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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May 22. 2022

이재명은 phoenix가 될 것인가?

민주당이 산화되어야 산다.

6.1 지방선거에서도 어쩔 수 없이 이재명이 다시 초점의 대상이 되었다. 단순히 계양구 보선 후보만이 아니라 민주당의 이른바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이 되어서만이 아니다. 그는 이 선거로 일종의 도박을 하고 있다. 문자 그대로 그는 이 선거에서 all-in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20대 대선에서 0.73%p 차이로 석패한 그를 조선일보를 선봉대로 한 수구 세력이 완전히 짓밟아버리려고 하는 상황에서 별다른 선택은 없어 보이기는 한다. 사실 이재명이 스스로 말한 대로 대부분의 정치가는 패배 이후 공부한다고 외국으로 도망간다. 그러나 이재명은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국내 정치가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없는 매우 이질적인 특성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은 윤석열만이 아니라 민주당과도 싸워야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워 꽃놀이패를 찾은 것이다. 대패할 것이 뻔한 이번 지선에서 희생양으로 삼기에 이재명 만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재명 정도의 인물이 그런 민주당의 뻔한 속셈을 모를 리가 없다. 그럼에도 기꺼이 보선에 나선 것도 모자라 아예 이번 선거 전체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는 이재명이 스스로 말한 그대로이다. “피하면 되긴 하지만 그건 비겁하지 않나. 비겁한 회피보다는 위험한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이번 지선이야 말로 민주당이 아니라 오히려 이런 자세를 지닌 이재명에게 꽃놀이패가 될 수 있다. 그가 승리를 거두면 민주당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게 될 것이고, 패배한다면 창조적 파괴를 위한 민주당의 붕괴를 촉진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현재의 민주당은 이재명에게 이른바 ‘내부의 적’이니 무너져도 이재명에게는 조금의 피해가 없다.  

     

이재명을 미워하고 더 나아가 증오하는 세력도 이 나라에 존재하지만, 이번 지선에서 보여준 그의 행보를 보면서 그의 그릇을 새삼 느낄 수 있다. 조선일보를 위시한 수구 세력이 ‘이재명 완전히 밟아 죽이기’에 나서고 있지만 그는 분명 그의 개인사가 말해주는 대로 잡초와 같다. 밟을수록 더 살아남는 인물인 것이다. 단순히 수구언론이 희화화하느라고 자주 인용하는 ‘개딸’만을 정치 기반으로 삼고 있지 않다. 그는 지금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전체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 이번 지선에 대하여 독박을 써야 한다는 전망에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고 본다.” 나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면서 온 사람이다. 내가 언제부터 부자였다고 몸조심하면서 빠져있겠나. 위험하든 안전하든 필요한 일 하는 거지, 피하지 않겠다.” 이러한 이재명의 태도는 민주당의 ‘비겁한 쥐구멍 찾기’에 대비되어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사실 지방선거의 분위기는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기울고 있다. 0.73%p 차이의 패배를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민주당의 태도에 분노한 국민이 ‘최후의 심판’을 가하는 분위기인 것이다. 개혁에 실패한 것에 대한 반성 없는 것도 모자라 국민의 분노를 직시하는 용기를 내지 않고 적당히 넘어가면서 구태의연한 진영 논리로 자리를 보전하려는 의원들이 넘치는 민주당은 이미 수권정당으로서의 존재 의미와 정당성을 잃었다. 취임 전후로 윤석열이 보여준 좌충우돌의 행보를 보고 속으로 은근히 미소를 지으며 2년도 안 남은 총선에서 다시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나이브한 환상에 빠진 민주당의 앞에 남은 것은 사분오열뿐이다.

      

대선 결과에 대한 여러 설문조사에서 분명하게 나타난 것처럼, 국민은 국민의힘이 예뻐서가 아니라 민주당에 크게 실망해서 윤석열을 밀어준 것이다. 그래서 집권 후 벌써 나타난 윤석열 정권의 여러 부조리한 모습에도 국민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이 좋아서 그를 선택한 것이 아니기에 그가 무슨 짓을 하든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윤석열이 국정에 무심하고 ‘개아빠’가 되는데 더 몰두하고, 김건희가 오드리 헵번 짝퉁 놀이도 모자라 마이클 잭슨의 장갑 놀이를 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다. 앞으로 윤석열이 어떤 ‘기행’을 펼치고 김건희가 어떤 ‘쇼’를 해도 국민은 절대 그들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인기는 그들에 대한 호감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깊은 실망과 분노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만을 믿고 버티기에는 민심이 너무 심각함에도 민주당은 이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어처구니없게도 민주당은 여전히 차기 총선이 아직 2년이나 남았고 그동안 윤석열이 자멸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점쟁이들이 말하는 대로 윤석열이 3년 안에 완전히 몰락해도 민주당은 회생하지 못할 것이다. 윤석열이 무너지면 차라리 홍준표를 선택할 지경에 이른 것이 민심인데 민주당과 친문 세력만 결코 그 사실을 보려고 하지 않고 있다. 그러니 자멸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민주당 몰락의 원인이 단순히 민심이라면 바뀔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권력을 잡은 것은 민심의 변화가 아니라 하늘의 뜻이었다. 그분이 돌아가신 것도 하늘의 뜻이었다. 영계의 눈으로 본다면 문재인 정권은 오로지 노무현 대통령의 원혼의 도움으로 유지된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 운이 다했다. 민주당은 문재인에게만 의존할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2년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자생력을 기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미리 마신 샴페인에 너무 취해버려 post문에 대한 고민을 전혀 안 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이재명이 치고 나오는 것은 어찌 보면 하늘의 뜻이다. 그래서 그가 이번 지선에서 승리하든 패배하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재명은 어차피 phoenix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라리 민주당이 완전히 산화되어야 이재명이 산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 그가 자신 있게 나선 것이다. 그래서 그를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는 있어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지선이 그에게는 꽃놀이 패일뿐이다. 이번 지선에서 잘 지켜볼 대목이다.  어쩐지 이재명에게서 처음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향기가 나는 것 같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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