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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Jun 25. 2021

홍준표의 사주를 다시 잘 들여다본다

대통령 그릇은 절대 아니지만 대선에 나오는 이유는?

다시 돌아온 모래시계의 사나이 홍준표의 사주를 다시 본다.

  

丁乙癸癸

丑亥亥巳  乾命 5大運     


현재 丙辰 대운이다. 화가 용신인 사주에 45살부터 75살까지 화가 들어오니 좋을 수밖에 없는 사주다. 게다가 토를 물고 들어오는 화이고 그다음으로는 목이 들어오니 나쁠 것이 없다. 과다한 수의 기운을 적절히 억압하고 제어하는데 그만이다. 한 마디로 좋은 팔자다. 다만 정편인 혼잡에 수 과다이니 부모복은 당연히 없다. 그래도 을목 아닌가? 정화와 마찬가지로 한겨울에도 절대로 죽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것이 을목이다. 더구나 끈질기기로는 대적할 자가 없는 乙亥 일주다. 그러니 60 중반을 넘겨도 아직 생생하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격국이 한 나라를 이끌만한 수준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乙亥 일주이지만 사주의 격이 다른 것이다. 오랜 정치 생활을 했다면 자신의 격국도 알 것이다. 이미 知天命을 한참 지난 아니 아닌가? 그런데도 홍준표가 치고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로 홍준표는 국민의힘에 재입당하면서 자신을 ‘계모에 의해 쫓겨난 맏아들’이라고 묘사하였다. 그리고 그 계모가 누구인지 분명히 밝혔다. “쫓아낸 사람은 황교안 대표고 또 받아들이지 않았던 분은 김종인 위원장이다.” 다행히 이들은 이제 당내에서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준석과의 관계가 좋고 윤석열의 기세가 X파일로 한풀 꺾인 것을 보니 홍준표에게는 개인적으로 ‘별의 시간’이 되었다고 하겠다. 결국 그는 사실상 무주공산이 된 국민의힘에 돌아와 최대한의 지분을 차지하고자 할 것이다. 어차피 유승민과 김무성도 원외인 상황이니 자신이 적자라고 자처할 만도 하다.     


그러나 홍준표는 자신이 결코 민주당이 말하는 ‘홍나땡’은 아니라고 한다. 윤석열을 견제할 생각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사실 홍준표의 복당으로 윤석열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원래 윤석열이 바라는 것은 국민의힘이 꽃가마로 자신을 모셔가서 모든 외풍을 막아주고 자신의 차려진 밥상에서 수저만 드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준석이 만만치 않게 버티고 당내의 기류도 반기는 분위기만 있지 않은 상황이니 주저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홍준표가 장자의 몫을 요구하고 나서니 윤석열로서는 더욱 난감할 것이다.     


민주당은 경선 연기 논의를 매듭짓고 대선 180일 전에 후보를 선출하기로 정하였다. 그럼 9월에는 여야의 후보가 확정되는 것이니 이제 석 달 정도의 시간만 남았다. 그런데 처음에는 이재명과 윤석열의 양강 구도가 확실해 보였으나 이제는 모른다. 모든 조합이 가능하다. 윤석열은 여차하면 독자노선을 갈 모양이라는 설을 흘린다. 물론 그럴 강심장은 아닌 것 같기는 하다. 대선에는 돈과 조직이 절대적인 요소인데 이제 창당을 하고 사람을 모으기에는 늦었다. 결국 국민의힘에 들어가면서 최대한 지분을 얻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홍준표가 이제 자리를 잡고 대선 후보로 나서는 상황에서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앞에서 말 한 대로 홍준표는 대통령의 그릇이 아니다. 그러나 맏아들로서 교통정리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후보를 선출할 때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도 있다. 원외이기는 하지만 유승민도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고 최재형도 소문이 무성하다. 이제 야당은 승선 정원을 초과한 모습이다. 여당은 어차피 이재명과 이낙연의 양자 대결이 될 것이다. 나머지 후보들은 잔치의 흥을 돋우는 수준에 머물고 말겠고. 그렇다면 이제부터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세간의 흥미를 돋우는 것은 야당의 대선 후보 선출 과정이 될 것이다.      


물론 전체적으로는 윤석열대 나머지 후보의 구도가 형성될 것이다. 그러나 홍준표가 누군가? 보수 정당에서 스스로 아웃사이더를 자처하면서 잔뼈가 굵어온 인물이다. 그리고 타고난 달변으로 정치가로서의 자질도 충분히 갖추었다. 만약 야당 대선 후보 토론회가 몇 차례 진행되고 나면 언어 감각과 능력이 제로에 가까운 윤석열은 홍준표에게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대선 토론은 국감장에서 국회의원들에게 호통이나 치는 수준으로는 감내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주를 보니 홍준표와 윤석열은 일간으로만 보면 乙庚合이 된다. 그러나 化金이 되니 홍준표에게 좋을 리가 없다. 그래서 둘의 관계가 좋다 말게 될 것이다. 한 번 두고 보자.     

아무튼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이제 상황은 윤석열 측이 볼 때에는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단순히 X파일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국민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은 어리석어 보일 수 있지만 그들이 모여 형성한 집단 지성은 천재적인 독재자도 이겨낼 재간이 없다. 인류 역사에서 모든 독재자들은 결국 그 집단 지성에 무너졌다. 대통령은 독단과 고집으로 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대화와 설득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홍준표는 의외의 선전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마침 대운도 절정에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내년은 壬寅년이다. 火 용신을 쓰는 丙辰 대운의 乙亥 일주가 만나기에는 썩 좋은 歲運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무질서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니 사실 결과 예측이 더욱 어렵다. 윤석열과 최재형은 모두 검사와 판사로 경력을 쌓고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과 감사원이라는 법을 수호하는 최고 기관의 장에 오른 인물들이다. 그런데 모두 야당 후보를 자처하고 있다. 과거 같으면 커다란 변고이고 있을 수 없는 행보이다. 그러나 역으로 본다면 현 정부의 불편부당한 인사 제도의 산물이라고 볼 수도 있다. 사실 잘 키워준 주인을 무는 개의 모습 아닌가? 그런 상황이라서 이번 선거는 더욱 흥미롭다. 결국은 이재명, 이낙연, 윤석열, 최재형 다 여권 출신이 아닌가? 그런 상황에서 오히려 홍준표만이 이른바 ‘정통’ 보수 진영의 후보의 진가를 발휘할지 지켜볼 일이다. 자신이 맏아들이라고 말한 것이 허튼소리만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언제나 말하는 대로 한국의 정치판은 막장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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