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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Jun 02. 2022

이재명과 김동연의 브로맨스가 시작되나?

대붕의 뜻을 잡새들은 모르는 법이다.

  <장자> ‘소요유’(逍遙遊) 편에 나오는 붕(鵬)은 원래 물고기다. 그러나 때가 오면 새로 변하고 한번 날아오르면 구만리를 간다는 전설의 새다. 대붕이 한 번 날아오르면 삼천리에 물결을 일으키고 구만리 상공에서 반년이나 머문다. 그런데 숲 속에서 지저귀는 잡새들은 자기들이 날아봐야 몇 미터 못 가서 주저앉아야 한다는 사실을 빗대어 대붕(大鵬)이 그리 멀리 날아가려 한다는 사실을 보고 오히려 비웃는다.

      

그렇다. 지선이 끝나자마자 찌라시 수준의 언론에서 밥 빌어먹고 있는 기레기들과 자칭 전문가들이 나서서 시끄럽게 지저귀고 있다. 이른바 이재명 책임론을 내세우고, 민주당의 분당론에 군불을 때우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이재명과 김동연은 이제 이미 날아오를 준비가 된 인물이다. 잡새들이 아무리 시끄럽게 굴어도 천명을 어길 수는 없는 법이다. 대권을 쥐려는 자는 잡새들이 뭐라고 지저귀든 반응할 필요 없이 때가 오면, 곧 바다가 움직일 때 대붕처럼 큰 날개를 치고 하늘로 올라 땅 위에서 기어 다니다시피 하는 기레기들과 자칭 전문가들을 내려다보며 유유히 남해를 향해 날아가면 된다. 노파심에서 말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남해는 전라남도의 해남이나 경상남도의 남해와 같은 특정 지역이 아니다. 때가 오면 그 ‘남해’가 어딘지 드러나게 될 것이다.  

   

다만 민주당이 완전히 패배하여 바닥을 칠 기회를 두 사람이 막은 것은 무척 아쉽다. 그래서 기레기들이 이재명이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누구도 ‘졌잘싸’라고 말하지 않았는데, 기레기들은 앞 다투어 이 말을 배설하고 있다. 정말로 이 사회가 바로 되는 날은 기레기들이 소멸될 때일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재명과 김동연이 민주당을 망치고 있는 강성 친문 파벌과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 내 주류 세력이 물러날 기회를 막았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그런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이 이른바 '수박'들은 자기들이 살자고 기레기 못지않게 ‘책임론’을 내세우며 미친 듯이 ‘짖어대고’ 있다. 사실 이들은 외인 구단에 속하는 이재명과 김동연이 패배하여 눈엣가시 같은 강력한 차기 대선 주자가 사라지기를 바랐을 것이다. 곧 이재명과 김동연이 동시에 낙선하면 어차피 대패가 예상된 이번 보선의 희생양으로 삼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흉계를 알고도 기꺼이 선거판에 뛰어든 이재명의 판단은 옳았다. 이재명만이 아니라 당내 기반이 이재명보다 더 없는 김동연의 역전승은 이 두 사람의 미래를 암시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은 이제 여당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 내의 적폐 세력 척결에 앞장서게 될 것이다.

     

그런데 그런 기미를 이미 눈치챈 민주당 내의 호남을 중심으로 한 기득권을 누려온 적폐 세력들이 잡새들처럼 지저귀고 있는 것이다. 기선을 제압하고 재선에 성공하리라는 의도이다. 만약 이재명이 당권을 장악하면 수박들이 공천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 수박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 민주당 내의 수박들은 이재명의 대권에 관심이 없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그들은 이재명의 낙선을 학수고대했다. 그저 자기들끼리 공천을 주고받아 호남에서 안전하게 재선만 하면 그만이니 말이다. 그리 쉬운 길이 있는데 뭣 하러 이재명이 대붕처럼 날아올라서 삼천리에 이르는 물결을 일으키며 구만리 하늘을 날아오르는 ‘꼴’을 보겠는가? 숲 속에서 지저귀며 벌레를 잡아먹어도 충분한 일이니 말이다.

      

어차피 호남 출신은 대붕, 곧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전무한 것이 한국 정치판의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니 구만리 하늘을 오르려는 대붕의 뜻을 안다고 해도 자기들의 재선에 도움이 안 된다면 협력을 거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민주당을 이재명과 김동연이 제압할 방법이 무엇인가? 이재명의 머리에는 이미 전략이 담겨 있을 것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없다. 일단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장악하는 것이 첫걸음이 될 것이다. 잡새들은 시끄럽지만 그들의 배를 불릴 벌레만 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잠잠해지는 법이다. 그러니 그 지저귀는 소리가 귀를 때려도 크게 신경을 쓸 일은 아닐 것이다. 사실 민주당 내의 수박들에게는 민주당의 생존과 미래보다는 자신의 재선이 더 큰 관심사일 뿐이다. 자신의 재선에 도움이 안 된다면 언제든 민주당을 떠날 철새들일뿐이다. 그러다가 재선에 도움이 되면 다시 기어들어온다. 그들은 대붕의 웅지는 생각도 못하고 그저 땅 위의 벌레만 잡아먹을 수만 있어도 감지덕지한 잡새들이니 말이다.     


