답이 없었다는 사실도 자인했다. 야당이 보기에도 별 것 없다는 소리이다. 그럼에도 야권에서 이리 변죽을 울리는 것은 윤석열 길들이기로 밖에는 다른 해석이 안 된다. 그 속내를 윤석열 정도 되는 인물이 모르리가 있겠는가? 야당으로서는 국민의 인기가 절정인 윤석열을 최대한 이용하여 정권을 교체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것이다. 다만 윤석열의 결이 국민의힘과 완전히 일치한다고 볼 수 없는 노릇이니 사전에 단단히 길을 들여 이른바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는 심산이다.


사실 윤석열로서는 정치에 뛰어들기에는 경험, 돈, 조직이 모두 부족하다. 그런 입장에서 기존 정당에 들어가 그 조직과 돈을 이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으로서도 박근혜 계파가 엄연히 살아 있는 상황에서 구원(舊怨)이 남아있는 윤석열에 대하여 그리 호락호락하게 당할 수만은 없는 노릇일 것이다.   

  

윤석열은 국민의힘의 돈과 조직이 필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꼭두각시가 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전 글에서 밝힌 대로 그는 소통 능력이 전혀 없어 보인다. 그래서 일부 언론은 그가 반기문을 반면교사로 삼아 호들갑을 떨지 않으려다가 안철수의 실패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도 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윤석열은 반기문도 안철수도 아니다. 그는 그만의 길을 지금 가고 있다. 그 길이 어디로 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가 그리 만만한 사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의 아내의 과거가 어떻든 그의 장모가 어떤 사기를 쳤든 그가 나가는 길에 별 문제가 안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그를 몰아내고 싶은 이들이든 그를 추종하는 이들이든 X파일 논쟁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그를 길들이거나 스스로 물러나게 만들려는 이들이 던지는 그 속이 너무나 뻔히 보이는 미끼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윤석열이 보여주는 포커페이스는 그가 결코 만만한 인물이 아님을 잘 보여주고 있다. 어차피 노름판인 정치판에서 그도 살 수 있다는 첫 힌트를 보여준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기특한 생각까지 든다. 그도 다 계획이 있구나! 그런 생각 말이다. 암튼 한국의 정치판은 막장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분명히 윤석열은 이재명과 한 판 진검승부를 벌일만한 배짱은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더욱 흥미진진하다. 닳고 닳은 기성 정치인들에게서 나는 '냄새'가 적어도 이들에게는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 두 사람을 강력한 대선 부호로 밀고 있는 것이니 그 냄새나는 세력들은 견제를 할 수밖에 없으리라.


그런데 뉴스를 보니 차기 대선 선호도 1, 2위를 달리는 윤석열과 이재명이 이 사건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하고 여당과 야당은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이 모습에서도 이 X파일이 미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윤석열이나 이재명이 차기 대선을 노리고 있다면 이 상황에서 최대한 정치적 감각을 발휘해야 한다. 자칫하면 두 사람 다 이 미끼를 물고 낙마할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당정치를 오래 해온 전현직 국회의원들은 이러한 정치판 노름에서 달인들, 말하자면 타짜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특히 아직은  정치에 매우 서툰 아마추어에 불과한 윤석열은 이 상황에서 매우 신중하게 처신해야 할 것이다. 이 파일을 여권이 만들었든 야권이 만들었든 하등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미끼를 물고 덤비는 순간 발생한다. 그러면 윤석열은 사주에 나온 대로 자오충의 뜨거운 맛을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뭐 평양감사도 자기가 하 싫음 그만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모든 것은 사실 윤석열 자신에게 달려있다. 이재명도 이 파일이 꽃놀이 패가 될 것이라고 짐작하고 섣불리 덤비면 안 된다. 여의도의 능구렁이들을 기쁘게 할 이유가 하등 없기 때문이다. 기왕 두 사람이 한국의 썩은 정치판을 한 번 뒤집어 볼 요량이라면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다. 특히 윤석열은 반기문과 안철수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매우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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