도대체 180여 석을 몰아주어도 아무것도 못하고 권력을 즐기는데 골몰한 주제에 이제 와서 책임론을 들먹이는 자들을 2년 후 총선에서 누가 다시 선출하고 싶을까? 정동영처럼 자기 ‘나와바리’에서 거저먹기로 당선되는 자들 밖에 더 있겠는가?     


민주당의 내홍과 분열은 기레기들이 변죽을 울리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예상이 되는 일이다. 이재명도 이를 모를 리가 없다. 그러나 이재명의 적이 너무 많은 현실에서 혼자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재명과 마찬가지로 외인 구단에 속하는 김동연과의 브로맨스가 절실하다. 일단 내가 즐기는 사주 궁합부터 보자.     


丙庚辛丙

戌子丑申     


시를 다르게 보는 사람이 있지만 관운이 좋은 것을 보아 화를 쓰는 사주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 그렇다면 지난 대운이 화로 흘렀어도 62세부터 들어온 무신 대운은 좋을 리가 없다. 그래서 이번 경기도지사 경선에서도 간발의 차이로, 곧 자신의 팔자가 아닌 천운으로 당선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윤석열과 마찬가지이다. 윤석열은 절대로 그릇이 안 되고 사주팔자도 아닌 자리에 올랐다. 사실 사주팔자로 본다면 이재명이 당선될 운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정 반대로 나타났다. 그것도 0.73%p 차이로 문자 그대로 간신히 이긴 것이다. 이 정도의 결과는 인간의 영역을 떠난 힘에 의한 것이다. 이를 해석하는 길은 천운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하늘의 운행을 어찌 인간이 알겠는가? 그런데도 자칭 도사라는 작자들이 나서서 윤석열의 당선을 예언했다고 큰소리친다. 그 구업을 어찌 갚으려고 그런 짓들을 하는지 모를 일이다. 자기 분수에 맞지 않는 자리에 오르는 자는 반드시 화를 입게 된다. 두고 볼 일이다.     


아무튼 김동연도 사주팔자로는 이미 운이 다했다. 그럼에도 당선이 된 것이다. 그것도 윤석열보다 더 작은 0.14%p 차이다. 이야말로 천운이다. 사실 유승민이 나왔다면 김동연은 필패했을 것이다, 그러나 천운으로 김은혜가 나왔고 김동연이 승리했다. 이는 인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문제는 이재명과 김동연의 궁합이다.     


이재명의 사주는 이미 여러 번 논한 것이니 더 설명할 필요가 없겠다.     


丙乙甲癸

戌酉子卯     


다시 보아도 인동초이다. 자신이 바라고 노력한다면 최고위직에 오를 수밖에 없는 사주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신산스러운 역경이 기다리고 있다.     


김동연은 경자 일주이니 일단 을경합이 된다. 윤석열은 경진 일주로 역시 이재명과 을경합이 되었다. 이재명에게 필요한 것이 병화이니 을경합 금이 된다면 좋을 일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윤석열과 김동연은 일주로 볼 때 신자진 삼합을 이룬다. 일단 삼합은 궁합이 좋다고 한다. 차라리 김동연이 윤석열의 휘하에 들어가 충성을 바쳤으면 편했을 것이다. 그러나 서로에게 최악인 수국을 이루니 원수가 따로 없기도 하다. 게다가 김동연은 정인격, 타고난 학자의 사주이니 전형적인 칼잡이 상관격인 윤석열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재명의 대선 길에서 윤석열을 막아주는 방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김동연은 대선에 나설 그릇이 되지 못하니 말이다.   


그렇다면 김동연은 이재명이 대망을 이루는 데 그저 희생양의 역할에 머물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이미 윤석열과 마찬가지로 대운이 다한 김동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목 기운을 이재명이 넉넉하게 지니고 있으니 생존을 위해서는 이재명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동연이 살기 위해서는 이재명의 지지가 필수적인 것이다.     


결국 이재명은 윤석열을 막을 방패가 있어야 하고 김동연은 생존을 해야 하니 서로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이런 형국에 언론은 이재명을 철저히 막기 위해 김동연을 벌써 차기 대권 주자로 띄우기 시작했다. 가소로운 짓이다. 그들도 이미 김동연은 대선 반열에 오를 인물이 아닌 것을 다 알고 있을 것이니 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실적 칼자루는 이재명이 쥐고 있다. 윤석열의 행보를 보면 그가 천운으로 당선된 것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으니 말이다. 천운으로 나아간 사람은 자신의 의지대로 살 수 없는 법이다. 앞으로 두고 보면 알게 될 일이다.


어찌 되었든 政爭, 문자 그대로 정치적 전쟁이 벌어질 판이다. 흥미가 동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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